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패권 시기과 일본과 독일의 차이

아베가 물러나고 스가가 수상이 되었다. 일본이 달라져야 동아시아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변화는 미중 패권경쟁을 맞이하여 시대적 역사적 요청이다. 어차피 미국은 지는해다. 아무리 저항하더라도 떨어지는 것은 가속도가 붙는다.

떠오르는 해는 누르기 어렵다. 그러다가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 지금의 중국을 힘과 강압으로 내리 누르려는 시도는 어리석다. 세상 모든 것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법이다.

우리는 앞으로 처하게될 위기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현상의 변화는 다양한 위기를 초래한다. 때로 이런 위기들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위협이 되기도 한다. 제일 먼저 우리가 해야할 일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 하기 보다. 위기가 심각한 위협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중패권경쟁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결과는 간단하다. 첫째, 미국이 이긴다. 둘째, 중국이 이긴다. 셋째, 서로 경쟁하면서 같이 존속한다. 세번째 미국과 중국이 지금과 같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을 지속하는 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다. 언젠가 미국이 이기든 중국이 이기든 결정이 될 것이다. 시간이 가면 중국이 우위에 서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과 같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경쟁하는 시기는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국가와 지역으로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지금과 같은 기간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은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제적인 문제가 심각해지겠지만 그것은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어느정도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나마 우리가 향유하고 있던 많은 것들이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상당히 변화할 것이다. 경제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민족문화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 독립국으로 사느냐 위성국, 조공국으로 사느냐의 문제가 닥친다.

미국이 빠져나간 곳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조공관계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원래 중국이 생각하는 국가들의 관계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는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도 그런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미국이란 힘이 빠져나가게 되면 일본도 중국으로부터 저항하기 어려운 구심력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 미국을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국제관계에서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는 없다. 이익이 되는 나라와 손해가 되는 나라만 있을 뿐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이 패권을 장악하더라도 유일하게 독자적인 지위와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국가는 북한이다. 핵과 미사일 때문이다. 한반도의 전략적 위치 특히 북한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핵능력을 가지고 중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북한과 힘을 합쳐야 중국의 압력과 영향력을 완화할 수 있다.

미국이 실패한 것은 북한이 지니고 있는 전략적 지정학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대화는 북한이 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 했어야 했다. 미국이 패권경쟁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그 이유중 가장 큰 것은 북한을 회유하고 설득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록될 것이다.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팽창하게 되면 한국이나 북한이 혼자서 막아내기 어렵다. 최상의 방향은 남북한 일본이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현재가 아니라 아직 메이지 유신과 중일전쟁의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를 위시한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의 세계는 메이지 유신과 태평양 전쟁 사이로 고정되어 버렸다. 일본은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과거의 경험과 영광을 잊어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텐진조약으로 서구제국주의자들의 먹이감이 되었던 중국은 다시 과거의 힘을 회복했다. 별것도 아닌 줄로 알았던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서 무장했다.

중국의 패권적 영향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물러나갈 미국에게 몰빵하는 것 보다 남북일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커지는 중국의 힘을 혼자서 다 막아 보겠다고 덤비는 것보다 남북일 협조체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쉽고 지속적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협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것은 미국이 마음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북아지역에서 남북과 일본이 서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일본이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메이지 유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일본 정치인들과 주류세력들의 세계관과 인식의 변화없이는 진정 중국의 세력팽창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갈라치기를 할 것이다. 북한과 남한을 갈라치고 남북한과 일본을 갈라칠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이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은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일종의 동북아지역 국가 분열구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일본이 메이지 유신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21세기 중국이 부상하는 시대의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일본수상이 아베에서 스가로 바뀌었다고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스가가 대화를 하자고 해서 뭐가 달라질 것 같은가?

동북아지역의 진정한 변화는 일본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동북아 지역이 유럽과 같이 단결하지 못한 것도 일본의 책임이다. 그점이 독일과 일본의 차이다.

독일은 과거에서 벗어나 있고 일본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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