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비정상적인 미국의 태도와 그 의미

미중무역협상이 이상하게 진행되고 있다. 제1단계 무역협상의 결과로 미중이 서로 무역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11월 2일 중국 상무국 대변인이 발표했다.

얼마 있다가 미국 백악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나왔다. 백악관에서 무역 제조업을 담당하는 나바로 국장이 단계적 관세철폐에 반대했고 외부자문위원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미국내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뭐가 뭔지 이해하기 어려운 트윗을 날리고 있다. 관세철폐에 합의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닌것이라는 말이다.

지금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이제까지 미국이 대외정책을 수행하면서 백악관내 국장급이 반대해서 흔들거리는 모습을 본적은 없다. 제1단계 협상안은 트럼프가 승인을 했고, 서명직전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제조업 국장이 대통령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 대통령의 참모가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한 참모와 각료들은 거의 예외없이 바로 사표를 제출하거나 축출되었다. 물론 그렇게 반대한 참모와 각료들은 대부분 장관급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우리로 치면 청와대 수석 비서관 정도되는 참모가 트럼프에게 반기를 들었는데, 트럼프가 피터 나바로를 제압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미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크게 금융자본, 산업자본, 석유자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농업자본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아들 부시는 석유자본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이라크를 침공한 것도 석유의 지배를 위한 것이었다. 금융자본은 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오바마가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것이다.

트럼프는 산업자본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는 산업자본 이외에도 석유자본 그리고 농업자본등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등장이후 국무장관들이 석유회사의 임원들로 채워진 것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한 가장 강력한 세력은 산업자본인데, 그것은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주장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본들의 이익은 서로 대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융자본은 세계화를 선호하고 산업자본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요구한다. 이익을 얻는 분야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 백악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견 충돌은 바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들의 충돌이라고 보면, 상황을 이해하기 쉽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블룸버그가 나섰다. 이제까지 금융자본들은 앞에 사람을 내세우고 그들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블룸버그가 직접 앞에 나섰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미국 금융자본들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까지 미국은 각 부문별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는 현상은 과거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을까 ? 결국 중국의 패권추격을 받으면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들이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결국 패권국가들은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상황으로 간다. 그리고 서서히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패권을 내어주는 경향이 많았다.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장한 것은 다시 국가의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자면 불가피하게 세계의 패권적 지위를 어느정도 내어 놓아야 한다. 지금처럼 유일 패권체제에서 다극적 세계로 변화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미국이 세계패권을 유지하고 산업경쟁력도 그대로 다 유지할 수는 없다. 아마도 그런 것은 전세계가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을 때나 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티격태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미국이 지금 바로 세계패권의 정점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세계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내부 정리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패권국가는 항상 도전을 받는다.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것은 중국뿐만 아니다. 유럽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중국과 유럽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는가에 따라서 전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미 대선까지 1년동안 세계 국제정치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는 미국은 북한핵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응조치도 내놓지 못할 것이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거듭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그때까지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연말까지 시한을 준 것은 다음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변화는 항상 약한 고리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극대화시키는 계기를 북한과 이란이 제공할지도 모른다. 내년 1년은 북한과 이란의 해가 될 수도 있다. 만일 북한이 핵보유를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승인해 버리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유럽이 미국을 배제하고 직접 이란과 협상을 실시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아마도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나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국제체제를 붕괴시켜가 자신들의 입지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과 북한은 기존의 후원-피후원의 관계를 넘어 서로 대등한 전략적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이 북중간 대등한 전략적 동맹관계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침에 커피 한잔을 놓고 이렇게 횡설수설했다. 좀 더 상황을 두고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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