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미국패권 종말의 서막

세계패권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패권을 확보함으로써 얻는 이득은 많다. 그러나 그런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패권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패권은 세계기축통화로서의 달러, 막강한 군사력에 의해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은 패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 규모의 금융시스템도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폴 케네디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에서 군사비를 많이 쓰기 때문에 강대국이 무너진다는 주장을 했다. 폴 케네디 교수가 생각한 강대국은 패권국가였다. 폴 케네디교수는 주로 군사비를 생각했지만, 오늘날 미국이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은 기축통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군사력도 결국은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이 기축통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러를 받고 원유를 수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 댓가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안위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홍콩에서 학생 시민들이 중국에 반대해 민주화 시위가 한참 일어나고 있을 때, 민주화란 국민국가의 틀안에서 가치를 지니는 것이지 국제사회에서는 무의미하다는 취지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상의 가치로 생각했다면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제적 왕정을 민주정으로 바꾸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미국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수단이지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라크를 민주화시킨다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서로 전쟁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한다. 전쟁은 체제를 막론하고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때 발생한다. 전쟁은 당사국들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전체주의국가인지를 막론하고 이익이 결정적으로 충돌하고 이를 외교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래서 전쟁은 항상 외교의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란은 신정체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매우 민주주의적인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대통령과 내각은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다. 물론 신정체제로서의 구조도 있다. 신정과 민주주의의 기묘한 동거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대표적으로 가장 민주주의적인 국가중 하나다.

미국의 패권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동의 석유수송을 보장하는 것이다. 석유수송을 보장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호르무즈해협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 없다. 결국 그것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의 채산성이 높아지면서 중동을 버려도 미국은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피터 자이한 이라는 사람이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라는 책을 썼다. 미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우스운 이야기다. 어떻게 미국인이 자신들이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잘 모를 수 있을까 ? 이 책이 미국 지식인들에게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미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줄여나가면 그 공백은 중국과 러시아, 유럽, 한국과 일본이 메운다.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달러로 원유를 받을 수 없다. 아마도 위안화나 유로화가 결재통화가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면 전세계에서 달러는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럼 미국은 세계패권을 상실한다. 만일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만족하게 살겠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리고 미국의 세계금융자본의 통제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올 때 피터 자이한과 같은 생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은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패권유지를 위해 들어가고 있는 비용을 줄이고자 한다. 미중패권경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막대한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요구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지금과 같이 어마어마한 비용의 군사비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서는 미국의 내적 발전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트럼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와 같은 대응이 현명할 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그런 영향력의 축소로 인한 세계적 영향력의 상실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최근에 트럼프가 북핵문제와 이란 문제로 혼란을 겪는 것을 설명할 이유는 이것 빼고 달리 없을 것 같다. 결국 미국내 정책적 혼선이 국제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중동지역에서 어마어마한 권위의 손상을 초래할 것이다. 아마 가장 쇼크를 받은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이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이란과 유화적인 관계를 맺고자 할 지도 모른다. 중동지역에 광범위하게 펼쳐저 있는 반미세력들은 이번 사태로 힘을 얻을 것이다.

미국이 이란에 경제제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유엔차원의 제재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 이미 북핵문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게다가 이란과 중국은 서로 특수관계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참가할 수 없다.

게다가 이란의 대응수단도 강력하다. 만일 미국이 독자적인 제재를 한다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버릴 수도 있다. 상호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가면 누가 더 피해를 볼까?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다. 말이 경제제재이지 실제적인 제재는 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면 당분간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 이 틈을 타서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당연히 북한은 마음대로 핵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들이 언급한것 처럼 태평양에 수소폭탄 실험을 할 지도 모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을 지원할 것이고 미국은 또 전쟁의 수렁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의 잘못된 행동으로 두가지 옵션을 앞에 놓고 있다. 급격한 헤게모니의 상실과 천천히 완만한 헤게모니의 상실이다. 급격한 헤게모니의 상실보다 완만한 상실이 훨씬 용이하다. 운이 좋으면 그런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성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완만한 헤게모니의 약화를 견디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간 문제가 생겼을 때 제일 좋은 것은 서로 감정을 내려놓고 타협을 하는 것이다. 열받는다고 송사로 가면 둘 다 망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외교적으로 적당하게 타협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지 못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강요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이후 수없이 많은 전쟁을 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군사적으로 정리한 경우는 한번도 없다. 물론 아메리카 대륙의 소규모 작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은 분단으로 끝났다. 월남에서는 패망했고, 아프간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라크도 오히려 문제만 더 크게 만들었다. 세계최고 최대의 군사력으로 중동의 한나라도 제대로 완벽하게 제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중동과 아랍권은 미국의 권위가 손상된 지금의 상황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서서히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 지도 모른다.

대통령 인사권 ? 공화주의의 붕괴

문제를 보는 시각은 다 다르다. 다양한 시각은 불완전한 인간들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한 신의 선물이다. 이번 청와대와 추미애의 검찰인사를 어떻게 보는지 모두들 평가와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대통령이 지니고 있는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주장부터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쿠데타라는 평가까지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각각의 주장들은 모두 진실의 일면을 담고 있다. 완전한 악과 완전한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려운 것은 우리가 선택하는 모든 것들이 모두 선과 악, 그리고 진실과 거짓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자한당을 참아야 하는 것은 민주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공화적 가치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아주 자주 전제주의적 경향을 띤다. 인간이란 존재가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으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전제주의적 발상이다. 대통령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 정권을 담당하는 사람이 독재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재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공화주의에 의해서 견제될 수 있다. 검사 인사를 법무부 장관이 인사안을 만들어 검찰총장과 협의를 하고 이를 청와대에 제청하고 여기서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전제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인사는 그런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법에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행사했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 아니고 헌법에 정해진 우리의 공화적 가치를 무시한 것이다. 로마시대에 시저는 인민의 지지를 받아 황제가 되고자 했다. 그의 양아들(실제는 사생아 친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부르투스는 공화정을 위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

민주주의는 공화주의와 나란히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는 비교적 그 배경이 분명한 것 같다. 당연히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개입과 유재수 문제 때문일 것이다. 조국 수사는 모두 끝났기 때문에 조국 때문에 문재인과 추미애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추미애는 5선의 국회의원이다. 자신의 조치가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분명하게 잘 알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런 말도 안되는 사법방해를 한 것은 당연히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송철호를 울산시장 민주당 후보로 단독공천한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유재수 건과 울산시장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스스로 공개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행위는 그 자체로서 탄핵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대통령이지 왕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법에 의해서 지배받는 대통령을 뽑았지 법위에서 군림하는 왕을 선출하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 상당기간 검찰을 수사를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수사검사 모두가 교체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새로 교체된 검사들이 와서 자료 살펴보고 하다 보면 수사는 동력을 상실하고 총선이 끝날 것이다. 그리고 유야무야 이번 사건은 묻혀질 것이다. 문재인과 추미애는 바로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리라.

문재인과 추미애에게는 다행스럽게 자한당을 위시한 야당은 아무런 조치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문재인과 추미애 그리고 친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시간의 문제이지 이번 사건은 반드시 다시 수면위로 올라 올 것이다.

다음 대선에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꿈깨시라. 지금처럼 정치하면 민주당에서 대통령 나오기도 어려울 뿐더러 나오더라도 지금의 쿠데타적 행동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수사는 다시 진행될 것이고 문재인과 추미애는 그때 처벌을 받을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후 들어선 노무현 정권이 대북송금문제로 동교동계를 모두 숙청하고 권력을 장악한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가능하도록 한 불쏘시개가 호남이라는 점이다. 이번 정권을 호남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남사람들은 자신들이 문재인 정권에게 이용당하는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권은 일부 몇명의 호남 부역자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호남의 지지를 호소한다. 정신없는 호남사람들은 그런 부역자들의 선동에 즐겨 따라간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 생전 외치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붕괴시키는 일등공신이 호남인 셈이다.

이제 호남은 민주주의의 성지가 아니라 전제주의의 조력자가 되었다. 호남은 그 입으로 더 이상 진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

대통령 신년사에 실망하다.

마치 뒷북치는 것 같았다. 대통령이 남북협력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말을 듣고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여건이 좋을 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다시 남북협력 카드를 빼들었다. 대통령의 남북협력 멧세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가장 진정성 있는 마스크를 가진 대통령이 가장 진정성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누구나 좋은 정책을 주장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을 주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책을 추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재인 정권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만일 그것이 무능의 소치가 아니라면 교활함의 결과다.

애시당초 북미회담이 시작된 것은 한국의 중재역할 때문이 아니었다. 트럼프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고서라도 북핵문제를 당시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북미회담이 가능했을 뿐이다. 북한이 남한과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던 것도 북미회담을 추진하면서 최소한으로 남북문제를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이 열세인 재래식 군비통제문제도 추진하고 남한으로 부터 경제적 지원도 받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과 우호적인 관계는 북미회담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2018년도 남북간 밀월관계는 북한과 미국의 상황변화의 산물일 뿐이었다.

남북관계를 추진해나가려면 많은 반대를 무릅써야 한다. 우선 국내 수구세력들의 무조건적 반대를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와의 협조도 해야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것을 견디고 나가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지난 2년동안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낮뜨거운 욕설을 하는 것도 이유없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남북협력을 고민하기 보다는 남북관계를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선전도구로 이용하려고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들러리라고 느꼈고 문재인 정권이 실제로 현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남한과 거의 모든 관계를 단절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구상을 밝히자 마자 해리스 한미대사는 남북관계 추진은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문재인 정권이 해리스 미국대사가 이야기한 협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두고보면 현정권을 절대로 미국의 주장을 넘어설 수 없다. 넘어설 의지와 능력 모두 없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주권국가인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사사건건 승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보면 마치 일제강점기의 일본 총독같다.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권이다. 얼마나 정권이 우습게 보였으면 일개 미국대사가 대통령 신년사 그 다음날 저런 이야기를 하겠나?

해리스 대사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은 현정권이 미국에게 뭔가 크게 꼬투리를 잡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소미아 연장문제, 방위비 분담금 문제, 중동에 파병문제등 현정권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거의 예외없이 수용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언급은 국내 지지자들을 위한 국내 정치용 프로파간다에 불과할 뿐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말은 북한의 조소만 살 뿐이다.정말 걱정되는 것은 이렇게 뻔한 결말과 반응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그대로 이루어지리라는 성서적 계시를 기대하기 때문인가 ? 그것은 조물주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변여건과 상관없이 내생각만을 내뱉는 자폐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 무능함인가? 교활함인가 ? 아니면 자포자기인가 ?

호르무즈 파병문제, 접근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호르무즈에 파병키로 한 정부의 입장이 곤란해진모양이다. 청와대에서 NSC를 긴급하게 개최했다는데 별 내용이 없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안보실의 책임자들의 무능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우리 정부는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겠다고 이미 사전에 동의를 한 것 같다. 그 결정은 이미 오래전 일본의 경제침략 문제로 한일관계가 복잡해질 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의 안보라인들은 한일문제에 미국이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약속했을 것이다. 기억해보면 미국이 그런 말도 끄내지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그런 약속을 한 것 같다.

그 당시 호르무즈로 해군함정을 보내는 것은 새로운 의미의 파병이므로 국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의 국회 파병동의안을 확대해석해서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호르무즈로 해군함정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해군함정을 호르무즈로 보내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중동상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며 우리가 어떤 피해를 당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하원에서도 트럼프가 이란과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항상 미국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일본도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있다.

정부가 파병하겠다고 했던 때와 상황이 완전하게 달라졌다. 상황이 바뀌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문제를 정부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것은 외교적 카드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및 정부 안보부처는 그런 판단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 초래하게된 담당 책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호르무즈 파병은 전쟁 혹은 준전쟁지역에 보내는 행위다. 따라서 정부가 기존의 국회동의안 해석을 확대한 것도 원천무효다. 당연히 전쟁 혹은 준전쟁 상황에 군함을 보낼 때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회가 이번 파병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정부는 그런 능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다시 번복하기도 매우 어려운 상태일 것이다.

파병해서 작전을 하는 방법과 형식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연합함대의 일원으로 우리 군함을 보내라고 한다. 그러나 만일 미국과 이란이 전쟁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우리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이란과 교전당사국이 된다.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점에서는 일본의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군함을 파견하되 독자적인 작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마도 일본은 이미 지금과 같은 상황을 충분하게 예측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일본과 해상수송로의 안전에 관해서는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동에서 동북아까지 연결되는 해상 수송로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과 같은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한일 연합함대를 편성해서 독자적으로 작전하되 미군과 협조관계를 유지하면 될 것이다. 이번기회에 해상수송로 보호와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해군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역내에서는 서로 반목하기도 하지만 눈을 넓게 뜨면 서로 협조할 부분은 많다. 반목할 부분은 줄여 나가고 협조할 부분은 넓혀 나가는 것이 양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비슷한 지정학적 여건에 처해 있으면서 서로 갈등만 할 경우 서로 손해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질것은 따지되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일이 호르무즈 지역에서 공동입장을 취하면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기가 훨씬 용이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정부 당국자도 잘 생각하길 바란다. 다툴 때 다투더라도 힘을 합할 때는 힘을 합해야 한다.

안보정책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국회의 개입을 피곤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국회를 개입시켜야 우리에게 손해가 없다. 국회가 제동을 거는 것을 대외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도 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정부 안보팀들의 무능 때문이다.

미국의 이란 솔레이마니 제거가 실책인 이유

미국의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어제 올린 글에서 이라크를 공식방문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미국이 살해했다는 것은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행동은 이란이 앞으로 세계 어디서든지 미국의 주요인사를 살해할 수 있도록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는 것도 언급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지금처럼 공개적으로 내가 했노라고 알리는 것이 아니고 비밀공작의 형식을 빌려야 했다. 솔레이마니는 후세인이나 빈 라덴과 같은 경우가 아니다. 후세인과 빈 라덴은 미국이 공식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솔레이마니의 경우는 미국이 자신이 살해했다고 밝힐 경우 뒤따르는 문제가 더 많다. 그래서 통상 이런 경우는 비밀공작을 한다. 순니계열의 IS를 사주한다거나 또 다른 정적을 내세우는 것이다. 아니면 이들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해서 미국이 직접 살해했다는 것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경우는 미국이 제거했다고 공개해서 이익을 볼 것이 별로 없다. 아마 앞으로 당분간 미국의 주요인사들은 미국 땅을 떠나 마음대로 다니기가 어려워질 지 모른다. 미국은 왜 비밀공작의 영역을 공개하는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을까? 아마도 올해 미국 대선을 의식해서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와 대이란정책은 트럼프의 중동정책이 매우 비상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세계문제보다 미국의 문제 해결을 우선시 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그래서 해외주둔 미군의 비용을 절감하고 전비를 줄이고자했다. 그래서 아프간에서의 철군도 추진하고 중동에서도 군대를 줄이고자 했다.

그러자면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해 이란과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란은 시아파로 순니의 극단세력인 IS와 대척점에 있다. 중동에서 미군의 부담을 줄이려면 이란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집권하자 마자 이란과의 핵합의를 깼다. 유엔안보리5개국+독일과 이란의 핵합의는 핵없는 세계를 추구해오던 오바마 행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런 것은 트럼프는 단번에 파기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방위비를 아낀다고 중동지역 미군을 감축했다. 중동지역에서 군대를 줄이는 문제로 매티스 전국방장관과 갈등을 빚고 결국 사임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이다.

지금 미국의 중동정책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왜 트럼프는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여러가지가 가능할 것이다.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미국 석유자본의 요구이다. 미국 석유자본의 중동시장 장악이라든지, 혹은 중동의 석유 수송에 혼선을 초래하도록 하여 세계를 궁지에 몰아 넣되, 자신들은 세일석유로 문제없이 번영을 구가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해서 고의로 혼란을 유도할 수도 있다.

세번째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는 유일한 국가인 이란을 제거하기 위한 유대자본의 흉계를 들 수 있다.

넷째, 10여년 마다 주기적으로 전쟁을 해야 돌아가는 미국 군산복합체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을 부추긴 것과 같이 여러가지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어떤 이유든 간에 현재 미국의 행동은 미국자신의 국제정치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현재 행동은 미국 일반의 이익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패권유지에 정확하게 반대되는 경로를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세상일은 원래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로 그동안 앙숙이던 시아파와 순니파가 손을 잡게 만들지도 모른다. 벌써 이라크 의회는 미군철수를 요구하는 의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천년 넘도록 앙숙이던 시아와 순니가 서로 손을 잡는 계기를 미국이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라크전과 같이 이란을 공격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란은 이라크와 지리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보낼 수 있는 기지확보자체가 어렵다. 지상군이 투입되지 않으면 공중타격과 같은 방식이 될 것인데 그것만으로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일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어떤 방식으로든지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은 고립무원의 이라크와 같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란은 이런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이 중국 러시아와 연합훈련까지 실시했다.

실제 미국이 군사공격을 언급하지만 실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설사 실행한다하더라도 요망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이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방식의 대응보다는 좀 더 은밀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의 이슬람 세력과 연계해서 미국을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해서 미국이 직접 대응하기 어렵게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혼란이 야기되는 이유는 미국의 중동지역에 대한 정책목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추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이란의 핵무장 속도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려우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니 제대로된 전략이 수립될리 없다. 내가 왜 미국 걱정을 해주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이란 솔레이마니 살해를 보면서 이라크를 생각하다.

새해 벽두부터 독감으로 고생을 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지 않아서다. 독감예방주사 맞는 시기를 놓쳐 버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독감에 걸렸다. 이제야 겨우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내가 아파도 세상은 돌아간다. 비몽사몽간에도 세상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북한은 예상한대로 미국과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에 방문한 이란 군사령관을 드론 폭격으로 살해했다. 한반도와 중동지역이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군사령관을 이라크에서 살해한 것은 국가의 주권이 무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공식방문한 이란 군사령관을 이라크 땅에서 살해한 것에 대한 책임문제다. 정상적이라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이라크 정부의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라크 정부는 미국에게 자국의 주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지금 이라크에는 그런 합리적인 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라크 자체가 사분오열되어 있어서 말로만 국가지 정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이란 중요인사를 제거했으니, 이란도 이라크에서 미국의 주요인사를 제거하려 할 것이다. 결국은 최소한 지켜야 할 룰을 어겼으며 이는 미국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되어버린지도 모르겠다.

이라크 전쟁이후 이란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가 사라져 버렸다. 이라크를 통합했던 후세인은 팔레비축출이후 신정체제로 돌아선 이란의 확산을 저지했던 방패막이었다. 이라크 후세인이 독재자로 낙인이 찍힌 것은 쿠웨이트 침공문제였다. 이라크의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은 유전문제 때문이었다. 쿠웨이트에서 채굴하는 유전의 상당부분이 이라크 지하에 있었다. 이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있어났다. 당시 후세인은 주이라크 미국대사에게 쿠웨이트를 군사적으로 점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의 동의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불분명한 입장을 표명했으며, 후세인은 이를 동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쿠웨이트를 공격했다. 그 이후 미국주도로 사막의 폭풍작전이 전개되었다.

사막의 폭풍작전(91년 1월)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미국은 쿠웨이트를 해방시키고 이라크 남부지역에 대한 통제를 확보했다. 아직까지 당시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다고 동의를 구했을때 왜 미국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 당시까지 이라크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친미국가였다는 것이다.

그 이후 아들 부시가 들어서면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벌어졌다. 이라크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 미국에서는 석유에너지 장악이 중요한 아젠다중의 하나였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 자체내에서도 텍사스에 기반을 둔 석유자본들이 중동의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했다는 분석이 꽤 많았다. 물론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표면적인 이유는 대량살상무기 보유혐의였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미국 CIA의 정보분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IA와 국방부 정보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어차피 CIA와 국방부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의 명분을 위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려고 한다고 꾸며댔을 뿐이다.

제1차 및 제2차 이라크 전쟁이 텍사스에 기반을 둔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는 어렵다. 두번의 이라크 전쟁을 통해 미국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이라크는 시아와 순니가 기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곳이었다. 그 정점에 후세인이 있었다.

91년 걸프전의 여파로 알 카에다가 창궐했고 2003년 이라크 전쟁의 후과로 ISIS가 창궐했다. 지금 중동은 누가 들어가더라도 질서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사우디아아비아와 특수관계이다. 달러는 오일가격에 페깅이 되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을 달러로 결제하는 댓가로 사우디왕가는 미국의 보호를 받기로 했다. 문제는 미국에 적대적인 알카에다와 ISIS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순니계열이라는 것이다.

이라크 전을 위해 미국은 어마어마한 전비를 투하했다. 조사를 해보아야 겠지만 지금 미국의 재정적자는 대부분 이때에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클린턴은 적어도 미국이 다시 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재정균형은 맞추어 놓았다. 끊임없는 이라크 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는 눈덩이 처럼 늘어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된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미국이 냉전 종식이후 유일한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지속하기 어렵게 된 것은 바로 두번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때문일 지도 모른다. 국력을 전쟁에 투입하다보니 미국내 사회문제는 뒷전이 되어 버렸던 것이다.

미국의 힘이 서서히 빠지고 있는 것은 중국의 상승때문이라기 보다 미국 스스로 정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만일 당시 미국이 이라크와 쿠웨이트간 유전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면, 지금 쯤 미국은 중동의 완벽한 균형자라는 위치를 장악했을 것이다.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용하여 이란을 견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시리아도 점차 미국의 영향력에 조금씩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현재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가 평화롭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미국이 대외정책을 수행하면서 외교보다는 군사력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 정책의 또다른 수단이라고 통찰했다.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전쟁을 정책의 수단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클라우제비츠적 전쟁관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화와 타협보다 군사적인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문제를 대화와 타엽이 아닌 군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도 그런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것이다. 작용은 반작용을 부른다. 미국이 솔레이마니 이라크 군사령관을 살해한 것은 반작용을 부를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를 승인한 것은 그가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또한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이라크 전에서 대량살상무기 문제처럼 이란에서 전쟁으로 몰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도 조작될 수 있다.

한때 중동 국가중 가장 친미국가였던 이라크가 걸프전과 이라크 전을 통해 완전하게 붕괴된 것을 보면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동맹관계라는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국제사회에서 동맹과 우호관계라는 것은 매우 일시적인 현상일뿐이다. 국제사회는 항상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다. 그래서 동맹이나 우호관계도 자신의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두번째, 미국의 힘이 강력한 힘이 지닌 이중성을 잘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와 자유는 국민국가내에서의 가치이지 국제사회에서의 가치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정의는 힘의 정의일 뿐이다. 즉 미국의 힘이 강한 만큼 그것이 정의라는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을 무시하면 이라크처럼 한방에 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원하는 것으로 따라가면 천천히 쫄딱 망하기 십상이다. 그 기묘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자주파니 동맹파니 하는 말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의 지향방향 모두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얼마나 지혜롭게 주변 정세와 여건을 활용하느냐갸 중요하다.

중동에 전운이 감도는 것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중동은 제국주의 시대부터 열강의 이해가 충돌했던 지역이다. 100년이 넘었지만 중동은 제국주의적 질곡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동은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때까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중동문제는 우리가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부분이 많다.

독감으로 정신이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 사건을 보면서 미국이 전쟁보다 외교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힘을 사용하면 할 수록 세계적 패권유지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경자년 아침, 선택적 정의를 생각하다.

경자년 새해아침이 밝았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 새로운 출발이다. 새로운 출발에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원망스럽다.

아침에 여기저기서 카톡이 들어왔다. 울산시장 선거부정과 관련한 핵심 관계자 송병기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고 한다.

또 명재권 판사다. 그가 밝힌 기각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부정부패 지수가 OECD 국가중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그 부정부패라는 것이 재산이 많은자와 권력을 지니고 있는자들의 문제라는 것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는 권력과 재물을 많이 가진자들이 부패해 있는 것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고 부패한 권력으로 재물을 모으는 것이다. 부패한 권력은 부정한 재산보유자와 결탁하고 국민의 세금도 도둑질한다.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유감스럽게도 여러분야에서 부정과 부패의 흔적이 보인다.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와 유재수의 국정농단 혹은 개입, 울산시장 선거의 개입과 같은 것들은 거대한 빙산의 일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혁명을 해도 또 썩는다. 그러나 적어도 드러난 부정부패만이라도 제대로 척결하지 않으면 그 부정부패세력은 점점 그 세력권을 넓혀간다.

부정부패 척결은 좌우를 가려서는 안된다. 진보의 부패는 용인할 수 있고 보수의 부패는 용인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의 부정부패는 모두 척결의 대상이다. 선택적으로 처벌하고 말고의 대상이 아니다.

법원은 문재인 정부들어 정의의 선택적 실현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원래 정의가 제대로 살아있으려면 살아있는 권력에 더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법원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 조국의 개인핸드폰은 확보를 하지 못했고, 조국의 개인 계좌는 들여다 보지 못했다.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재수의 개인계좌도 들여다 보지 못했다.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송병기의 구속영장도 발부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검찰이 조국을 기소하고 유재수를 기소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한다. 법원이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 놓고 어떻게 증거를 재대로 확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태에서 청와대에서 조국의 기소를 두고 무리한 수사의 결과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적폐수사에서 법원은 양승태 전대법원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검찰이 요구하는 구속 및 수색영장을 발부해주었다. 조국과 유재수의 경우 경제사범의 혐의가 짙다. 당연히 핸드폰과 계좌는 압수수색을 해 주었어야 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한 대처와 처벌을 해야 한다. 정부 여당은 지금은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회든 핵심질서와 가치가 무너지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다.

정의는 선택적이어서는 안된다. 선택적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악이다.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선택적 정의가 악이기 때문이다. 정의 메타포는 칼과 저울과 눈을 가린 것 세가지다. 그 중에서 어느 것 하나가 빠져도 정의는 구현되지 않는다.

결국 선택적 정의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낭비한다. 내부의 분열은 외부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든다. 안보와 국방에 아무리 많은 돈을 퍼부어도 내부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되면, 그런나라의 군대는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국정이 혼란해지면 군대가 구데타를 한다. 그것은 군인들이 그런 혼란을 틈타서 권력을 장악해서 잘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혼란한 국정이 국가안보를 약화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쿠데타가 국정을 더욱 혼란하게 만든 것은 역사적인 경험이지만, 단순 무식한 군인들은 자신들이 뭔가 정리정돈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노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방해받아서는 안된다. 선택적 정의가 마치 정의인양 호도되어서는 안된다.

상황이 이럴진대 자칭 보수정당이라는 자한당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원래 부정하고 부패한 자들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인 듯 하다.

정치권에 희망에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 가장 큰 이유는 야당에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야당은 없다.

새해아침 희망에 찬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송병기 구속영장기각 소식을 보고 올해도 쉽지 않겠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공수처법이 통과되었으니 새해에는 법원개혁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제일먼저 영장전담판사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