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더불어민주당은 아니다.

어제는 호남이 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게 되었는가하는 이야기를 정리했다. 호남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외부의 시각으로만 재단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내부의 시각과 주장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균형이란 외부와 내부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법이기 때문이다.

호남이 불이익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이 깔려져 있고, 미래통합당의 5.18 망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조건적 반대급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공식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의 적은 친구가 아니라 적이 될 수도 있다. 호남에게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은 적의 적의 친구가 아니라 적이 되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은 호남이 숫한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굳게 지켜왔던 정신적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호남의 가치는 부정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5.18의 정신은 옳지 않은 일에는 목숨을 걸고 저항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호남이 보여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진정한 호남의 정신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호남이 더불어민주당의 근거지가 된다면, 정신을 팔아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며칠전 호남지역을 다니면서 들은 말중에서 “문재인 정권이 김대중정권 때보다 호남에게 더 많이 해주었다”는 것은 생각해 볼 것이 많다.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에게 해주기 싫어서 안해준 것일까? 그는 지역감정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호남보다 영남에 더 많은 지원을 했다. 김대중의 제1대 비서실장은 TK에다 민정당 출신의 김중권이었다. 김대중은 적어도 호남의 정신을 돈과 관직으로 매수해서 훼손시키려 하지 않았다. 그가 발탁한 정치인들 중에서 비호남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재인 정권은 돈과 관직으로 호남을 매수했다. 호남은 예산과 관직에 정신이 팔려서 호남의 정신과 영혼을 팔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변명할 수 없다.

비록 나물먹고 물마셔도 정신적 가치를 팔아먹으면 안되는 법이다. 호남이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5.18 망언에 분노한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추운겨울 광화문에서 그 유난히 차가운 바람에 맞서면서 쟁취한 권력이 권력형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각종 선거에 불법개입한 민주주의 파괴의 주범이 되었다.

악을 반대하는 악은 또다른 악일 뿐이다. 악을 반대하는 악이 선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선심성 예산과 관직으로 매수당하면 호남도 더 이상 호남이라할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나물먹고 물 마셔도 나는 옳은 길을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지역이 하나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실망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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