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지조, 김종인과 박지원의 경우

정치인에게 지조란 이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고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조있는 정치인을 바라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지조있는 정치인이야말로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진정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박지원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한 번 살고말 인생 왜 저리 싼티나게 살까하는 생각을 한적이 많다. 민주당을 탈당해 나올 때 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민의당에서 미래당 민생당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가 일관되게 민주당에 구애를 하는 것을 보고 사람이란 나이를 먹든다고 성숙한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역사상 큰 획을 그은 위인의 대부분이 젊은 사람이었던 것도 다 그런 이유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오늘날 동시대에 살고 있는 그저 그런 노인들 때문이었다.

자기들은 노회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남들은 지저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이를 스스로 모를 뿐이다. 박지원이 호남에서 맹주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스스로의 처신 때문일 것이다. 본인 스스로 원칙에 충실하고 무게있는 삶을 살았다면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은 호남의 맹주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다. 겨우 자신의 몸하나 챙길 줄 아는 그릇 밖에 되지 못한 것이리라.

박지원을 아쉽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김종인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종인에 비하면 박지원은 매우 상태가 좋은 분이다. 김종인이 누구인가? 박근혜가 대통령되는데 일등공신이다. 김종인이 박근혜의 선거 당시 복지와 같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민의 마음을 많이 샀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자 마자 자신의 공약을 헌신짝 던지듯 던져버렸다.

김종인은 그 이후 다시 박근혜의 정적이던 문재인의 민주당을 구원하기 위한 구원투수가 되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민주당은 아마 참담한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민주당의 문빠들은 김종인을 이용만하고 발로 차버렸다. 비례대표가 되었으나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뒷방 노인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이제는 다시 황교안이 부르니까 다시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직을 맡겠다고 한다. 아마 자신을 뒷반 늙은이 신세로 만든 문재인에 대한 복수심 같은 것이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런 처지에 빠지게 된 것은 본인의 책임이다. 문재인이 어떤 사람인지 친문세력이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 김종인이 문재인과 친문세력이 어떤 이들인지 제대로 알았다면 문재인이 부른다고 달려가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종인이 새누리를 버리고 민주당으로 간것도 일종의 자기과시와 함께 복수심도 적지 않게 작동을 했을 것이다.

김종인의 경우는 정도를 넘었다. 그는 자신을 마치 세간의 도덕과 윤리 또는 가치 기준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람인 것 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 세상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정치인이 하다보면 당적을 바꿀수도 있다. 정치적 소신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심각한 이해관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도 일정한 선은 존재한다. 그 선을 넘으면 추하다. 나이든 사람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면 후대가 자기 마음대로 한다. 최근 정치판에 뛰어든 자칭 젊은이들을 보면서 기대와 희망보다 쯧쯧하는 생각이 더 드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스스로 경계하거나 삼가할 필요가 아무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박지원은 김종인에 비해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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