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는 위기 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에 100조를 투입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불과 며칠전까지 추경편성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해야 한다고 했던 홍남기를 지지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갑자기 100조를 들고 나온 것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정치인 지도자의 말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위기지만 시시각각 말이 바뀌면 곤란하다. 폭풍을 만났는데 선장이 갈팡질팡하는 꼴이다.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하게 대응해야한다. 비상한 대응이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시간이 급하지만 최대한 상황판단에 만전을 기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내고 시행을 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비상한 대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갈팡질팡 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번 100조를 기업체에 투입한다는 말은 고려해 볼 여지가 많다. 이번 위기적 상황이 과연 순전히 코로나 19때문일까?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주기적으로 경기순환의 사이클을 그린다. 경기가 후퇴하고 불황에 빠져야 할 시기에 코로나 19가 발생했을 뿐이다. 불황은 우리가 자본주의 경제체제 속에서 살면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불황에 빠지면 당연히 해야할 조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조조정이다. 문제는 미국이 불황에 빠져서 해야할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문제는, 당연히 해야할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서 이제는 어찌 해 볼 수도 없는 공급과잉, 즉 유효수요의 부족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의 위기는 말그대로 금융위기였다. 그래서 돈을 풀어서 경제가 돌아가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금융위기가 아닌 총체적인 위기다. 그래서 무작정 돈을 푼다고 해결되기가 어렵다. 공급과잉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국민들에게 풀어서 경제를 돌린다고 했을 때, 적어도 그 진단은 옳다고 생각했다. 유효수요가 부족하니 국민들이 돈을 사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유효수요를 창출하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해야한다. 돈을 찍어서 계속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줄 수 없으니 부의 재분배를 해야한다.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되면 불황은 극복하기 어렵다. 만일 돈을 풀어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늦추게 되면, 거품은 점점 더 커진다. 공급과잉인데 아무리 기업을 연명시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결국은 다시 터진다. 미국의 언론이 무작정 돈을 푸는 정책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한다. 결국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록 고통스럽겠지만 어려움을 견디면서 재고상품의 처리가 어느정도 이루어지면 다시 경제는 상승하게 된다. 불황을 건전하게 이겨내야만 다음에 경제는 건전해 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적 삶의 원리도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을 나눠주는 데에는 그렇게 인색한 문재인정권이 기업들에게는 100조씩을 나눠준다고 한다. 결국은 기업을 연명시키는 데 머물고 말것이다. 지금 지연시킨다고 해서 나중에 터질 것이 안터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긴급운용자금을 일부 지원하는 것은 모르겠다. 그러나 퍼붓기를 하면 안된다.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퍼붓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돈을 마음대로 찍어내어서는 안되는 구조다. 그러다가 나라가 망한다. 바이마르 공화국 처럼 빵사려고 가방에 돈 넣어가는 수도 있다.

미국이 돈을 마음대로 뿌려서 부실기업 채권까지 마구 사줄 모양이다. 달러도 끝이 있다. 그렇게 달러를 마구 찍어내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약해진다. 누가 마구 찍어내는 달러를 가지고 있으려고 하겠는가?

한국이나 미국이나 돈을 이렇게 마구 찍어 기업을 유지시키겠다는 방식이 과연 얼마나 유효할 수 있을까?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면 더 큰 버블만 만들어 낸다. 그러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자는 더욱 가난하게 된다. 돈가격이 떨어지면 봉급생활자들은 망한다. 한계 생활에 몰리면 자산을 처분한다. 그러면 부자들은 폭락한 자산들을 싼 가격에 매입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황을 통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졌다. 명심할 것은 이런 기회에 부자가 되는자들은 남의 피눈물로 축재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겪었다. 왜 이런 현상을 되풀이 하려하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탐욕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과 정책이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트럼프와 미국 공화당 정책과 유사한 정책을 고려하는 것 같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을 기득권 정당이라고 비판을 한 이유다. 그 증거가 이번 100조 지원으로

실업수당을 늘리고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IMF이후 그리고 2008년 이후 서울역에 몰려들었던 노숙자들의 파도를 보게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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