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뭔지 알고나 말하나?

유승준, 아니 스티브 유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것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하는 문제로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인 모양이다. 최종 판결을 대법원에 가서 내려진다고 한다. 그것이 법원까지 가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이라는 매우 버거운 짐이다. 징병이라는 이유로 약 2년 정도 소중한 젊은시절을 희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본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은 시간과 돈을 모두 다 국가에 바쳐야 하는 일이다.

며칠전 민주연구원의 양정철이 모병제를 들고 나왔다. 총선에서 젊은 사람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슬그머니 없어졌다. 이런 현상을 보고 여당의 문화가 걱정이 된다. 여당은 책임을 지는 쪽이다. 야당은 책임을 묻는 쪽이다. 여당의 책임자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여당은 다음 선거에서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실패한다면 그것은 양정철의 책임이 상당할 것이다.

그는 왜 모병제를 주장했을까? 모병제를 주장하기 전에 국민개병제의 차이와 의미를 알아야 한다. 국민개병제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의 상징이다. 부르봉 왕가를 타도한 프랑스에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군이 처들어 왔다. 이들을 막아낼 프랑스 군은 모두 없어졌다. 당시 프랑스 군은 왕의 군대이지 국가의 군대가 아니었다. 프랑스 인민들은 스스로 군대를 만들어 혁명을 진압하러 처들어온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군에게 맞섰다. 당시 프로인센과 오스트리아군은 아주 잘 훈련된 용병이었다. 유럽은 당시 용병의 시대였다.

연전연패하던 프랑스 인민의 군대가 파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발미라는 조그마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가 혁명 프랑스를 지켰다. 이후 프랑스는 인민의 군대를 만들었고 국민개병제가 등장했다. 국민국가에서 국방은 시민적 권리가 된 것이다. 이후 유럽은 모두 국민개병제를 도입했고 징병제를 유지했다.

미국도 징병제를 유지했다. 제2차대전과 베트남전도 징병제로 치루었다. 미국이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꾼 것은 월남전의 경험때문이었다. 월남전은 미군의 패배로 끝났다. 그 이유는 군대가 국가 정치의 도구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징병되어온 병사들은 의미없는 전쟁에서 전투할 의욕을 잃어 버렸다.

베트남 전이후 징병제 대신 모병제로 전환한 것은 미국시민의 요구가 아니라 미군의 요구 때문이었다. 미국은 세계제국이다. 세계제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업다. 과거 영국이나 네델란드는 자신들의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동인도회사나 서인도 회사에서 군대를 운영했다.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회사의 군대를 보유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이후 국민국가의 군대는 모두 국가가 독점적으로 관리한다. 미국은 세계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의미없는 전쟁이 될 수 있는 곳에 보통의 미국민들을 끌어 넣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미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라도 전투를 할 수 있는 군대가 필요했다. 미국은 세계정치의 도구로 군대를 활용하기 위해서 징병제를 버리고 모병제를 도입한 것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아주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나 스웨덴같이 잘사는 나라에서도 굳이 모병제를 하지 않고 징병제를 유지하는 것은 국민국가의 기본이 국방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모병제를 도입한 것은 이제 전쟁의 위협이 없어져서 과거와 같은 규모의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코 사람들이 징병제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병역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다르다. 우리의 존경하는 정치지도자들 중에서 군대에 갔다온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안보를 주장하면서 보수를 자임하는 정치인들에서 군대에서 정상적으로 복무한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그것은 한국의 보수정당이 기회주의자들의 피신처이기 때문이다.

모병제는 군대가기 싫어하는 젊은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다. 차라리 징병제로 군대에 가는 젊은이들에게 봉급을 제대로 지불하는 것이 훨씬 좋은 제도다.

군대에 가서 2년가까이 시간을 국가에 바치는데 거기다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시간과 돈 모두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다. 병장이 약 4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누가 한달에 40만원받고 근무하겠는가?2년간 마치고 나오더라도 퇴직금도 없다. 당연히 최소한 150만원에서 200만원은 주어야 한다. 2년간 병역을 마치고 오면 그 돈으로 대학은 마칠 수 있어야 하고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은 그 돈으로 사회출발을 하도록 국가가 도와주어야 한다. ‘

우리에게 징병제는 마치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의 병역과 비슷한 것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도입하고 있는 징병제는 국민국가의 징병제이지 조선시대의 노예병이 아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디는 인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2년간 의무를 다하면 그에 해당하는 정당한 보상은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근무한다고 치고 최소한 최저임금은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인기를 끌기위해서 도입하고 있는 청년수당이니 뭐니 하는 것 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미국처럼 정예군대를 만들어서 아무데나 가서 전쟁을 벌일 것도 아니니 모병제가 그리 필요하지도 않다.

스티브 유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한국사회의 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최악의 인물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행동은 보수정당의 정치지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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