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문제와 미국

미국이 세계패권을 유지하는 비용은 매우 비싸다. 그러나 그렇게 패권을 유지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거두어 들이는 댓가 또한 엄청나다. 미국이 세계패권을 포기하고 고립주의로 갈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패권을 유지하는 비용과 그로 인한 댓가의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동들은 패권유지비용과 그로 인한 댓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 하다.

미국의 문제는 미국이 패권으로 거두어 들이는 이익을 미국내에서 제대로 나누어주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미국이 패권유지의 과실을 미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제대로 나누어 줄수만 있다면 지금처럼 패권유지를 위한 비용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국 트럼트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있지만 그것은 국내에서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그것을 해외로 확대시킨 것에 불과하다. 외국으로 부터 더 많은 몫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정도가 지나치면 패권유지가 위협을 받는다. 지금 미국은 그런 상황이다.

미국의 패권은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를 통해 유지된다.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문화적, 사상적 모든 역량들이 패권유지의 수단으로 이용된다. 그중가장 강력한 것은 경제적 군사적인 역량일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달러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달러의 패권을 유지하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 과거처럼 금본위제도라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미국 달러는 금본위제도가 아니다. 그런 달러가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로 통용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우디가 원유가격을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원유를 사려면 모든 국가들은 달러를 보유해야 했고 그래서 달러가 지금과 같은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중동정세는 미국이 달러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것이다. 사우디가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는 것은 사우디 문제가 아니다. 곧바로 달러의 지위문제와 연결된다. 미국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선언한 것은 그것이 미국의 패권적 지위유지에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동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달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 미국의 에너지 수급때문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세일가스 개발로 원유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전략가들은 미국이 중동의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세일가스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일가스를 중심으로 미국은 자신들과 가까운 영국, 일본, 호주 등등과 폐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중동지역은 중국과 러시아가 장악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지금과 상당하게 달라지게 된다. 러시아가 미국이 시리아를 떠난다고 하고나서 조금씩 조금씩 그 빈자리를 차고 들어오는 이유이다. 러시아는 기름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기름이 부족해서 중동지역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더 이상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세일가스 덕분이다. 그러나 만일 중동지역으로부터 원유수송로를 안전하게 확보하지 않으면 달러의 기축통화유지가 어렵게 된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들어 연합함대를 편성하고자 하는 이유도 달러의 기축통화유지 비용을 원유수입국들에게 분산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투입하는 군사력 운용비용을 줄이는 대신 이를 동맹국의 군사력으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쉽게 이루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패권으로 댓가를 챙기는 국가가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면 더 이상 패권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한국에서 주한비군 주둔비용을 6조원 가량 달라고 하는 요구는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미국의 영향력 축소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장 사우디도 원유를 달러이외의 화폐로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에게 미국은 과거에는 체제의 보호자였다. 그러나 이제는 에너지의 경쟁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일가스는 미국에게 축복일수 있다. 그러나 세계패권유지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중동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은 힘의 공백은 곧바로 메꾸어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리아에서 미국의 철군은 곧바로 러시아의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의 중요성을 조금 낮추는 그 사이로 이란이 치고 들어오고 있다. 예멘과 이란 그 뒤에는 누가 있을까 ?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소동을 겪는 것도 모두 이런 일련의 사건과 관계가 있지 않나 추측해본다.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것으로 미국이 잘 되는 방향으로 나가기보다는 오히려 세계적인 규모에서의 영향력 축소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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