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끝날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경제 침략을 해와서 생긴일이므로 일본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정부도 지소미아 종료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논리적이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보고 오랫만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를 하게 되었다. 국가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멀리보고 원칙을 지키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통치철학과 원칙을 바꾸면 결국은 스스로 통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리저리 바뀌는 대통령의 마음을 누가 믿고 따라갈 것인가?

대통령과의 대화이후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마자 곧바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첫째는 자한당 황교안이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하면서 단식을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더민당 박용진의원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특히 박용진은 더민당의 외교안보관련 의원들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 끝난것 같은 이야기가 아직까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정치계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 문제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이익과 입장보다 남의 나라의 이익과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 나보다 크고 힘쎈 나라에 대해서는 무조건 머리를 낮추는 머슴 근성, 나라의 이익보다는 내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소인배적 태도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모두들 황교안의 단식에 대해 뭔가 뜬금없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왜 이시점에 갑자기 단식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단식에 대한 그의 변을 보면 모든 것이 지소미아 연장에 촛점이 모여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분명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그 뒤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뭔가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을 추론해 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추론해 볼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황교안이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한몸을 바침으로써, 미국에게 다음 대선에서 황교안을 지지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내가 친미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함으로써 미국 조야의 후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치에서 미국의 입장은 거의 결정적일 정도로 강력했다. 황교안은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황교안과 자한당이 지소미아 연장을 반대하는 문재인 정권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에 정면으로 맞서는 나라나 정권을 그대로 둔적이 없다. 지소미아 유지는 미국의 핵심적 이익에 속하는 문제다. 한국을 중국을 봉쇄하는 틀안에 집어 넣지 못하면 구멍난 그물이 된다.

황교안과 자한당은 미국이 문재인 정권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이 단식을 결정하기 전에 당연히 자한당 지도부와 협의를 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 것인가를 잘 파악하고 있는 자한당 사람들이 황교안의 단식을 부추기거나 또는 황교안의 단식결정을 지지했을 것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황교안의 단식 결정은 미국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해보이고자 하는 사대적 태도의 산물이거나 미국이 문재인 정권을 그냥두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의 결과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둘 다일 가능성이 있다. 다른 가능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두번째, 더민당의 박용진이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용진은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고 나왔다. 조국문제에 대한 그의 행동과 태도를 보면 당연히 지소미아 종료를 주장했어야 옳다.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용진은 왜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했을까? 그것도 더민당 외교안보관련 국회의원들이 많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더민당 내부에서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민당 내부의 많은 의원들이 앞으로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외세의존적이며 기생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야당은 지소미아 종료를 결사반대하고 있으며 여당내 상당수도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 장관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를 무시하고 개인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지지한다는 말을 했다. 적어도 국방부장관은 대통령의 원칙에 반하는 말을 하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여당인 더민당 내부에서 그 누구도 국방부장관의 이런 일탈적 태도를 질책하지 않았다.

청와대 내 일부 참모들도 이런 상황을 들어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권유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나면 더 이상 갈곳이 없다. 지금은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상황이다. 그럴수록 국민과 원칙을 보고 가야 한다.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나면 하야를 하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고 견디면, 국민이 대통령을 지킨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을 버린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정적인 결심이 필요하다. 지금은 죽어야 살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흔들리면 우리나라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된다.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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