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주화 성지에서 기회주의의 본영이 되다

호남을 멸시하는 감정은 멀리는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것 같다. 일제에 항거하는 호남사람들을 멸시하도록 만든 것이다. 호남을 멸시하는 감정은 원래 일제시대 서울에서 극심했다고 한다. 호남에 대한 부정적 지역감정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나이든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제강점기에 서울지역에서 형성된 호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철저하게 식민통치의 한 방식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영남과 호남은 오랫동안 서로 돈독한 관계였다. 대구는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보다 김대중에게 더 많은 표를 주었을 정도다. 그 이후 박정희는 권력의 정당성 부족을 호남을 멸시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다. 전두환 정권도 권력의 정당성 부족을 지역감정으로 보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박정희 정권과 같았다.

임진왜란 부터 호남은 민족정기의 수호자였다. 호남이 없으면 조선이 없다는 말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제대로 싸운 군대는 호남밖에 없었다. 경상, 충청, 경기, 평안도, 함경도까지 쑥대밭이 되었다. 호남의 군대가 행주대첩을 위시한 주요전투에 참가했고 승리했다. 호남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일본민족이 되었을 것이다.

녹두장군 전봉준은 민족정기의 정수다. 동학의 봉기가 성공했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역사를 살고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광주학생의거를 위시해 끊임없는 저항으로 민족의 정기를 지켜왔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분수령이었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설명할 이유가 없다.

호남은 민족정기의 수호자이자 압제에 대한 저항정신의 상징이었다. 그런 호남이 이번 총선에서 역사를 통해 만들어온 정신적 유산을 모두 팔아먹고 말았다. 문재인 정권은 호남을 타락시켰고 호남의 한 줌 기회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민족정기와 정신을 배신하고 스스로 타락천사가 되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가슴아픈 것은 호남은 더 이상 민족정기와 민주화를 주장할 수 없는 사이비 정치 앞잡이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한번 타락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어렵다. 해방공간에 대구가 조선의 모스크바로 불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좌익에서 극우로 돌아서는 것은 불과 십수년에 불과했다. 박정희 정권은 대구를 타락시켰고 대구의 기회주의자들은 갖은 이유로 자신의 영달을 위해 부역에 앞장섰다.

남한의 모스크바 대구가 극우의 총본산으로 변한 것과 같은 양상이 호남에서 일어났다. 그런 양상은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 대구가 극우의 총본산이 되어가는 과정과 호남이 기득권세력의 핵심을로 변해가는 과정은 매우 비슷하다. 대구는 호남 지역감정을 이용했고, 호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남은 문재인 정권에게 가장 위협적인 윤석열과 검찰을 무력화시키고 찍어내는데 앞장서는 조건으로 권력의 떡고물을 받아 먹기로 작당한 것이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윤석열을 찍어내려는 시도에 앞장서는 자들이 호남의 대표적 기회주의자들이라는 것은 그냥 우연은 아니다. 윤석열을 검찰총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몸소 앞장서서 없는 말까지 지어낸 박상기,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하고 조국 아들에게 허위 서류를 떼주고 청와대에 입성한 후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윤석열 찍어내기에 앞장선 최강욱, 세월호 부실수사로 처벌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과 결탁하여 윤석열의 권력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고 있는 이성윤 등이 호남 출신이라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게다가 삼성의 앞잡이로 국회에 입성한 양향자 같은 인물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들은 권력과 이익에 취해 염치를 잃어버렸다.

문재인 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얼마나 많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는지 모르겠다. 다만 그 정도가 심각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기를 쓰고 윤석열과 검찰을 찍어내고 무력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호남의 기회주의자들은 문재인 정권의 가장 아픈 곳을 몸을 던져 막아냄으로써 권력의 전리품을 나눠갖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가겠는가?

그동안 간자로 활동해오던 박지원이 정체를 드러내고 문재인 정권의 국정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일부 인사들이 박지원의 국정원장 임명을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토가 나올 뻔 했다. 국정원장을 박지원으로 임명한 것은 앞으로 국정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재인 정권은 권력유지를 위해 호남을 매수하려고 했을 뿐이다. 이제나 저제나 불러주기만을 학수고대하던 박지원은 덥썩 미끼를 물었다. 문재인이 박지원을 등용한 것은 2020년 후반기 국정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의 포석을 놓은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박지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후 철저하게 호남의 독자 정치세력화를 막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호남이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자리잡는데 실패하고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으로 들어가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박지원이었다. 민주화의 광주와 호남을 팔아먹고 국정원장이 되었다. 박지원은 호남타락을 위한 문재인의 간자역할을 하다가 간자들의 총책이 되었다. 제자리를 찾아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위해 박지원을 임명했다는 언론의 평가는 귀와 눈을 씻을 일이다. 우스운 소리다. 박지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해 남북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되지도 않았다. 진정 남북관계 발전을 고민한다면 당장 한미실무그룹부터 해체할 일이다.

박지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니 아마도 박근혜 때 채동욱을 몰아낸 것 처럼 윤석열을 몰아내기 위한 작업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박지원의 국정원이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다. 채널A기자로 인해 발단된 한동훈의 검언유착 문제는 매우 솜씨좋은 정치공작의 냄세를 풍기고 있다. 그냥 일어난 일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다. 누가 배후에 있지 않으면 그런 일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단지 누가 배후에 있는지 모를 뿐이다.

호남의 정신을 배신한 타락천사 박지원이 국정원장이 되었다는 것을 축하한다는 정신빠진 사람들이 더 한심스럽다. 이제 호남은 민주화의 성지도 아니고 그저 눈앞의 이익에 정신을 상실한 얍삽한 기회주의자가 되고 말았다. 기회주의가가 되기는 쉬우나 다시 돌아오기는 어렵다.

민주화의 성지였던 호남을 기회주의자들의 본영으로 만든 것은 한줌의 타락한 인물들 때문이다. 한번 타락하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 한번 꿀물을 빨기 시작하면 당뇨병에 걸려 팔다리가 잘라지기 전까지 정신을 잃고 계속 빨아대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호남이 지금까지 민주와 정의의 담지자 역할을 해왔던 것이 비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남이 이번에 택한 기회주의자의 길이 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구나 부산 충청도도 그렇게 하는데 호남이라고 무슨 이유로 혼자서 독야청청할 수 있겠는가? 어쨓든 이제 내가 알던 호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 같다.

아듀… 내가 사랑했고 연모했던 역사의 흔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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