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과 백선엽은 같은 종자일 뿐이다.

오늘 경향신문에 칼럼을 올리는 날이다. 앞으로 경향신문에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백선엽에 관한 내용으로 편집진과 의견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소한 의견차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의견차이는 경향신문이 내가 생각했던 진보와 합리를 더 이상 지니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경향신문에 글을 썼던 정리를 생각하여 그냥 글을 올리지 않고 지나가려 했으나 어제 저녁 문재인 정권의 실력자들이 백선엽을 조문하러 가는 것을 보고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인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는 법이다. 정세균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안보실장이 모두 백선엽을 조문했다. 그가 구국의 영웅이란다. 사이비 기회주의자에게 구국의 영웅이라니… 그에게 목숨을 잃은 독립군과 진짜 구국의 영웅들이 지하에서 통곡을 하겠다.

죽창가를 부르던 인간들은 다 어디로 갔나 ?

너희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냐 ?

문재인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백선엽을 조문한 것은 그들의 정치적 성격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사이비 기회주의 정권이다. 아래는 원래 실으려고 했던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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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의 육군장을 취소하라. 

백선엽 장군이 사망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대전국립묘지 안장도 쉽지 않아서 가족장을 한다고 하더니 육군장으로 격상되었다. 무슨 이유로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올바로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백선엽은 복잡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그의 삶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삶 전반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잘 살았다 하더라도 단 하나의 티끌로 전 생애가 부정당하고, 전 생애를 비루하게 보냈으나 단 한번으로 훌륭한 삶이라고 칭송받기도 한다. 그가 가장 비난을 받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독립군을 토벌하던 간도특설대 장교로 근무한 것이다. 간도 특설대 당시 그의 자세한 행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2년 넘는 기간동안 독립군 토벌 작전을 했다는 것 정도다.  

그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한국전쟁의 전공을 든다. 사단장과 군단장으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공로가 다른 장군들보다 뛰어났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가 지휘했던 제1사단은 전쟁초기에 무력하게 괴멸 당했다. 낙동강 방어선의 다부동 전투를 대표적 전공이라고 하지만 당시의 전황에서 볼 때 특별했다고 하기 어렵다. 지금은 많이들 잊어버렸지만 안강·기계와 영천 전투가 더 치열했고 심각했다. 일반의 뇌리에 다부동 전투가 깊게 각인된 것은 그가 국방부전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을 평생 맡으면서 전사기록에 관여했기 때문인 듯하다. 백선엽 혼자서 한국전쟁의 공을 독차지하고 가로챘다는 참전군인들의 볼멘소리는 그런 연유다. 전사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전공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치 않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의 전공에 대한 과대평가는 공부의 부족 그리고 명성과 권위에 대한 굴종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백선엽이 죽어야 제대로 된 한국전쟁 전사가 쓰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군인들 사이에서 회자되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간도특설대의 친일행위와 한국전쟁에서의 전공만이라면 그의 삶을 평가하는 작업이 복잡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삶의 진면목은 그 이후에 드러난다. 그는 한국전쟁기 참모총장 중에서 가장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다. 1970년대에는 대표적인 부정축재자로 이름을 날렸다. 체면과 염치도 없었다. 군단장, 군사령관 시절에 지휘관 짚차를 타면 중령과 대령이던 미군 고문관을 상석인 앞자리에 앉게 하고 자신은 뒷자리에 앉았다. 부하들의 빈축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백선엽을 국가의 보배라고 말하는 것이 역겹다. 그가 미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미군들을 머슴이 주인을 모시듯이 극진하게 대접한 보답인 듯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때는 명예원수로 추대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가짜 영웅만들기 위한 조작도 서슴치 않았다. 심일 소령을 일본의 육탄 3용사처럼 영웅으로 만들고자 했다. 사실과 다르다는 주변의 지적은 간단히 무시했다. 그가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일제강점기 함경도 도의원으로 악랄한 친일파로 만주에서 산판을 하던 심일의 부친과 당시 간도특설대로 활동했던 백선엽과 관계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만 가능하다. 백선엽의 왜곡에 국방부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군대가 바로서려면 정직해야 한다며 심일의 공적은 거짓이라고 했던 진정한 전쟁영웅이자 월남의 마지막 공사 이대용 장군의 피 토하는 증언을 박근혜의 국방부는 간단히 덮어버리고 말았다. 국방부도 전사조작의 공범이다. 

백선엽은 존경받는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평생 양지만 따라다니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 기회주의자다. 특별하지 않은 전쟁의 공적만으로 반성하지 않은 친일과 부정축재 그리고 기회주의적 삶을 덮어서는 안된다. 보수세력이 친일과 친미를 넘나 들며 부정축재와 거짓을 서슴지 않은 기회주의자를 떠받드는 것은 자신들의 유전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보수의 한계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예비역 장성들과 군대도 백선엽을 영웅시 하고 있다. 군대가 국민의 사랑보다는 지탄을 받는 이유다. 욕하면서도 닮는다고 하는데 흠모하면서 닮지 않을 방도는 없는 법이다.  

죽음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나가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다는 소식들 듣고 참을 수가 없었다. 친일파 척결을 주장하던 문재인 정부가 갑자기 백선엽을 떠받들기로 한 것은 무슨 연유 때문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DNA를 가지고 있다는 고백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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