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의 공천, 국가안보전략의 실책이다.

자한당이 탈북한 태영호 전주영북한공사를 이번 총선에 지역구에 출마시킨다 한다. 한마디로 이해하기 어렵다. 보수정당의 정체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전략 측면에서 태영호의 공천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태영호는 그 성격상 망명객과 비슷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존재의미는 망명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망명객을 자국의 국회의원으로 공천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대방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태영호 같은 인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되는 이유다. 자한당이 태영호를 공천하는 것은 나중에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쪽에서는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만일 자한당이 권력을 잡으면 그 기간 내내 남북은 군사적인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북한은 태영호가 공천이 되는 순간부터 그를 그냥 살려두기 어려울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그를 해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정권과 권력의 속성은 다르지 않다. 박정희 정권 당시 전 중정부장이던 김형욱이 박정희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파다하게 돌아다녔다. 북한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태영호 같은 인물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일정한 선을 넘으면 태영호 자신도 위험하다. 그런 것을 모를리 없는 태영호가 덥석 자한당의 제안을 받아 들인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태영호는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것을 모를리 없는 자한당이 태영호를 공천하는 것은 정치판을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갈등과 분열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한다. 황교안이 5.18을 ‘그 사태’라고 한 것과 자한당의 이번 선거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마치 더민당의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 하다. 욕하면서 닮는다고 하더니 그 꼴이다. 망명객은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그의 수명만 당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의 신예 부티지지는 어제 자신의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단계적 접근을 하겠다는 것이다. 부티지지의 북핵문제 해결방향은 민주당 주류의 입장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바이든이 패배하게 된다면,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고수하는 민주당 주류의 입장도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부티지지가 되던 샌더스가 되던, 다음의 미국 민주당은 지금과 같은 강경한 대북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많다.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태영호가 자한당 국회의원이 되어 있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설사 자한당이 권력을 잡는다고 해도 북미로부터 소외당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 북미관계 긴장완화는 절대로 남북간 긴장완화로 이어질 수 없다.

태영호 공천이 뉴스거리를 만들어 자한당의 총선전략에 유리할 지는 모른다. 그러나 국가 안보전략 차원에서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다. 자한당이 아무리 북한 강압을 기본정책으로 하고 있더라도 이것은 선을 넘었다. 일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태영호 공천이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자한당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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