광기 그리고 희망

내가 속한 사회나 국가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만드는 것은 지식인의 사명이다. 그런데 그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항상 문제다. 사람들마다 그 올바르다는 것이 다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항상 역사는 비틀비틀거리면서 진행한다. 진보하는 것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한때 신이 인간에게 왜 모두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인간이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닐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면 순식간에 전멸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무조건 비판하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생각이 다르고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경계해야할 일은 우리가 집단적인 광기에 빠지는 것이다. 집단으로 광기에 빠져서 한방향으로 나가면 파멸하기 십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히틀러 치하의 독일이었을 것이다. 천황폐하만세를 부르며 모두 죽어가던 제국주의 일본도 그러했을 것이다.

요즘 조국 사태를 보면서 우리사회도 일종의 광기에 빠져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국을 목숨걸고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에게서 섬짓한 데자뷔를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 86세대가 압도적인 것 같다. 젊은 한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던 세력이기도 하다.

광기는 이성이 작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86세대의 대부분은 공부도 많이했다. 학자가 되거나 언론인이 된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들은 서서히 집단 광기에 빠져드는 것 같다. 공부를 많이한다고 집단 광기의 예외는 아니다. 독일의 나찌에 얼마나 많은 세계적 지성이 동조했는가?

광기에 이르는 첫번째는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 들이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대한 평가의 기준과 자신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달라진다. 대게는 남에게는 한없이 엄격해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진다.

조국사태에서 느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만일 조국과 같은 일이 보수정권에서 발생했더라면 탄핵으로 갔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최순실의 경우와 조국의 경우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두경우를 보면 최순실은 순진하게 했고 조국은 교묘하게 시스템을 더 나쁘게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자녀들 대학진학에 관련된 문제에 불과하다. 최순실이 비선실세였다면 조국은 공개실세였다. 최순실은 적어도 위선은 저지르지 않았다. 조국은 위선을 저질렀다. 솔직하게 개인적 의견을 밝히자면 조국은 최순실보다 더 나쁜 것 같다.

아마 지금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조국과 유사한 일을 보수정권에서 보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난 지금쯤 광화문을 뒤덮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86세대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든듣한 지지세력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꼼짝달싹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가 명약관화함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끝까지 지지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때문인지 알수 없다. 이런 현상을 광기가 아니면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글자를 읽은 사람들이니 조국을 지지한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그들의 주장에서 보편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어떤 주장도 보편성을 상실하면 대중을 속이기 위한 선전선동에 불과하다.

윤석렬을 비판하고 있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난리다. 그런데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않았을 정황도 상당하다. 그런데 그런 증거는 깡그리 무시한다. 윤석렬이 누구인가? 그는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김기춘을 감방에 보낸 사람이다. 현정부 들어서 적폐수사하다가 국정원 직원, 검사, 예비역 장성을 자실하게 만든 사람이다. 그런 윤석렬이 조국을 수사한다고 그를 자한당 패거리로 몰아간다.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다른 것은 전혀 보려하지 않는다. 소위 현재 86세대 지식인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경우든 보편성과 윤리적 정당성을 상실하는 정치세력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극을 초래한다. 86세대들이 왜 그런 태도와 경향을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순한 기득권의식으로 설명하기도 부족하다. 그들에게서 과거 하층부르주아들이 프롤레타리아로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면서 반동적인 세력이 되었던 경우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역사를 도도한 물줄기로 비유하기도 한다. 역사의 흐름에 저항하는 것들은 그냥 휩쓸어 떠 내려 보내버린다. 내 자신이 포함된 86세대들은 역사적 소명을 다한 것 같다. 이번에 일본의 경제침략과 조국사태에서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뒤뚱뒤뚱 거렸던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은 모두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정치가 아니라 단순한 밥벌이 직장인에 불과하다. 지금의 86세대에서 나 아니면 안되라고 하던 박정희의 그림자가 읽힌다. 욕하면서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 다행인 것은 박용진과 금태섭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희망은 조국이 아니라 박용진과 금태섭 같은 사람들에게 걸어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상황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보인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주장하고 나오는 용기는 지도자의 자질이다. 그 정도의 용기와 판단력이라면 국정을 운영할 충분한 자질을 갖추지 않았나 한다. 86세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훨씬 훌륭하다.

86세대들이여 더 이상 추해지기 전에 물러나자. 그대들은 역사적 소명을 마쳤다.

“광기 그리고 희망”의 2개의 생각

  1. 글은 참 잘 쓰신듯 합니다만, 현상을 주마간산식으로 파악한듯하십니다. 상상력도 풍부하신지, 올챙이가 연못바닥에 남겨놓은 흔적을 흑룡이 ㅛㅣㅁ텅을 부린듯 묘사하신걸 보니 상상력도 풍부하신 분인듯합니다. 윤총장의 원모심려는 헤아리지 못하지만 대중의 믿음을 버리진 않으리라 자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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