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정치인 3인 3색

홍준표, 김무성, 박지원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고참’이란 말을 두고 잠시 고민 했다. 원래는 ‘원로’라고 하고 싶었다. 그들에게 존경스런 의미를 담고 있는 ‘원로’라고 하기는 찔렸다. 존경의 의미가 빠진 그냥 오래되었다는 의미가 많은 고참이란 말을 썼다. 그러나 ‘고참’이라는 말에도 나름대로 긍정적 부정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고참’이란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과 한편으로는 ‘고약하다’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는 것 같다. ‘원로’라는 말도 경험이 풍부하다는 의미와 함께 그의 과거 행적이 존경스럽다는 의미가 결합되어 있다. 그런면에서 고참과 원로의 공통점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그것의 바람직 여부는 차치하고)이다. 차이점은 고참은 고약하고 원로는 존경스럽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 원래 모두가 만족하는 객관적인 평가라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동의하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을 제대로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사람이 진보냐 보수냐하는 것은 평가의 기준이 아니다. 세상은 진보와 보수의 두바퀴로 돌아간다고 하면서 그사람이 진보냐 보수냐로 훌륭하다 아니다를 평가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만일 그사람은 보수니까 나쁘고 진보니까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한다면, 우리사회는 독재가 발흥하기 좋은 여건에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진영간 갈등이 극심하다는 점에서 파시즘과 독재의 여지가 많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보수도 없고 제대로된 진보도 없는 얼치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렇게 싸우는 것은 사상과 문화의 변방이 지니는 한계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우리가 살아오면서 체득했던 도덕과 윤리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조국을 처음부터 강력하게 비판했던 이유는 그가 도덕과 윤리의식을 결여했기 때문이다.

홍준표의 행동을 보면서 실망했다. 자한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서 세력을 확대하고 다음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자한당이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의 개인적 생각과는 별개로 그 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당의 목표에 헌신을 해야 할 것이다.

당에서 홍준표를 위시한 ‘고참’ 정치인들에게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홍준표는 수도권 출마를 거부하고 고향인 경남 창녕에서 출마하겠다고 한다. 당에서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으로라도 나가겠단다. 대통령 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의원한번 더 하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국회의원이 대단한 권력과 특권을 누리는 것 같다. 그래서 국회의원 특권을 줄이자는 제의에 적극 찬성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모지리를 소위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내보낸 부끄러운 국민이 되고 말았다. 그는 한때 모래시계 검사라고 해서 칭송을 받았다. 요즘 느끼는 것은 인간은 변한다는 것이다. 검사시절의 홍준표와 지금의 홍준표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겉은 비슷할지 모르나 속은 완전하게 바뀌어 버렸다. 자한당은 당연히 공천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김무성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김무성을 별로 좋아 하지 않았다. 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으면서 패거리 정치를 일삼는 사람같았다. 부친의 친일 경력과 함께 그의 왜곡된 현실문제인식은 결코 좋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의 말과 행동에서 오랜만에 진짜 정치인 같은 모습을 보았다. 그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말로 그렇게 할 것 같았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김무성 정도되는 정치인이 말을 뒤집고 자신의 지역구에 다시 출마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최근 자한당이 김무성에게 호남지역에 공천을 줄테니 나가서 싸우라는 제의를 했다. 누가 보던지 김무성을 호남지역의 희생번트로 쓰겠다는 것이다. 김무성은 통이 컸다. 그는 당의 요구를 수용해서 자신이 나가서 불쏘시게가 되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결단을 보고 김영삼 밑에서 정치를 배운 사람이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와는 별개로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또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국처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잘못살아가는 위선자와는 격이 다르다. 오히려 가치관보다 그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김무성이 호남에 출마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그래도 희망을 가졌다. 호남사람들도 그렇게 오는 김무성을 아마 야박하게 박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보는 눈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박지원은 뭐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인들의 나쁜 점을 모두 다 지니고 있는 사람인 듯하다. 말은 무지하게 잘하고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한다. 정치인이 가져야할 자질 중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다. 그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인일 뿐만 아니라, 야합을 서슴치 않는 사람이다. 그의 정치적 행로는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

친문이 주도하는 민주당이 싫어서 탈당을 했다. 당시 친문세력들은 민주당내 호남세력을 제거하려고 했고 그에 반발하여 호남 정치인들이 대거 탈당했다. 그 결과 국민의당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박지원은 그 이후 호시탐탐 친문세력의 눈에 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에 들어 총리라도 한번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의 본심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도 그는 민주당인지 대안신당인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차라리 그렇게 할 것 같으면 민주당으로 다시 가면 된다.

나이가 들면 후손들에게 뭔가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이 팔순에 하는 행동은 가장 전형적인 정치꾼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호남 정치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그런 사람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

그는 소속이 불분명한 정치인이다. 정치에서 소속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신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와 가치가 아니라 이익에 따라 언제든지 변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정치판에서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하는 유형 아닌가 한다.

위의 세사람 이외에도 한국정치를 후퇴시키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손학규와 정동영이 그런 사람이다. 그 두사람은 모두 당대표로 있으면서 당의 개혁과 발전을 저해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정치를 하려고 하면 나보다는 국가와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그 두사람은 국가와 가치보다는 내가 누리는 복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나름 좋은 정치인들 없지 않다. 그런 보석 같은 정치인들을 찾아 내는 것이 국민들의 역할이다. 고양이를 골라놓고 호랑이 같은 행동을 하기 바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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