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모르스 부호와 가난한 사람들

영화 기생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흥미를 느꼈던 것은 ‘모르스 부호’였다. 이젠 군대에서도 모르스 부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방법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아한 가정부 ‘문광’의 남편 ‘근세’는 지하에 숨어 살면서 모르스 부호를 보낸다. 모르스 부호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박사장도 ‘근세’가 보내는 모르스 부호를 그냥 전기불이 고장나서 깜박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근세는 열심히 모르스 부호를 보낸다. 그것은 신호다. 아무리 열심히 신호를 보내도 아무도 읽지 않는다.

가난한 두 가족간의 혈투가 벌어졌고 ‘근세’는 필사적으로 모르스 부로를 보낸다. 마침 스카우트 교육을 받은 박사장네 막내 아들 ‘다송’이 모르스 부호를 풀어보려고 시도를 하지만, 시도에 그치고 만다.

모르스 부호는 빈자들이 세상에 보내는 신호다. 삶의 극단에 몰린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르스 부호를 내 보낸다. 그러나 그들의 삶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은 빈자들이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관심을 가지더라고 읽지 못한다. 어린 ‘다송’은 모르스 부호라는 것을 알아차리지만 그 내용이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아버지 박사장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절박한 구조 신호는 무시되었다. 만일 박사장이 그 모르스 부호를 알아 차렸다면, 죽임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우리사회도 마찬가지다. 극단에 몰린 사람들은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그들이 보내는 신호는 주로 자살이다. 생활이 어려워지니 가족 단위로 자살을 한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어제는 80노인이 종이박스를 수집하다고 그 안에 있던 감자 5알을 훔쳤다는 이유로 지명수배를 당하고 50만원 벌금 추징을 당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가난에 지친 중년부인이 길에서 주은 체크카드로 약 5만원어치 라면과 참치캔을 사서 아들과 함께 먹으려다 체포당하고 백 수십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는 가난한 자들이 보내는 신호가 도처에 널리고 널렸다.

우리사회는 고장이 났다. 빈자들이 보내는 신호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무슨일이 생길까? 영화 기생충에서는 다소 비뚤어진 빈자들의 모반을 보여준다. 가난한 자들의 싸움이 가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시간문제다. 수동적인 신호는 적극적인 신호로 바뀐다. 신호가 행동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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