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처럼 보이는 정상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이 점증하고 있다. 미국은 강압적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주한미대사 해리스는 친미주의자인 이혜훈을 불러서 지겹도록 50억 달러만 요구한 모양이다.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별 말도 없었고 그저 주한미군 주둔비용만 요구했다고 한다. 한미간 협상에서도 미국은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불과 한시간정도만에 우리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겠다고 하면서 협상장에서 떠나 버렸다고 한다.

미국이 이렇게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것은 협상전략인 것 같다. 미대사나 방위비 협상팀이 모두 강력하게 대응한 것은 한국내 의견의 분열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미국이 마치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친미주의자들이 미국의 주장을 수용해서 방위비를 많이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리라.

나경원은 미국이 이렇게 많은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시키겠다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나경원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보다 미국의 지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나경원은 결국 우리 정부가 잘못해서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그 댓가로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에 근접해서 지불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는 논리구조를 만든 것이다.

처음 나경원이 정계에 등장했을때, 그녀를 신선한 사람으로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경원은 처음의 이미지를 잃어 버렸다. 지금 나경원은 ‘나베’라는 한마디로 그 이미지가 집약되는 것 같다. 그녀가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경원은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과 미국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어떤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일본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결국은 그것이 한국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라는 의존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서는 우선순위를 낮춘 것 같다. 어차피 일본이 태도를 변하지 않으면 한국도 지소미아를 연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여야할 것 없이 미국의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지만 이미 내부적인 균열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자한당은 국회의 미국의 방위비 요구 결의안에 참가하지 않았다. 말로는 미국의 방위비 요구에 반대하지만 실제 행동은 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우리 정부의 무릎을 꿇게 하려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동원될지는 잘 알 수 없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국제신용평가기관을 이용한 신용평가 저하, 보복관세 부과 등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이어 미국의 비정상적인 방위비 요구는 우리 국민들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는 것 같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미국과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외교관계의 현실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제관계에서는 이익과 이익이 부딪치고 거기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 협상을 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생각보다는 선린외교를 하면 그저 서로 좋은 상태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마치 사대를 하고 그 처분을 기다리거나 교린을 통해서 주변국과 관계를 맺어나가려고 했던 조선시대의 대외정책의 틀에서 벗어나지못한 것이다. 일본과 잘만 지내면 우리에게 유리해지고, 미국과 잘만 지내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사대교린과 하나도 틀림이없다. 문제는 우리주변에 교린을 할 대상은 없고 모두 사대만 할 국가들 뿐이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외교관계에서는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불편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 당연한 것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어야 국가가 성장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어떤 압력을 가하고 어떤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압력을 견뎌내야 우리가 성장할 수 있고 우리에게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확고한 입장을 지니고 있지 못하면 사안따라 흔들리게 될 뿐이다.

미국이 한국에게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그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싸워서 이길 것인지, 아니면 대충 포기하고 굴종할 것인지.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