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방위비 협상에 앞서 생각할 것들

트럼프가 방위비를 연간 14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한다. 작년보다 49%인상된 금액이다. 양국 외교부의 협상안 13%인상보다 약 4배를 넘는 금액이다. 미국의 방위비 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금 우리는 미국과 방위비가 많으니 적으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국과 지금과 같은 군사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될 것인가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지난 몇년동안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가 걸머져야 하는 안보적 위협은 더욱 상승하고 있다. 몇달전부터 동맹리스크라는 언급을 한적이 있다. 사드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상당한 정도다. 사드배치가 북한의 핵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고려 때문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사드배치가 북한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북한과 중국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북한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사드배치에 반발했다. 그들이 당사국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미국의회에서는 한국에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와 관련한 예산도 반영한바 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미국이 밀어부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크게 이겼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확보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이 미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민들의 저항이 없으면 문재인 정권도 받아들일 확률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역대정권 중에서 가장 친미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정도면 미중 패권의 향배가 정해진다고 한다. 중국이 미국보다 우위에 선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미중패권의 힘의 전이 현상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지금처럼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마냥 수용해야 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닥치고 한미동맹이란 주장은 현재 우리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미동맹도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냉전시대에 한미동맹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지 한참이 지났다. 시대가 바뀌면 동맹도 바뀌어야 한다. 한미동맹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해방이후 정부수립하고 나서 미군이 성급하게 철수하지 않았으면 한국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은 우리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철수를 했고 그래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혹자는 지금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한미동맹이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더라도 전쟁은 일어나기 어렵다. 한국전쟁은 냉전의 시대적 산물이었다. 냉전이 끝났고 상황도 변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사주해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미동맹의 성격이 변해도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북한은 꽤 오랫동안 전면남침을 위한 지상무기체계를 거의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에 비해 우리군의 지상무기체계는 세계적 수준이다. 한국군도 6.25 당시의 한국군이 아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더 빨리 한미동맹의 성격을 더 빨리 바꾸었다. 그들에게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지금의 한미동맹으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란 점이다. 미국이 이익을 보고 있으면 우리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미국은 자신들이 전략적 이익을 누리면서 우리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번 트럼프의 요구는 경제적 보상을 넘어서 일종의 공식적 약탈이나 진배없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한미동맹을 소홀히 하면 미국이 온갖 경제적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를 다시 IMF같은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라. 그것은 금과옥조처럼 여겨온 한미동맹이라는 것이 결국은 우리를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나 마찬가지다.


방위비를 얼마나 더 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성격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하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원래 안보는 자국이 중심이 되고 동맹이 보조적이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거꾸로 였다. 한미동맹이 주였고 우리군은 보조적이었다.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때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