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문제, 그리고 결정장애

문재인 정권이 앞으로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 갈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무릇 어떤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야하겠다는 계획이 서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당장 눈앞에 닥치는 것만 그때 그때 처리하려고 하면 낭패를 본다. 그것은 정치나 경제 군사 외교 모두 마찬가지같다. 미국은 당장 눈앞의 일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국가다.

군대에서는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지휘관은 지금 당장 현행작전을 수행하면서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작전을 이끌어 갈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에 자신이 요구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의 상황을 관리해 나간다. 그 과정에는 매우 복잡한 분석과 평가의 과정이 소요된다. 고급사령부의 역할 대부분은 현행작전보다 장차작전 수행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미국은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의 개념을 군사뿐만 아니라 국가 전영역에 걸쳐서 적용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새로운 기지를 평택에 건설한 것이나 지금 중국과 패권경쟁을 하는 과정에도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의 개념이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그렇게 하기 위해 매우 분석적이고 계량적인 평가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그런 노력이 오늘의 미국을 만들고 있다. 이런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은 어느 개인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령부의 모든 구성원의 집단지성을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국 문제를 이야기 하다 갑자기 군대 고급사령부의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을 이야기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그림이 전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그때 그때 대충 넘기다 보면 뭔가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합리적이고 타당한가를 검토해야 한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하는 것을 보아서는 국력을 발전시키고 민생을 돌보는 일은 거의 포기한 것 같다. 대외정책은 고사하고 내치가 엉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현재의 문재인 정권이 국가 발전이나 민생의 안정과 같은 당연한 일에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 조국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하나 사법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사법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을 말 그대로 진정한 사법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받아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마도 문대통령이 어마어마한 무리를 하면서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해서 사법개혁을 추진하려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경우를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조국사태를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5공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대통령들은 거의 예외없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었다. 본인이 직접 처벌을 받지 않았으면 자식들이 받았다. 검찰의 비극은 대통령을 처벌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모두 퇴임이후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의 사법개혁을 통해 검찰의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검찰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일은 돈에서 깨끗한 수 밖에 없다. 이제까지 처벌받은 과거의 대통령중에서 그 누구도 돈에서 깨끗하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의 비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안위를 보장 받으려면 돈문제만 깨끗하면 된다.

유감스럽게도 사법개혁은 조국을 임명함으로써 물건너 갔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될수록 사법개혁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정치나 전쟁이나 상대방이 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말로 사법개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국회에서 법이 통과될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민투표에 붙이면 된다.

조국의 지지자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했다고 한다. 광화문에서 집회를 한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가 중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국일가의 범죄를 지지자들의 데모와 시위로 무마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나라도 아니다. 검찰의 수사를 시위와 데모로 막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국민이 지지를 할 것인가 ? 오히려 문대통령의 지지도를 더 떨어 뜨릴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자한당이 집권을 하는 것이다. 최선의 상황은 조국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선의 상황을 추구하다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수가 있다. 그것이 인생 아닌가? 이미 최선의 상황을 추구하려다가 자꾸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과 장차의 상황을 어떻게 연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냉철하게 생각하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냉철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지금 문재인 정권에서는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잘못하다가는 우리나라에 내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생겼다. 대통령은 지금 발생한 모든 혼란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죄는 뇌물받는 죄보다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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