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쾌한 도발적 언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북한이 강경한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의 날선 담화에 이어서 조선통신사가 9일 남북간 각종 대화채널을 모두 단절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번에 단절하겠다고 하는 연락선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통신연락선, 남북군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과 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과 청와대이 직통통신연락선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의 과격한 언사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호전적이고 과격한 언사는 북한이 자신들의 선전선동 목적 달성을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남한 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전술이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위해 강력한 언사를 하는가 생각하기 보다 폭력적인 말 그 자체에 함몰되어 버린다.

이번 북한의 언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탈북자들의 삐라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부리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미 북한주민들은 거의 실시간대로 남한의 방송을 다보고 있다.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통제사회는 맞지만 폐쇄적인 사회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한다면 탈북자들의 삐라 때문에 남북관계 전반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탈북자의 삐라 살포는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이용하고자 하는 핑계거리에 불과 한것이다.

그럼 무엇때문일까? 남북관계를 일정정도 긴장관계로 몰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북관계는 북한에게 있어서 전술적 차원에 불과하다. 지금 북한의 최고 최대 목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을 인정받기 어렵다면 구태여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갈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남북관계에 일정한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 때리기는 트럼프가 재선고지를 밟기 위한 방책이다. 그렇게 본다면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 북한은 가급적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이다. 물론 11월 미국 대선이 1차적인 목표이고 지금이후 상황에 따라 북한의 입장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먼저 11월 이전에 북한은 핵보유를 위한 전략적 시도를 할 것이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대화가 될 수도 있고 핵실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 손을 잡겠다고 한다면 북한은 대화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북한이 채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는 미국 국민들이 두려워할 정도의 핵무기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정리를 해야 한다. 최근 중국과 관계를 가까이 하는 것도 사전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북한과 중국이 가깝다는 오해다. 북한은 절대로 중국을 믿지 않으며 기대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두번째 정지작업은 남한이다. 북한은 남한에 대한 호전적인 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체제까지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고 하겠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남북군사합의 같은 것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완전 제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세상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다음에 어떤 방안을 모색하려면 뭔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구나 남북군사합의는 북한에게 손해라고 하기 어렵다. 지금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과 재래식 군사력 경쟁까지 해나갈 여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황을 정리해보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우리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삐라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별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애시당초 그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정부가 성급하게 탈북자들의 삐라살포를 금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한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하수에 불과하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국회에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진지하게 논의해볼 것이라는 정도의 대응이 북한입장에서 훨씬 더 신뢰할 수있었을 것이다.

조금씩 서서히 긴장을 고조하면서 미국을 곤경에 빠뜨리게할 핵무기 실험을 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북한에게 미국과의 관계는 전략적인 수준이고 남한과의 관계는 전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남한과 더 이상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얻는 것 없이 무작정 군사도발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북한의 과격한 언사에 불쾌해 한다. 그러나 바로 그런 점을 북한이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흥분하고 불쾌해하는 것은 당하는 것이다. 그런 도발적인 언동에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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