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우선순서를 정하는 것, 양정철의 모병제를 보며


정치와 관련하여 다양한 정의가 있다. 교과서적으로 말하자면 정치는 자원의 불만없는 배분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것을 구성원들이 가장 불만없도록 배분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해야할 일의 우선순서를 정하는 것도 결국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책과 정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책은 우리가 해야할 것을 나열한 것이다. 정치는 그런 정책의 우선순서를 정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말을 하는 것은 현정부와 여당이 정책의 우선순서를 정하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연구소의 양정철이 뜬금없이 ‘모병제’를 들고나온 것은, 그가 대한민국 정치를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교만의 정도를 지나도 한참은 지났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가장 심각한 현안문제는 가지가지 쌓여 있다. 그러나 그는 집권여당의 연구소장으로 중요한 현안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오로지 국민들의 관심을 현안문제로부터 돌리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당연히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에 가있어야 한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정부여당이 인정을 받는 것은 그런 현안문제를 제대로 잘 처리하고 성과를 얻을때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야당의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고 보면 양정철은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책임있는 정치인은 되지 못한다. 그냥 역량을 발휘하는 것보다 뭔가를 던져서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싸구려 정치꾼일 뿐이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당연히 지소미아와 미국의 방위비 분담요구이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관심은 여기에 집중되어 있어야 한다. 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정작 고민해야 할 문제는 외면하고 별로 시급하지 않은 문제는 기를 쓰고 달려든다.

국내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법개혁과 선거법 개혁이었다. 사법개혁은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으로 나눌 수 있다. 원래 사법개혁의 핵심은 법원개혁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이후 사법개혁은 중지되었다. 조국 사태이후 검찰개혁이 주요이슈가 되었다.

사법개혁하나만 해도 제대로 집중하고 해결한 것이 없다. 여전히 법원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보다 멀리 가 있다.

정작 중요한 선거법 개혁은 물건너 가버렸다.

집권해서 2년 반동안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했지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그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항상 주요 현안에서 떨어져 있었다. 당장 그림이 잘나오는 곳,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에만 가 있었다. 어렵고 힘들고 비난받는 곳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소미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미국의 방위비 요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단락

어려운 문제를 앞에서 해결하지 않고 자꾸 뒤에서 숨으려고 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안된다.

미국 대외정책의 전도, 국방과 외교

국가간의 관계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외교이다. 특히 19세기 이래 유럽에서는 외상이 가장 중요한 각료였다. 19세기 유럽사는 외상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국방은 외교를 뒷받침했다. 그런 현상을 보고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책의 연장이다”라고 갈파했다.

클라우제비츠는 나폴레옹 이후 유럽의 정치사를 보면서 각국이 전쟁을 대외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고 그 현상을 분명하게 글로 옮겨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보면 클라우제비츠는 매우 훌륭한 관찰자였던 것 같다.

클라우제비츠 등장 이전에 사람들은 전쟁이 대외정책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외교적 교섭이 중지되고 더 이상 대화로 해결되지않으면 그땐 전쟁을 한다는 것이 유럽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마치 유럽에 존재하던 결투와 같은 것이 전쟁이었다. 전쟁이 정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두번의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럽에서는 다시 클라우제비츠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전쟁이 너무나 큰 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에 전쟁을 정책의 연속으로 정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로 영미권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

베트남전 이후 미국은 전쟁이란 정책의 수단이라는 개념을 다시 도입했다. 그래서 전쟁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최근들어 미국의 대외정책을 보면 군사와 정책의 관계가 전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즉 국무부가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도하고 국방부가 국무부가 결정한 대외정책을 수행하고 지원하는 전통적 개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당시 소련에 봉쇄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던 사람은 조지 케넌이었다. 그는 국무부 외교관이었다. 오랜기간동안 외교업무를 하면서 소련 봉쇄정책의 기초를 제시했다.

언제인지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들어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이 국방부 쪽으로 많이 옮겨간 것 같다.

특히 미중패권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은 국방부가 주도한다고 보아야 할 듯하다. 얼마전 발간된 인도태평양 전략서는 국방부에서 발간했다. 그에 따라 태평양사령부가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미국무부가 퇴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트럼프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트럼프 등장이후 국무부의 브레인들이 많이 나가버렸다고 한다. 결국 국무부에서 인재들이 빠져나가버리고 나니 미중패권경쟁을 위한 전략을 국방부가 주도해서 수립하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 한다.

이번에 방한해 지소미아 연장을 강요하고 있는 스틸웰 차관보도 태평양사령부에 근무한 적 있는 공군준장 출신이다.

국방이 외교부서보다 앞서가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해결 과정이 매우 과격해 진다. 그러면서 충돌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대화로 할 수 있는 것도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지소미아와 한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한 듯한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와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미국은 이미 중국을 대상으로 다영역 작전(MDO Multi Domain Operation)개념을 수립하고 있다. 지소미아와 핵미사일 배치는 그런 작전개념을 수행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유감인 것은 핵무기 등장이후 강대국간 전쟁은 불가능한 상황이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것은 군사적으로 봉쇄하는 방법으로는 매우 제한된다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계속 군사적 방법을 앞세우면 그 무대가 되는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 진다. 압력이 강화되면 될 수록 미국의 지배권과 영향력은 비례해서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어도 미국의 영향력은 군사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민에게 미국은 이상적 민주주의의 담지자로서 자유와 인권의 수호자라는 이미지가 가득하다. 바로 그런 인식때문에 미국은 한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지소미아 같이 일본에 경사된 접근을 한다거나 방위비 인상과 같은 조치로 인해 미국에 대한 한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게 되면, 미국의 대한 영향력도 급속하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과격한 대응과 조치는 주변관계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접근했던 과거 국무부의 접근방식과 너무 차이가 난다.

만일 이런 변화를 미국무부가 주도하고 있다면 미국은 패권유지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것이다.

강력한 한미동맹의 의미

한국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강력한 한미동맹을 주장한다. 특히 미국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한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는 것 같다. 물론,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한미관계 만큼이나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한미동맹주의자들은 우리의 안보가 불안해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미관계가 굳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중앙일보 11월 6일자에 고려대 국제관계대학원장으로 외교부 차관을 역임했던 김성한 교수가 다음과 같은 칼럼을 썼다.

“미중무역분쟁이 전략경쟁의 형태로 비화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한다. 한미일 안보협력태세가 견고하다면 중국이 한국을 회색지대 전략의 대상으로 올리지 못할 것이다”

김성한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한미일 안보협력태세가 견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위의 글을 썼다. 과연 그럴까?

김성한 교수의 글을 좀 더 생각해보자. 먼저 지금의 미중패권 경쟁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중패권을 미중무역분쟁의 확대라고 볼 수 있을까? 미국이 중국과 본격적인 패권경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무역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의 본질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받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약하거나 한미일 관계가 약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옳은 말이다.

한미일이 군사적으로 아무리 긴밀하게 협력을 하더라도 미중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시도하는 중국의 도전을 차단하기 어렵다. 중국은 경제력이 커지면서 군사력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한미관계를 강화한다하더라도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 대신 응징할 수 있는 대상에 불과하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이 한국을 위협하더라도 함부로 나서기 어렵다. 한국을 보호하려다가 잘못해서 중국과 직접 싸울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미국이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이 대응하더라도 중국의 한국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기도 하다.

냉전당시에 우리는 소련 봉쇄의 최첨단기지였다. 그래도 우리는 소련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아무런 경제관계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대외교역의 약 60%이상이 중국 및 화교들이다. 한미일이 안보태세를 강화해서 중국을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 한중간 경제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1990년대 이전의 사고 방식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중국을 봉쇄하는데 참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와 지위 그리고 입장이 아니다. 미국과도 잘 지내고 중국과도 적이 되면 안된다. 한미동맹주의자들은 우리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미국의 첨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전의 포스트에서 일본이 예상과 달리 지소미아 연장에 다소 유보적인 이유중의 하나도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인지 모른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일본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무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국과 적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때 김성한 교수의 주장처럼 한미일의 확고한 안보태세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차단하고 막아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아마도 1990년 전 냉전시대였으면 가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미동맹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강력한 한미관계 혹은 한미일 관계가 무엇을 의미할까 ?

통상 강력한 한미동맹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잘 들어주는 것이 강력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주장과 요구를 잘 들어준다고 강력한 동맹이 형성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은 우리정부에게 지소미아 폐기 결정을 번복하고 6조원의 주한미군 주둔비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이 요구하는 것처럼 지소미아 폐기결정을 번복하고 6조원의 주둔비를 지불하며, 추가적으로 사드를 배치하면 한미동맹관계가 강력해질까?

강력한 한미동맹관계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가 ?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다들어 줄때인가? 아니면 전작권 전환을 포기하고 군사주권을 미군에게 맡기는 것을 의미하는가? 강력한 한미동맹관계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가만히 들어보면 한국이 미국의 한개 주로 편입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동맹이라는 분명한 선이 있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보호해주면 한국은 미국의 입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소위 국제정치학자들이 말하는 후원과 피후원의 모델이다.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확고하게 지원해야 한다. 정상적인 후원-피후원의 관계라면 한국은 미국으로 부터 안보를 제공받고 일정부분 우리의 주권적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감수한다.

여기서 확고한 안보를 빌미로 주둔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후원자의 바람직한 행동에 들어가지 않는다. 한국에게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면, 교과서적인 의미에서, 미국은 한국에 개입할 수 있는 후원자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 맞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안보위협은 한미동맹의 출발점이던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수준을 넘고 있다. 지금의 안보위협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미중간 패권경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지금처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한미동맹관계를 유지하려면 한국의 기여보다 당연히 미국의 기여가 더 많아야 한다. 즉 미국은 미중패권경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많은 기여를 하고 한국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인 측면에서 김성한 교수는 확고한 한미관계를 한국이 아닌 미국에 요구해야 옳은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더 이상 한국전쟁 당시의 헐벗고 못하는 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대 국가의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관계를 가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한국은 지금의 상황에 맞는 주장을 해야 한다. 서양은 계약의 사회 아닌가?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명확하게 주장하고 받아낼것은 받아내야 한다. 물론 공평한 협상을 했으면 그것을 지켜야 한다.

강력한 한미관계는 그런 공평한 협상을 통해 상호 최대의 이해관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자식이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 처럼 미국을 모시는 것이 강력한 한미동맹을 의미하지 않는다.

김성한 교수는 한미일을 이야기 했다. 한미는 상기한 관계지만 한미가 한미일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또다른 요인들이 작동한다. 역사의 유산이다. 한미관계에서 한미일관계로 넓혀가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복잡한 역사적 유산을 그냥 현재의 이해관계로 덮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일관계는 그리 단순하게 접근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주류 지식인들이나 외교관들이 생각하는 한미동맹이 우리 안보를 보장하는 지고의 가치라는 주장은, 지금의 안보상황에서 볼 때 허구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지소미아에 대한 태도 유감, 그리고 지소미아 유효기간 설정하자

미국이 지소미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유례없이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지소미아의 종료와 관련해 한국, 미국, 일본이 태도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미국은 일본에게는 별 말이 없고 한국에게만 지소마아를 폐기하지 말라고 한다. 한국정부가 지소미아 폐기를 결정하게된 이유는 일본의 경제침략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게 지소미아 폐기를 요구하려면 당연히 그 원인인 일본의 경제침략 중지와 관련한 해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에게는 아무말하지 못하고 한국에게만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고 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한국정부의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은 거의 구걸하다시피 저자세로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했다. 구걸하는 것 같다. 더 이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수상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다. 정상적인 회담도 아니고 복도에서 억지로 아베를 만나 회담을 한 형국이다.

일본은 11월 중에 한국과 정상회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이 한국과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할 리가 없다. 그것은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이 창피를 무릅쓰고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이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일본은 한국과의 군사비밀보호협정 유지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일본이 이렇게 뜨뜨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소미아가 일본의 안전보장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 있어도 지소미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으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먼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지소미아가 한일 양자간 협정의 성격을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이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중앙일보 11월 4일자 신문을 보면 ‘조셉 영 주일미국임시대리대사도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국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며 미국은 협정을 유지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 정부내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대해 동맹관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일정보호보협정의 파기를 한미동맹관계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미국이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을 넘는 이야기다. 한일간 다투는 문제가 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가 ? 그것은 거두절미하고 미국과 일본은 한편이자 한몸이나 마찬가지인데 한국이 그것도 모르고 일본에게 대들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결국 미국은 한국이 일본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것은 미국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당사자인 일본보다 지소미아 폐기 유보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일본이 지소미아 유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는 지소미아가 일본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침략 조치를 취소할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런 태도는 지소미아는 미국에게 중요한 것이지 일본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지소미아를 유지시키려면 미국이 알아서 해라 우리는 모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본의 입장에서지소미아는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같이 묶으려거 했던 것이니, 문제는 미국보고 해결하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미국이 일본대신 지소미아를 유지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기 어렵다.

미국무부 내퍼 부차관보는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한미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로 부터 겪고 있는 위협의 본질은 한미동맹이다.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방위에 대한 분명한 공약과 이행이 필요한 것이다.

내퍼 부차관보의 말을 정리해보면 일본으로 하여금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의 보호와 지원을 받아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것이 바로 을사보호조약의 상황과 뭐가 다른가?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 결정자들이 한반도 문제를 다루려면 기본적으로 역사공부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일본까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미일과 중러의 힘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 아무리 어려워도 살인자나 강도에게 도움을 청하면 안된다.

이낙연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무슨 이유로 일본에 그렇게 저자세로 나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인 것은 다 이유와 배경이 존재한다. 미국으로 무슨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수상에게 저자세를 하는 것도 미국으로부터 무슨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미국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우리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무조건 모르는 척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정권 실세들이 무슨 약점이 잡히거나 협박을 당하지 않았으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없다.

우리정부가 안보정책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는 것은 스스로 자청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가장 큰 잘못은 일본과 북한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한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했다. 사드배치 이후 중국이 항의를 하니 우리 정부는 한미일이 군사동맹을 맺어서 중국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우리의 주권적 결정에 속하는 문제다 그것을 중국과 덜컹 약속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면 어떻게 하나?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한미일 군사동맹 요구에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국과 중국사이에 스스로 만든 딜렘마에 빠진 것이다.

만일 우리정부가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하면 당연히 중국이 한국정부는 자신들과 약속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한다고 항의하고 보복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얻는 것도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움에 봉착하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소미아 문제의 경우 종료결정의 이유였던 일본의 경제침략 취소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국제적으로 비웃음을 사게된다. 물론 국내정치적으로도 치명타를 받게 된다.

현정부가 경제침략취소를 얻어내지 못하고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취소하게 되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잘못을 하게 된다.

죽으려고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 법이다. 정부가 목숨을 걸고 원칙을 지키면 살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죽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다. 만일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번복해야 한다면,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지금의 지소미아를 폐기하고 다시 새로운 지소미아를 체결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지소미아는 기한설정이 없다. 일방의 종료통보가 없으면 그 효력이 계속된다. 급변하는 안보상황에서 효력기간이 무한정인 군사협정을 맺는 것은 생가해볼 여지가 많다.

지소미아 유효기간을 1년이나 2년으로 설정하고 매년 다시 체결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정부가 안보상황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를 재정리할 수 있다. 국제관계에서는 무엇이 유리한가를 끊임없이 따져야 한다. 비록 한미관계로 인해 쉽지 않다 하더라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노영민 실장의 조국 인사실패 인정과 ‘더민당’의 20% 교체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상이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조국 인사가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공식적으로 청와대가 인정한 첫번째 언급이다. 아직까지 당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 쇄신이니 뭐니 하지만 잘못한 것에 대한 인정이 당차원에서 없었다는 것이다.

노영민 실장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에 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노영민 실장은 구데타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의중에 없는 이야기를 하면 그것은 망한 나라나 마찬가지다. 비서는 원래 밖으로 나서서 말을 하면 안된다. 공개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대통령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영민 실장이 조국 인사가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이야기인 것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조국인사가 실패했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해야 한다. 당연히 청와대 주요 참모들은 교체를 해야한다.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을 막지 못한 참모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제대로된 참모였다면 사표를 던지면서 대통령의 조국 임명을 막았어야 했다.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조국과 비슷한 도덕적 수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대통령도 망치고 나라도 망친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청와대 주요 참모들에 대한 쇄신작업을 해야 한다.

늦었지만 잘못된 인사를 했다고 해놓고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차라리 말않고 있는 것보다 못하다. 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강행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대통령의 입장도 아주 좋았을 것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이나 미국과의 방위비 전쟁도 국민의 의지를 결집해서 잘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장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소미아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선처를 요청하는 자존심없는 태도, 이낙연의 굴욕외교 이 모든 것도 조국을 임명하지 않았으면 안했어도 되는 일이다.

박근혜 정권의 위안부 무슨 화해 재단이란 것을 해체하더니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대책은 박근혜 정부와 똑 같은 수준으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징용피해자에 대해서는 ‘근혜문재인’ 정권이라고 비난을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되었다.

각설하고 더민당의 행태는 실망에 실망을 더하게 만든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더불어 민주당을 ‘더민주’ 혹은 ‘민주’당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제 더불어 민주당은 ‘민주’라는 당명에 어울리지 않는 정당이 되고 말았다.

‘민주’라는 용어속에 함축되어 있는 윤리적, 철학적, 경제적, 정치적 가치와 의미는 더불어 민주당에서 전혀 현실에 작동하지 못했다. 당연히 ‘민주’라는 말을 쓸 이유가 없다. 그래서 자유와 전혀 관련없고 한국과 전혀 무관한 자유한국당을 자한당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전혀 더불어 가려는 의지도 없고 민주적 가치도 지킬 의지가 없는 더불어 민주당을 ‘더민당’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더민당’은 청와대가 조국인사를 실패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다. 그들은 다음 총선을 위해 하위 20% 컷오프 하겠다는 계획을 내어 놓았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의 중진들 중에서 이종걸과 설훈은 갑자기 문재인정권에 대한 충성경쟁에 들어갔다. 그들은 조국 대전 당시 전면에 나서지 않다가 하위 20% 컷오프 한다고 하니 느지막하게 조국옹호에 나섰던 것이다.

이종걸과 설훈 등 중진이 갑자기 초선들이나 할 말을 하고 나선 이유는 조국대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자신들의 입장이 의정활동 평가에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슬픈 것은 대통령이 조국 인사를 실패했다고 했으니 이종걸과 설훈등의 운명은 풍전등화가 되고 말았다. 스스로를 구하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자신을 옭아매는 동아줄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위 20%의 대상은 이번 조국대전에 전면에 나서서 조국을 옹호했던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당연히 이번에 국회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던 더민당의 지도부가 다 포함되어야 한다. 여당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임명할 수 있었을까? 당연히 못한다.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더민당과 문재인 정권의 문제는 도데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3공화국과 5공화국의 그 독재체제에서도 정치권은 끊임없이 책임을 졌다. 솔직하게 말해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정치인으로서의 태도는 군사독재당시의 여당과 정권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박정희에게 반대하던 여당대표가 중정에 붙들려가서 수염을 뽑힌적도 있다고 할 정도다. 전두환 시대에는 장인을 구속시키라고 대들던 구데타의 실세도 있었다. 박정희와 전두환 시대에는 정권실세중에 대통령하고 맞장뜨는 사람도 있었다. 박정희가 마지막을 비운을 맞게 된 것은 목숨걸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을 보면서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그리고 차지철이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더민당이 20% 컷오프를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약 30%정도를 물갈이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임은정 검사 같은 사람들이 영입의 첫번째 순서가 될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사실상 중진들과 비문세력을 몰아내고 친문세력으로 더민당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된다. 그 의심이 근거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옳은 것인지는 올해한에 결정이 될 것이다.

왜 사람들은 뻔하게 보이는 일들을 예측하지 못할까? 그것도 우리사회에서 제일 공부잘하고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말이다. 그런 의문을 제기했더니 가까운 사람이 다음과 같이 해설해 주었다. 아무리 똑똑해도 조그만 이익을 탐하게 되면 눈이 멀어 버린다고 말이다.

비상식적 상황을 상식으로 둘러대는 사람을 정치적으로 능력있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런 사람은 모리배다. 더민당은 이번에 그런 모리배를 몰아내고 정상적인 훌륭한 사람들을 좀 영입해서 민주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나 저나 청와대 비서실장이 조국인사를 실패했다고 했는데 법원은 조국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과 전화기 압수수색영장은 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이 스스로 조국인사를 실패했다고 자인했는데 서초동과 국회가서 소란피우는 것은 도데체 뭔가?

아마 이문제로 정권이 바뀌면 특검이 들어서서 여기에 개입한 사람 샅샅히 잡아낼 것이다. 만일 빨리 압수수색영장을 내주고 사건을 정리하지 않으면 검찰은 조국 잡아 들이려고 그 주변에 있는 사건을 더 폭넓게 수사하게 될 것이다. 괜스리 조국하나로 끝날 수 있는 것을 더민주 청와대 참모들 모두 잡아넣게 될지도 모른다.

대외안보문제를 살피다가 국내정치를 들여다 보면 절망감을 느낀다. 그래서 횡설수설 말이 길었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북한 ICBM에 대한 언급의 저의

정의용 안보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 북한이 ICBM을 이동발사대에서 발사할 능력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군출신인 김유근 안보실 제1차장도 정의용 안보실장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뉴스를 보고 어안이 벙벙하다. 이미 한미정보당국은 북한의 ICBM이 이동발사대에 장착되어 있으며, 이동발사대(TELL)에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은 매우 신뢰할 만한 평가다. 오랫동안 전문가들이 추적한다. 한미정보당국의 결론은 군사작전의 직접적인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이 한미정보당국의 검증된 평가와 상반된 주장을 하려면 그에 마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한미정보당국이 기존의 평가를 뒤짚을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든지 하는 상황이 아니면, 청와대에서 한미정보당국의 결론을 부정하는 이야기는 뭔가 이상하다.

아직까지 한미정보당국이 기존의 평가를 변경했다는 이야기도 없는 상황에서 청의대 정의용 안보실장이 그런 주장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정치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정치적인 이유라고 해도 납득할만한 배경을 추론하기 어렵다.

정치적인 배경이라고 했을 때 우리가 통상 추론할 수 있는 영역은 국내정치, 남북관계, 미국과의 관계등이다.

국내정치적으로 청와대 안보책임자가 기존의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을때 문제제기와 비난의 대상이 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면 국내정치는 아니다.

그럼 남북관계를 위해서인가 ?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청와대가 정보당국의 판단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오히려 북한은 자신들의 핵능력을 과시하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평가절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럼 북미관계때문인가? 북한의 핵능력이 심각하다고 했을때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다. 재선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북한이 핵능력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의용 안보실장의 북한 ICBM에 대한 평가절하 발언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의미밖에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른 방법으로 정의용 안보실장의 발언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찾지 못하겠다. 청와대 안보실장이 그런 발언을 했다면 적어도 미국으로 부터 강력하게 요구받았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그런 요구를 받았더라도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그렇게 막하면 되는가?

김유근 안보실 제1차장은 군출신이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민간인 출신이라 그럴 수 있다고 하자. 그러나 고위 군장성 출신인 김유근 안보실 제1차장도 그런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자 스탈린은 소련군 총참모부에 자신에게 군사문제를 브리핑해 줄수 있는 장군을 추천하라고 요구했다. 그때 그 장군의 자격요건은 매일 군사상황을 보고하는 장군의 보고내용에 격분해서 권총을 꺼내 그의 머리를 겨누고 있을때도 틀린 보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군인이 정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군에서 허위보고를 가장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다.

뭔가 이상한 북한의 분석과 행동

최근들어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이전에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최근들어 북한의 전략가들이 하는 행동이 뭔가 이상하다.

첫번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의문과 초대형방사포 실험이다. 북한은 문대통령 모친상에 조의문을 보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던 북한이었다.

한국정부가 외세의존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월드컵 축구 예선대회도 유례없는 방식으로 치루었다. 북한이 한국 국민들에 대한 인식을 고려했으면 민간교류와 한국정부에 대한 비난은 구분했을 것이다. 북한의 그런 행동은 한국국민들에게 북한이 예측할 수 없으며 규범을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만 강화시킬 뿐이다.

조의문과 방사포 실험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에 대한 조문을 했으면 적어도 상중에는 초대형 방사포 실험같은 것은 하는 법이 아니다. 그런 실험을 할 것같으면 조문을 보낼 필요도 없는 법이다. 북한의 그런 행동은 한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내세우던 정의당도 북한의 이런 행동에 비난을 했다. 북한의 행동이 모친상을 당한 사람에게 할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결을 하더라도 지켜야할 선은 있는 법이다.

아마도 북한은 문대통령에 대한 조의문과 초대형방사포 실험은 각각 다르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조문은 남한에 대한 것이고 초대형방사포 실험은 미국을 지향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남한에 대한 예의는 갖추었으니 그것으로 됐고, 미국에 대해서는 압박을 계속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한국민이 북한의 행동에 분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런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것은 북한의 전략가 그룹들의 판단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 할 말없다. 그럴 것 같으면 조의문도 보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서초동의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을 지지하고 광화문에서 조국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집회는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한국사회의 분위기나 변화를 매우 면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을 간혹보면 그 분석내용에 혀를 내두를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북한의 한국에 대한 분석에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인다.

한국사회를 조금만 들여다 보면 기존의 진보 보수 정치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국사건이후 민주당내에서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비록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집권한지 절반도 안되어서 여당에 지금같은 동요가 생긴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조국사태에도 불구하고 자한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지 않다. 과거에는 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정상적인 분석가라면 무조건 서초동을 지지하고 광화문을 비난하는 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하지는 않는다. 그럼 왜 이런 합리적인 분석과정이 북한내부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쉽게 생각하기에는 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이용해서 자한당이 총선에서 세력을 확대해 나가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 정치의 변화과정을 조금만 면밀하게 보았다면 그런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한당은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역량과 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그야말로 민주적인 정당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의 정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오히려 자한당 보다 더 낮은 수준인 듯하다. 이름만 민주당이다. 게다가 지난 총선부터 국민들은 제3세력을 수면위에 떠 올렸다. 비록 이번 국회에서 제3세력으로 등장한 정당들이 강력한 역할을 하지는 못했지만 국회를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바꿔온 것은 사실이다.

총선이 앞으로 6개월 남은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정치의 역동성을 이렇게 단순하게 읽고 있다면 앞으로 북한의 대한국정책도 성공하기 어렵다. 북한이 한국정치를 양당정치의 극단적인 싸움으로 몰아가고 싶어서 서초동과 광화문의 이분법적 접근을 한지 모른다. 그러나 언제 북한이 단 한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선택과 결정을 바꿔본적이 있는가?

가장 현명한 분석과 전략은 한국국민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할 것인가를 잘 전망하고 그에 맞추어가는 것이다. 최근의 몇몇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보면서 북한의 분석가와 전략가들의 날카로움이 과거 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지소미아 연장, 일에도 순서가 있다.

미국이 우리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 차관보는 거의 협박 비슷한 말을 한다. 국무부의 스틸웰 차관보와 미합참의장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모두 한일군사정보호보호협정의 파기를 막기위해서다.

정작 일본은 한일군사정보보호 협정을 다시 살리는 문제와 관련하여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같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국은 우리정부가 지소미아를 파기한 이유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닥치고 지소미아를 복원하라고만 요구하라고 하는 것 같다. 미국이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소미아를 파기하게된 것은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하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전에도 밝혔다시피 문재인 정부가 일본문제를 이용해서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일본문제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이나 모두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아무리 옳다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김대중 전대통령 말씀에 동의한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가 다르다. 한국은 명분이 목숨보다 소중하다. 일본은 명분보다 능력과 힘에 의해 정의가 좌우된다. 한국은 문의 나라라면 일본은 무의 나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진정 일본을 이기려면 논리적으로 따지고 근거를 쌓아가는 것에서 머물지 말고 힘으로 압도해서 일본을 넘어 서야 한다. 일본은 논리와 명분에 굴복하기 보다 자신보다 힘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머리를 숙인다. 반면 우리는 웬만해서는 힘의 우위에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정부는 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하면서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중지하면 지소미아 파기를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침략한 이유로 안보문제를 제기했다. 우리에게 안보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도 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국가와 어떻게 군사비밀을 서로 교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미국은 우리정부에게 지소미아 파기 선언 취소를 강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일에도 순서가 있다. 미국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파기를 강권하기 전에 먼저 일본이 조치한 경제전쟁을 중단시켜야 한다.

미국이 한미간 군사비밀보호협정의 유지에 이렇게 나서는 것을 보면 그 지소미아라는 것이 단순하게 한일간의 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지소미아 유지를 이야기 했지만 왜 그렇게 미국에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 미국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면 단순하게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보교환의 정도를 넘는 것 같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고 있는 것 처럼 한미일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동맹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한미동맹의 범주를 넘는다.

일본이 미적지근하게 나오는 이유도 알 것같다. 일본은 굳이 군사동맹의 성격까지 더해서 중국에게 대응하고 싶어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소미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지소미아 파기를 하지 않기로 정리한 것 같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없이 지소미아를 연장하면 ,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위안부 협상을 강행한 것과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국의 압력에 의해 지소미아 폐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는 그들이 그동안 그렇게 비난하던 친일정부나 별 차이가 없다.

미국이 일본의 경제침략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한국정부만 일방적으로 닥달하게 되면 한국국민들이 미국을 보는 눈들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은 이점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단의 대학생들이 방위비 문제로 대사관저를 침입했다. 그런 행동을 일부 과격분자들의 극단적 행동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저변의 바닥, 감정의 바다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다들 조심 좀하고 살자. 미국이나 일본이나 우리 정부나 그런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나저나 지소미아 연장을 하고말고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가 사실상의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어 중국에 대항하는 것에 국민들의 입장부터 정리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일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