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그 이면

12월 16일자 연합뉴스에 지난 3년간 상장사가 자사주를 20조 8천억을 소각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 중에 삼성전자는 2017-18년 2년간 무려 18조 6천 770억원어치의 자사주 소각을 했다. 한국 전체기업 자사주 소각의 90%가까운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시가총액이 338조 4,867억원이다. 약 2년만에 전체 시가총액의 5.5%가량을 소각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원래 자사주 소각은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주주들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해서 주식가격을 올려줄 필요가 있을까? 주식전문가가 아니니 삼성전자가 2년동안 자사주 5.5%를 소각했으니 아마도 주식가격은 적어도 5.5%정도 이상은 올라갔을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 정도되는 기업이라면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아도 주식가격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돈을 벌었으니 당연히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배당을 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3.66% 정도니 매우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2017-18년에 그렇게 많은 자사주 소각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만일 내가 삼성전자의 경영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18조 7천억 정도라면 어마어마하다. 삼성전자가 삼성전자 기술개발에 투자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그돈으로 하청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그 돈으로 불화수소가스처럼 삼성전자에 필수적인 업체들의 주식을 사서 안정적인 수입처를 확보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할일이 참 많았을 것 같다.

17-18년이라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과 연관되어서 재판을 받고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다. 천문학적 금액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수감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이런 이상한 자사주 매입과 이재용의 당시 상황과 모종의 연관성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주장을 할만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삼성이 이재용의 지배권을 위해서 외국인 주주들에게 유리한 자사주 소각을 했다고 하는 것 같다. 당시 외국인들이 비싼 값에 주식을 팔고 나중에 값이 떨어졌을 때 주식을 샀다면, 결국 자사주 소각은 외국인들을 위한 이벤트였다는 추측이 옳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삼성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보게했는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삼성의 자사주 소각은 아주 나쁜 행동이라고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주식시장을 잘 아는 사람은 그 내용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장하준 켐브리지대 교수가 한 말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크기 때문에 국민연금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사서 국민기업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삼성전자의 규모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문제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삼성전자가 18조 7천억이란 돈을 자사주 소각이 아니라 하청업체들에게 제대로 가격을 지불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었으면 그야 말로 경제의 낙수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이란 방법은 낙수효과가 거의 없는 조치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그냥 기업이 아니다. 당연히 국가경제와 국민들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삼성전자같은 기업이 사회적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제대로 가지지 않으면 기업을 만들고 발전시켜서 국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겠다는 우리나라 보수적 가치는 그 취지를 상실한다. 보수적 가치는 이기심을 마음껏 향유하는 방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국민경제에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왜 끊임없는 비난을 받는지 스스로 되돌아 보아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기업이 되면 생존하기 어렵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