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혐오증 그리고 공론의 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중국에 대한 혐오증이 발생하고 있다. 어느 사회건 외국인과 외국에 대한 혐오증이 발생하는 것은 그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에 대한 혐오증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분별력을 가진 사람은 다 알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중국 굴종이나 예종(심한 말이다)으로 까지 해석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초기대처에 대한 비판과 중국에 대한 정치외교적 비판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중국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국의 초기 대응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최근 중국 내부에서 시진핑 책임론은 시진핑 개인을 넘어 중국의 국가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선과 악을 구분하기 위해 살펴볼 것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간단한 기준을 선호한다. 아마도 구석기시대에 형성되었다는 우리 내부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을 적과 아군, 흑과 백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원시적 속성인지도 모른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복잡한 계산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다르다. 선과 악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조금 복잡해질 필요가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 만일 그것이 정부와 보건 당국의 대처가 철저하지 않기 때문이라면 특히 비판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현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처는 솔직히 말해 썩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일선 행정력들이 제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정보가 통제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벌써 담당자들은 지쳐있는 것 같다. 현정부 제일의 우선순위는 방역일텐데, 대통령은 공수처 운운했다. 정치는 우선순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비난한다면 옳다.

그러나 정부가 중국인들에 대한 전면적인 출입제한을 하지 않은다고 해서 중국에 예종적이라는 식으로 가서는 안된다. 중국인들의 출입에 관한 문제로 정치인들이 나서는 것 자체도 옳지 않다. 그동안 자한당은 현정부를 중국에 굴종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한당의 이런 태도는 옳지 못하다.

의사협회가 제안했다는 중국인들의 입국금지 조치도 매우 정치적으로 읽혀진다. 의사협회장이라는 사람이 수구보수적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안이 과연 순수한 보건정책적 관점인지 정치적 관점에서 나온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간혹 뉴스시간에 의사들이 찔끔 찔끔 하는 이야기로는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정부가 시진핑 6월 방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우리정부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이유가 순수한 보건정책적 관점인지 시진핑 6월 방한을 위한 것 때문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정부가 시진핑 방한때문에 중국인 입국 금지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면, 이것은 대통령이 탄핵받아야 할 사안이다.

WHO의 조치에 대한 비판도 언론에서 다루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기 때문에 중국에 불리한 발표는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중국정부의 자료만 가지고 입장발표를 한다는 말도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WHO는 심각한 신뢰성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것은 신뢰의 붕괴이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자초한 측면도 많다. 감염병은 방역하고 치료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보 제공의 측면에서 중국정부와 한국정부는 모두 문제가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국 협오증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일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중국에 대한 혐오증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순수 의료적인 관점인지 아니면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보다도 의료적 관점보다 정치외교적 측면이 더 큰 것 같다. 만일 그렇다면 담론을 전개하는 시기과 장소가 틀렸다. 그런 문제는 순수하게 대외전략적 측면에서 다루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평가가 왜곡된다. 왜곡된 평가와 기준은 결국 국민들의 손해로 되돌아 온다.

국민들도 속지 않고 살려면 적지 아니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걱정되는 것은 무엇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허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런 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다. KBS는 그런 것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왜 그런 공론의 장이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공론의 장을 막아 놓은 것인가? 왜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저희들끼리 저러는지 모르겠다.

항상 그렇듯이 세상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가라 앉을 것이다. 백신도 나오고 치료법도 나올 것이다. 마치 세상 끝인 것처럼 하지않아도 된다. 지금은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말들의 뒤에 숨어 있는 사악한 음모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 같다.

뱉어 놓은 말들에 책임을 지지 않으니 아무말이나 다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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