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미국이 중국을 세계경제 시스템에서 몰아내려 한다면, 중국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국의 최근 행동을 보면 이미 미국이 자신들을 세계경제체제에서 몰아내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이 미국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기 전에 먼저 중국이 어떤 성격의 국가인가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 볼 필요가 있다.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의 행동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그 정체를 먼저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 점부터 정리해보고자 한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상당부분 자본주의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자유화되지 않았다. 미국은 경제적으로 자본주의화되면 정치적으로 자유화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서구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같이 발전한 과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서구의 자본주의발전은 부르주아지들이 이끌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해 자유주의가 필요했다. 만일 자본주의적 발전에 전체주의가 더 유용했다면 전체주의적 경로를 택했을 것이다. 그런 점은 나찌독일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 발전이 정치적 자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틀린 공식이다. 경제적 발전이 정치적 자유를 이끌어내는 것은 경제적 발전의 주체가 부르주아지일때만 가능하다.

국가주도로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정치적 자유가 같이 발전하기 어렵다. 한국은 국가주도로 경제발전을 했지만 정치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경로를 거쳤다. 경제발전의 수혜자들인 한국자본가들은 정치적 자유보다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독재권력의 편에 섰다. 한국 자본가들은 경제적 이익은 국가권력을 통해 확보하고 정치적 자유는 시민들을 통해 얻었다. 한국자본가들이 서구자본가들보다 훨씬 기회주의적 속성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자본가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그들이 어떤 국가적 사회적 희생도 치르지 않고도 이익만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자본가들의 행태도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한국의 재벌가에서 군대에 간 남성이 희귀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도 한국과 비슷하다. 중국의 경제발전도 국가주도로 이루어졌다. 중국의 자본가들도 국가정책의 일방적 수혜자일 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번영을 가능케한 현재의 정치체제를 지키려하지 정치적 민주화를 추구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경제적 발전을 통해 중국의 정치적 변화를 만들겠다는 미국의 계산이 틀어지게 된 이유이다. 역사발전을 추동하고 있는 주도세력의 차이를 무시한 것이다. 동양에서 특히 중국과 한국의 경우, 경제가 아닌 정치권력이 역사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중국은 2천년전부터 지금까지 자본이 역사를 움직인 경우가 별로 없다. 정치권력이 역사를 지배했다. 그리고 정치권력의 주체는 왕조였다. 그런점에서 현재 중국 공산당은 왕조나 마찬가지다. 청왕조에 이은 공산당왕조이다. 현재 중국에 있어 사회주의란 공산당 왕조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사회주의국가라 할 수 없다. 중국에 있어서 사회주의 이념이란 정치권력의 유지와 장악을 위한 도구인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청왕조의 연속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전체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라고만 규정하기 어렵다. 중국국민들은 과거 유럽의 전체주의 국가들과 매우 다르다. 소련이나 나찌독일 치하의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중국은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만 자제하면 거의 무한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정치적 참여를 제외하면 국민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상황은 역사적으로 특수한 양상을 보인다. 과거의 용어로는 현재 중국의 상황을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미국이 중국을 전체주의 국가라고 몰아가는 것도 또다른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주의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치지도층과 인민대중을 분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만일 미국이 중국을 전체주의라고 규정하고 공격할 경우, 중국에서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인민대중과 공산당권력의 결속을 훨씬 더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미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문제는 영토적 분열이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나뉘어지고 통합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중국의 사회주의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통합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려면 전체주의라는 공격으로 정치권력과 인민대중을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지방과 중앙을 분리시키는 전략을 써야 했다. 중국이 기를 쓰고 홍콩을 장악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중국은 홍콩을 완전하게 장악 함으로써 미국이 중국의 지방을 분열시킬 수 있는 근거지를 완전하게 봉쇄하려 한 것이다.

원래 중국의 대응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삼천포로 빠졌다. 삼천포 갔다 온지 며칠되지 않아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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