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서 전쟁을 하려고 하는 듯 하다.

이란은 제국주의시대에 러시아와 영국의 영향력이 서로 부딪치는 지역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영국과 러시아는 서로 동맹을 체결한다. 이름하여 영러 협상이다. 영러 협상으로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3국협상이 완성된다. 제1차 세계대전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3국협상과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왕국 그리고 이탈리아의 3국동맹의 쟁패였다. 이탈리아는 전쟁에 참가하지 않고 빠져 버렸다.

영국과 러시아가 협상을 체결할 때 합의한 부분이 페르시아에서 상호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페르시아의 북부지역은 러시아 남부지역은 영국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중간지역은 중립으로 남겨두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에도 페르시아는 소련과 영국을 대신한 미국의 영향력이 서로 충돌하는 지역이었다. 이란이 제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것은 호메이니의 종교혁명 때부터였다. 이란은 북한과 비슷한 길을 갔다. 미국에서 벗어났지만 소련의 지원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대신 철저하게 자력갱생의 길을 걸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를 만들었다. 미사일을 만들었고 핵을 개발하려고 했다.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대량살상무기인 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무기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란입장은 미국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려 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란은 제국주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면서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란은 무슨 나쁜짓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제국주의적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란인들에게 미국은 19세기 영국제국주의를 대신한 또 다른 제국주의에 불과할 뿐이다.

미국이 이란을 대상으로 전쟁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세계지배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 바로 이란과 북한이다. 북한을 대상으로는 전쟁을 하기 어렵다. 중국을 무시하고 북한에 전쟁을 일으키기 어렵지만, 무엇보다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핵을 가지고 있는 국가에 전쟁을 거는 것은 자멸행위다.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략가의 첫째 원칙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끌려가지 말라는 것이다. 상황을 이끌고 가야지 상황에 이끌려 가서는 안된다. 베트남전에서 미국은 상황을 이끌고 가지 못하고 이끌려갔다.

미국이 손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상대가 이란이다. 이란은 아직 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미국이 이란을 손보려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이란이 중동지역의 패권을 장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중동지역, 그리고 이슬람 세계는 구심점을 상실했다. 이슬람세계가 시아와 순니로 나뉘어져 있지만,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이란을 손보려고 하는 이유는 중국과의 관계도 일정부분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이란석유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 예외조치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조치라기 보다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란이 미국의 이런 조치에 대항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나온 것은, 이란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하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의 원유를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의 원유수출로를 확보해야 한다.

최근 이란내부에서 여러가지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요사태는 대부분 강대국들의 정보기관의 공작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얼마전에 이라크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 아마도 이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공작일 확률이 높다. 최근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는 미국의 정보기관이 배후에 있을 확률이 높다. 이란 정부는 이런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해 버렸다. 강경한 진압을 한 것은 물론 이라크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때 중동지역에서 들불처럼 번졌던 오렌지 혁명도 가만 보면 정보기관의 공작과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중동의 정부들이 이를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위초기에 즉각 강경하게 진압해 버린 것이다. 강경진압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전에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는 미국이 이란에서 결정적 행동을 하기위한 여건조성활동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이란에서의 시위를 결정적 행동을 위한 여건조성의 일환으로 수행했다면 이는 성공하지 못했다. 외부에서 공격하기 위해서는 내부를 흔들어야 하는데, 이란의 내부는 아직 견고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은 곧바로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러시아와 중국도 미국의 군사행동을 아무말없이 그냥 두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미국이 만일 이란에서 군사행동을 한다면 이는 국제정치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마치 이라크 전때처럼 미국이 이란군을 초기에 쉽게 패배시키기도 어려울 수도 있다. 만일 미국 항모가 타격을 받아 침몰하거나 손상을 입으면 미국의 군사적 능력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원래 전쟁은 이겨 놓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란과의 전쟁은 전쟁을 해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전략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이란과 전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전쟁을 한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이제까지 미국은 약 10년정도를 터울로 전쟁을 했다. 미국은 전쟁을 해야 하는 국가다. 전쟁을 통해 그동안 쌓아 두었던 각종 무기와 탄약을 소모할 수 있다. 그래야 다시 군수산업도 돌아간다. 만일 이번에도 이란과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돌아가는 메카니즘 중 하나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게 된다.

미국이 전쟁을 하지 않고 세계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아닌지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방법을 창조적으로 찾아나가지 못하면 미국의 패권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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