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공생관계와 기회주의를 넘어서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연장이다”라고 레닌이 말했다. 모든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역학관계에서 나온다는 말일 것이다. 안보문제에 대한 글을 주로 쓰려고 했지만 국내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관심도 그쪽을 향하게 된다.

요즘 상황을 보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선순서에 관한 문제다. 검찰개혁보다는 정치개혁이 훨씬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검찰이 어떠한 기준도 없이 자기들 입맛에 따라 아무나 잡아 조지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는 것 같다. 마치 검찰권력이 정치권력 위에서 군림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까지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고 불렸다. 시녀라고 불리던 검찰이 어떻게 갑자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지위를 확보했는가? 이제까지 검찰 개혁은 권력이 원하는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니었나? 문재인 정권 초 2년동안 윤석렬은 자한당으로 부터 권력의 개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적폐수사를 했다.

검찰이 제역할을 하게 하려면 정치가 먼저 똑바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부정과 탈법을 저지르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검찰이 최순실 잡아 족칠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 조국을 잡아 족치는 것도 기분좋다. 나쁜 놈들, 특히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저지르는 비리나 불법 탈법은 추호도 용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다스리겠다는 자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조국 사태는 거의 종말점을 향해 가는 것 같다. 검찰이 조국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하니 조만간 조국도 기소가 되던지 구속이 되던지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내마누라가 했소. 그래서 나는 모르오 !”라고 하는 비겁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미 조국은 문제도 아니다. 생기기는 잘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하는 짓을 보면 조잡하기가 이를데 없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장인의 빨치산 행적이 문제가 되자, 그럼 내가 마누라를 버리란 이야기냐? 라는 말로 전국의 마누라들로부터 엄청 인기를 얻었다. 아마 조국이 “나는 모르오. 모두 마누라가 한 일이오”라고 하는 순간, 전국의 마누라로부터 어마어마한 비난을 받을 것이다. 예비 마누라들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조국은 끝났다. 끝난 것을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조국 이후의 상황이다. 지금부터 어떤 정치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서 하나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면 적대적 공생관계와 기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가 문제가 되자 소위 문빠와 조빠들은 모두 왜 자한당의 잘못은 그냥 두고 우리 조국이만 가지고 들들 볶느냐고 항의했다. 그리고 그 비난의 화살을 자한당으로 돌리려고 했다. 자한당도 이때가 기회라고 하면서 조국을 비난하고 정권을 비난하는데 선봉에 나서자고 했다.

민주당과 자한당은 서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본래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서로를 적대시 하면서 국민을 분열시킴으로써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정치는 국가를 망하게 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한다. 민주당과 자한당 모두 척결의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자한당을 척결하는 것은 쉽다. 민주당을 척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이 현재 집권정당이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은 민주당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선 조국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서 하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번 과정을 통해서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할 정치인들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낙연, 이해찬, 이인영, 이재명, 박원순 등등이 모두 조국을 옹호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들은 진실에 눈을 감았다. 진보정당의 지도자들이 진실에 눈을 감고 패거리 정치를 한다는 것은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의미다. 그런 정치인들은 국가를 좀먹게 만든다.

문빠와 조빠들이 기승을 부리자 정의당의 심상정도 눈치를 보더니 기회주의적 본성을 나타냈다.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진중권이 정의당을 탈당하는 시기가 늦어서 그 진정성이 의심받고는 있지만, 그의 정의당 탈당은 정의당이 더 이상 진보정당으로서의 생명을 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하겠다.

이제까지 한국정치를 앞에서 이끌어 가던 이들이 거의 모리배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준 것이 조국의 가장 큰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조국이후와 조국이전이 달라지지 않으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결국 그런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대중이다. 앞으로 우리를 이끌어갈 정치인들은 진보와 보수를 논하기 전에 먼저 깨끗해야 한다. 특히 돈으로부터 깨끗해야 한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적어도 돈문제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 물론 자식문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에 있어서 청렴은 미덕이 아니고 능력이다. 청렴해야 누구로 부터 압력을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렴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지극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비전을 실현시킬 능력도 필요하다.

조국 이후 한국정치가 그렇게 바뀌었으면 한다. 이런 난리를 치르고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적대적 공생관계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기회주의자들이 한국정치에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조용한 혁명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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