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의 ‘퍼펙트 스톰’과 조태용의 ‘주한미군 철수 현실화’에 대해

우연인지 비슷한 논조의 칼럼이 조선과 동아에 같은 시기에 실렸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제목으로 북미간 핵협상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조선일보에 실었다. 주간동아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으로 지소미아 체결을 주도했던 조태용과의 인터뷰 ‘주한미군 철수, 현실화 될 수 있다’를 게재했다.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두 사람의 칼럼과 인터뷰가 비슷한 성격의 신문과 주간지에 실린 것을 우연이라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이런 식의 움직임은 한국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종의 계획이 아니면 어렵다. 소위 미국은 상대국 국민들의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한다. 그것을 ‘strategic communication’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전략적 소통’정도가 되겠다. 소통이란 서로 의견이 왔다갔다하는 것이지만, 미국이 생각하는 ‘전략적 소통’이란 일방적인 전달이자 강요라는 측면에서 일반의 소통과는 차이가 있다.

두사람의 기사를 보면서 곧바로 미국이 소위 말하는 ‘strategic communication’에 돌입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빅터차는 한때 주한미대사로도 언급되었던 사람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트럼프가 거부했다. 해리스는 빅터차 대신 임명된 사람이다. 아마 해리스의 주한미대사 임명에는 일본 정부의 영향력도 적지 아니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빅터차는 이번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북미핵협상에서 북한에게 유리하게 타결될 것이고 그 와중에 주한미군도 철수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칼럼을 썼다. 그의 칼럼 분위기를 지배하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으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빅터차가 예상하는 것처럼 연말 그리고 내년초까지 북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미국의 결심을 재촉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동력을 이미 상실했다. 북한도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빅터차는 한국민들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면서 알아서 주한미군주둔비를 내 놓으라고 하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종의 협박과 위협을 조금 우아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조태용은 보다 직접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미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내에는 한미관계의 메카니즘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고 그래서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해 있으며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태용은 현정부가 한미관계의 메카니즘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과연 박근혜정부의 외교라인들은 한미관계의 메카니즘을 잘 알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들이 한미관계의 메카니즘을 잘 알았다면 박근혜도 그렇게 속절없이 탄핵당하는 국면으로 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사드배치를 허용하고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은 모두 당시에 미국의 힘을 어떻게든 빌려보려고 했던 것 아니었나? 과연 그렇게 되었던가?

조선과 동아가 이런 기사를 게재하는 것은 아마도 주한미군 주둔비를 미국이 요구하는 만큼 지불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일 것이다.

빅터차와 조태용은 주한미군 철수를 빌미로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 것일 뿐이다.

지금 이상황에서 진정 한국을 위해서라면 어떤 내용의 칼럼이 조선과 동아에 게재되어야 할 것인가? 당연히 정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사가 게재되어야 한다. 그런데 조선과 동아는 미국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조선과 동아가 비난을 받는 이유이다.

지소미아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미협상력은 약화되어 버리고 말았다. 미국은 하나씩 하나씩 우리에게 양보를 강요할 것이다. 어느지점에서 미국의 강요하는 방식을 끊어 버리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시달리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핵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는 상황까지 오게 될 것이다.

지소미아 연기결정은 그 출발점이었다. 지소미아 연기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이 우리에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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