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인가 영전인가 ? 최종건의 경우

우리는 네개의 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첫번째는 코로나 문제다.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다. 둘째는 경제문제다. 경제상황이 갈수록 나빠진다. 셋째는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문제다.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진다. 넷째는 한미관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이번정권에서도 전작권전환도 물건너 간 것 같다.

코로나, 경제, 정권의 정당성 문제는 진행되는 과정을 알아채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미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통상의 국제정치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 그리고 대중들이 생각하고 아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매우 많은 요소들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각종의 암수들도 횡횡하기 때문이다. 거짓말과 사기 그리고 속임수가 횡횡하는 것이 국제사회다.

상대국가가 하는 말을 믿는 것은 바보다. 우리나라에 이익이 된다면 어떤 거짓말도 훌륭한 외교적 자질이라고 평가받는다. 트럼프가 우리나라에게 방위비 올리는 것이 맨하탄 빌딩 월세 받는 것보다 쉬웠다고 했던 말은 단적인 예이다.

국제사회에서 믿고 의지할 상대는 아무도 없다. 그것이 미국이든, 중국이든, 북한이든, 일본이든 본질적으로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 일본, 북한 모두 자국에게 이익이 된다면 어떤 일이든 말이든 다 한다.

미국은 현재의 한미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하여 중국의 팽창을 저지할 수 있는 교두보로 만들고자 한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분리시켜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려고 한다. 일본은 동북아의 지역강국으로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하려한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이용해서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려한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이 동북아지역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각국의 입장이 이처럼 각각 다른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최대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는 무조건 친미, 무조건 친중이라는 식으로는 우리의 이익을 확보하기는 커녕, 현재의 상황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이 한미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려고 하는지 의문스럽다. 위태위태한 것 같다. 최종건 청와대 군비통제비서관이 외교부 차관으로 영전했다. 그동안 김종현 안보실 2차장과 최종건 비서관 사이에 서로 의견충돌이 심하다는 것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최종건이 외교부 차관으로 간 것은 외형적으로는 승진이지만 실제적으로는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부처에서 차관이란 실무적인 행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최종건은 남북의 문제를 담당하다가 일개부처의 실무책임자로 간것이다. 정통관료라면 당연히 승진이겠지만 교수인 최종건에게 외교부 차관은 역할의 축소에 불과하다. 차라리 외교부 차관을 하느니보다 그냥 대학에 돌아가서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 하겠다. 다음에 장관을 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할지 모르나 그러려면 대학교수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옳지 않다.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

최종건의 외교부 차관으로 방출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한미연합연습도 제대로 치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작권전환을 위한 최종점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전작권전환을 위한 최종점검을 하지 못했으니 전작권 전환도 문재인 정권 임기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청와대내에서 김현종과 최종건의 갈등사이에는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남북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종건과 한미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현종 사이에서 저울추가 한미관계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한미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은 중의적이다.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는 말에는 그야말로 한미간 상호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미와 한국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을 더 우선시함으로써 개인의 영달을 추구한다는 식민지적 근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미관계를 중요하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의 눈에 들어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지극히 사적 인간들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문재인 정권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사이에서 서슴지않고 한미관계를 선택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한미관계란 앞에서 언급한 식민지적 근성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최종건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 그나마 청와대 안보실에서 정책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축출(?)된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기간 문재인 정권은 주변정세의 변화나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과 같은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미국의 마음에 들기 위한 폭주기관차를 달릴지도 모른다. 특히 권력의 정당성이 위협을 받을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전작권전환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작권전환 방식은 문제가 많다.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완전하고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군 장교들이 작전지휘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그냥 그대로 현재의 상황에 머무는 것보다는 낫다. 갈지자를 그리겠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요구하는 방위비문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갑자기 트럼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수도 있다. 현재 청와대의 분위기라면 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아닌 방위비 언급을 하는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노파심 때문이다.

한미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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