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경제위기, 미국 패권상실의 전조?

피의 목요일이라고 한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며칠전부터 심각한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이번 증시폭락으로 전세계는 앞으로 전대미문의 대공황으로 빠져들게 될지 모른다. 미국이 1조 5천억 달러를 푼다고 하지만 그런 조치로 이번 문제가 정리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발생하는 문제는 오바마가 2008년의 문제를 대충 지나 왔고 트럼프도 뭔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방기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트럼프는 이런 위기를 조장했다. 2008년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은 철저한 금융자본에 대한 철저한 구조조정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구조조정은 커녕 문제를 일으킨 금융자본을 지원하는 모랄 해저드를 저질렀다. 결국 미국의 보통 국민들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금융자본을 살려준 것이다.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운동도 있었다. 가장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었으나 미국적 분위기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칭송을 받은 오바마는 문제의 핵심을 교묘하게 감추는 역할을 수행한 금융자본의 충실한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금리를 올려서 다음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극히 타당한 요구를 무시했다. 결과적으로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계속 낮추기만 했다. 돈은 풀렸다. 트럼프는 자신의 재임기간중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일이 기도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법이다. 이번 버블이 최고상태에 이른 것은 트럼프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경제적 위기상황을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다.

이번의 위기는 2008년과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다. 특별한 원인을 지적하기 어렵다. 이는 미국의 경제가 갈데까지 갔는데 더 이상 갈곳이 없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매우 심각하다. 자본주의적 세계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2008년 처럼 위기의 원인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돈을 아무리 풀어도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금융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문제라면 이번 사태는 백약이 무효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융자본이 망가질 때까지 망가져야 다시 올라올 수 있다. 그러나 금융자본으로 세계를 지배해온 미국이 금융자본의 힘을 상실한다는 것은 세계의 패권을 포기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제는 그런 규모의 전쟁을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기간이 훨씬 길어질 것이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다.

이번 위기가 공황으로 전화되면 어떻게 될까?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미국이 세계패권을 상실하는 계기가 될 확률이 높다. 미국은 자신의 경제위기를 전세계의 경제위기로 전화시킨다. 미국은 그런 방법으로 자신이 입는 타격을 줄여왔다. 2008년 당시에도 사고는 미국이 쳤지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은 유럽과 일본이었다. 상대적으로 우리는 금융이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겪은 심각함 정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미국과 금융이 긴밀하게 연관된 나라들은 심각하게 피해를 입을 것이다. 당장 유럽과 일본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2008년 보다 훨씬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피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회복노력을 방해할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적게 입는 나라는 역설적으로 세계경제에서 소외된 나라다. 북한은 전혀 타격을 입을 것이 없다. 1929년 경제공황 때에도 소련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 결과 소련은 미국은 위협할 수 있는 패권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유럽 일본이 겪는 것 보다 훨씬 가벼운 충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금융이 연결되는 것을 극구 피해왔다. 러시아도 미국과 경제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물론 전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적은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만일 이번 주가폭락이 경제공황으로 이어지면 세상은 변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살게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삶의 지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당연히 옳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미국이 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힘의 균형은 서서히 중국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회복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미국은 당장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끄느라고 북한핵문제는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미국과 중국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이익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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