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빨리

이번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과 대응이 모두 다른 것 같다. 미국은 전국민에게 돈을 나누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돈을 나누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국민들에게 돈을 나누어주는 것은 중앙정부차원 보다 지방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정부는 우선 지방정부가 어려운 시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을 나누어주면 추경예산에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왜 직접 돈을 나누어주는 정책을 취할까? 그것은 언론에서도 보도한바와 같이 2008년 금융위기 때 돈을 풀었으나 그 돈이 금융기관에만 머물로 기업이나 노동자들에게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과 주식으로만 돈이 몰렸고 기업이나 국민이 거의 망할지경이 되었는데 때마침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위기가 가속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직접 국민들에게 돈을 나누어주어서 생활을 하게 만들고 그 돈이 돌아서 기업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 논리는 소득주도 성장하고 비슷한 것 같다. 미국은 이번기회에 한계기업은 일정정도 정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미국의 정책은 2008년과 정반대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우리정부는 우선 기업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리는데 주안을 둔 것 같다. 정부의 지원이 그쪽으로 향한다. 당장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망할지경이기 때문에 긴급수혈을 하면서 기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그런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모르겠다. 냉정할지 모르나 망할곳은 망해야 다음에 재출발이 가능하다 그것이 자본주의 경기순환의 현실이다. 그래야 살아남은 기업과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할일이 있다면 정말 보호할 기술과 산업을 지켜나가는 일일 것이다. 이번 불황은 오래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면 국가도 무작정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가의 지원여력이 떨어지면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그러면 다시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그렇게 본다면 미국과 같은 방식이 오히려 타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사용하게 해서 살곳은 살고 죽을 곳을 죽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그게 개혁이다. 평시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위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만 망하더라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재기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돈을 나눠주면 사용하지 않고 저축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한계상황에 몰린 사람들의 생활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한계상황에 몰리면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된다. 저축할 여력이 없다.

인천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그때 대우자동차 사태가 터졌다. 노동자들이 모두 해고당했다. 제일먼저 피아노 학원이 문을 닫았다. 그 다음에 우유대리점이 문을 닫았다. 지저분했던 뒷골목이 깨끗해졌다. 청소를 왜 갑자기 잘하지하는 생각을 했다. 가만보니 노인양반들이 신문지와 파지를 줏고 다녔다. 굴러다니던 빈병이 사라졌다.

이런 상황이 되면 한계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이들을 구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경제도 정치도 사람이 살자고 하는 짓이다.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하기전에 먼저 사람이 살고봐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응당 국가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진보정당을 자처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잘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가 잘돌아가고 이윤이 발생하면 공기업을 민영화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이익을 따먹으려 한다. 박근혜당시 철도민영화가 그런 일이다.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민영화를 할 일이 없다.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한계기업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실을 국민세금으로 보충하겠다는 뜻이다. 일종의 세금 도둑질이다. 프랑스에서는 어려운 기업을 국유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들 칭송해 마지 않는 마크롱 정권이 어디를 지향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권이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우선 지원하는 것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그들이 무너지면 안되니까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차라리 한계 상황에 처한 국민들의 생존을 돌봐주는 것이 우선순서가 높다고 생각할 뿐이다.

굳이 무엇이 옳고 그른가로 따질 상황도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쟁하는 것보다 당장 무엇인가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상황이 급하면 그냥 가만이 있으면 안된다. 우선 행동을 하고 다음에 보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우선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조치는 조금 늦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시간이 하루 이틀 상간이기는 하지만 위기대처는 한두시간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얼마나 빨리 조치하는가에 따라 상황은 급변한다.

주식가격이 폭락할 때 투자자들 공매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당국은 미적미적 거렸다. 그사이에 폭락을 거듭했다. 당국는 공매도 중지를 늦게 도입했다. 만일 지금까지 공매도를 중지하지 않았으면 지금 우리나라 주가지수는 한참 떨어졌을 것이다.

위기상황이 도래하면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지금 당장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한다. 제일먼저 청와대 참모부터 정말로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채워야 한다. 정권은 그런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못하면 정권이 제대로 못한다고 비난받는 것이다. 국가가 망하고 나서 국민들이 금을 모았다. 그것을 보고 정권이 잘해서 그렇다고 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오히려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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