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

윤미향 사건을 보면서 마음이 찹찹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한국사회의 양심과 정의를 대변했던 시민단체가 이제는 비난과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런 경향은 현정부 들어서기 전부터 계속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민단체의 활동경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시민단체가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정계에 나가기 위한 디딤돌 정도로 생각하다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 윤미향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수백개의 시민단체들이 모두 윤미향 편을 드는 것을 보고 씁쓸했다. 그들은 모두 한패거리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의 성금과 국고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정계로 진출하기 위해 정파의 전위대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고 어떠한 체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아마 정권은 자신들의 전위세력에게 떡고물을 뿌려주기 위해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윤미향이 운영하던 두개의 기관에 대한 감사나 조사는 계획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도 윤미향 문제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뭔지 모르지만 단순한 자당의 의원 보호의 범위를 넘어 뭔가 이상한 것이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윤미향이 안성의 집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입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 뭔가가 서로 얽히고 엮여 있으니 윤미향이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윤미향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하나같은 목소리로 모두 친일극우세력의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뭔가 크게 고장이 나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만든다. 그들은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권력을 장악하고 운영하는 자들은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가져야 하고 비판을 받아야 한다. 주류의 위치에 올라서서 비난과 비판을 거부하는 것은 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윤미향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동시에 친일극우세력 운운하는 것은 상대방의 비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버리겠다는 못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은 상대방의 비판과 비난이 합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윤미향을 어떤 식으로든지 조치를 하려 할 모양이다. 어떻게 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의가 구현될 곳에서 구현되지 못하면 다음에는 악이 판친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주류들이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누리기만 하고 제대로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그들도 이제는 비난과 비판의 무대에 올라왔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만들어준 이용수 할머니는 대단한 공헌을 한 것이다. 여성인권운동가의 범위를 넘어 한국의 어떤 정치 사회 운동가도 하지 못한 일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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