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무도한 인간의 전형

트럼프의 안보보좌관 볼턴이 회고록을 출판한다고 한다. 볼턴이 누구인가? 신자유주의의 심볼이기도 했다. 볼턴의 행태를 보면서 그 사람이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과정이 어떻든 그는 세계 패권국가 미국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사람이다. 트럼프의 행태가 워낙 이상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염증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 안보보좌관이라는 직책을 맡았으면 퇴임하자마자 곧바로 대통령을 비난하는 책을 쓴 것을 보고 실망했다.

큰 나라건 작은 나라건 한나라의 책임있는 자리를 맡게 되면 지켜야할 것이 있는 법이다. 적어도 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일했다고 하면 자신을 임명해준 대통령에 대한 의리는 지켜야 한다.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안보보좌관 까지 지낸 사람이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의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되는 것은 볼턴이 과연 자신의 의지만으로 그런 일을 벌렸을까 하는 것이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볼턴이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트럼프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스퍼 국방장관이 국민방위군이 시위진압간 부적절한 행동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했다. 일전에 트럼프가 군대를 동원하라는 지시에 대해서 처음에는 별 반발을 하지 않더니 어느 순간 트럼프에게 반기를 들었다. 합참의장 밀리도 마찬가지다. 애스퍼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은 여사일이 아니다. 미국 내부적으로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볼턴이 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될 때,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을 했다. 볼턴과 트럼프는 공화당이긴 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볼턴은 신자유주의자이며 트럼프는 뭐라고 딱히 명명하기 어렵지만 반 신자유주의자 혹은 신중상주의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처음 볼턴을 임명할 때, 누군가 혹은 어떤 세력인가가 트럼프에게 강력한 압력을 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볼턴이 대놓고 트럼프에게 대드는 것을 보고 미국의 권력 내부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여사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흑인 플로이드 사건이후 트럼프의 언행에 대해 매티스 전국방장관, 파월 전국무장관까지 나서서 비난했다. 미국에서 이런 일은 좀처럼 있기 어렵다. 이런 움직임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이 자본가들의 과두정치로 이루어지는 국가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미국 정치를 주물러 오던 자본가들의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든 바뀌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볼턴처럼 직접 자기가 모시던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으로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다. 애시당초 들어가지를 말던가, 들어갔으면 최소한의 신뢰와 의리는 지켜야 하는 법이다. 도둑질에도 법도가 있다고 했다. 볼턴은 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간 사람이 아니라 그저 남의 압잡이 노릇정도나 하는 무도한 인간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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