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세, 사람이 살아가는 태도에 관해

세상은 항상 복잡하고 무질서한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무질서와 혼돈이 세상의 본질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혼란과 혼돈 그리고 무질서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사는 그런 것들로 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원칙을 정의하고 이를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역사를 이루는 문화적 삶의 출발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오랫동안 인간들이 만들고자 한 원칙은 투쟁의 산물이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반드시 지켜야하고 보호해야할 원칙이라는 것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도 그가 이런 입장에 서든지 저런 입장에 서든지 상관없이 존중받아온 원칙도 있었다.

도둑질하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라와 같은 원칙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둑질과 거짓말도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나쁘게도 그리고 좋은 것으로도 평가될 수 있다. 의적 홍길동과 로빈 훋의 도적질은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 어렵다. 거짓말에도 white lie 라는 것이 있다. 더큰 선을 위한 거짓말도 있는 법이다. 

그럼 도대체 인간의 삶에서 시대와 상황을 초월하는 원칙이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진중권이 유시민과 김어준을 비난하면서 거짓말하면서 선동을 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정말 중요한 지적이고 옳은 말이다. 그러나 진중권이 그렇게 이야기 해도 소위 말하는 대깨문들은 진중권보다 유시민 그리고 김어준의 말을 여전히 신뢰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유시민과 김어준이 선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즐겨 선동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말을 듣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거짓과 선동이 판치는 이유는 유시민과 김어준과 같은 사람들이 선동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선동과 거짓을 욕망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대깨문이니 하는 말로 그들의 행동과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뭔가 부족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상은 매우 특이하다. 이해하고 설명하기 어렵다. 수천년간 내려온 인간의 합리적인 이성과 사고 그리고 가치체계가 유시민과 김어준 식의 선동 앞에서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시대를 초월하고 사상을 넘어선 삶의 태도에 대한 기준도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 확립한 원칙은 우리의 감정적인 부분에 남아 있다. 즉 비열하고 얍삽하고 저열하며 야비한 인간은 나쁜 인간이라는 인식이다. 전쟁과 혁명으로 수없이 많은 인간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그 어떤 도덕도 무의미해 질 때 조차도 비열하고 야비하며 얍삽한 인간은 비난을 받았다.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가 비열하지 않고 야비하지 않으면 그럭 저럭 용서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아무리 작은 잘못을 해도 그가 근본적으로 비열하거나 야비하면 가중 처벌을 했다.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그 어떤 범죄나 잘못보다는 야비하고 비열하고 비겁한 삶의 자세와 태도가 더 큰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조국과 문재인이 가장 심각하게 질타받아야 하는 것은 잘못한 사실보다, 잘못에 대한 태도다. 조국이 저지른 일는 매우 야비하고 비열했다. 법의 지배가 지금처럼 철저한 사회가 아니었다면 그는 저잣거리에서 린치를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문재인은 조국이 저지른 잘못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 조국이 보여준 비열한 삶의 태도를 옹호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지식인들은 진영논리에 갖혀 비열하고 야비한 삶의 자세를 질타하지도 못하는 처지다. 지식인들이 그토록 기본적인 사회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본연의 일인 공부하고 가르키는 것보다 어떻게 줄을 대서 정치권에 진출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시대의 우병우가 비난을 받고 질타를 받은 것은 그가 저지른 범죄보다는 그가 보여준 얄미운 삶의 방식 때문이었다. 조국의 경우는 우병우보다 훨씬 더 얄밉고 야비하고 저열하다. 조국의 어떤 잘못도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많은 국민들이 조국을 우병우보다 더 야비하고 얄미운 법꾸라지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그가 한 일이나 그가 저지른 잘못보다 그가 지니고 있는 삶의 태도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진보나 보수를 초월해서 사람의 가치는 그가 어떤 자세와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정치처럼 남앞에 나서고 싶은 사람은 항상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반성해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최근에 자한당과 더민당에서 인재라고 등용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상당수가 삶의 자세와 태도가 평균적 수준에서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특히 외국에서 30대에 여성총리가 나오고 40대에 대통령이 나오니 우리나라도 그런 트랜드에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내세우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이보다 그가 어떤 삶의 자세와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이 정한 원칙을 준수하고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잘못되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 앞으로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그런 사람들을 정치인으로 영입해야 한다.

국민들도 어떤 사람을 지도자로 내세울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 한때 지나가는 유행열병처럼 들떠서 부족한 사람을 지도자로 내세우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 적어도 김영삼과 김대중 이후 우리는 지도자를 무슨 인기투표 하듯이 뽑았다. 인기도 중요하지만 인기를 지도자의 자질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가 얼마나 원칙을 잘 지키는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고 지키기위해서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국민의 역할이다. 바람부는 대로 선동에 휩싸여 아무나 뽑아 놓고 잘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국민의 역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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