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어업지도원 사살에 대한 사과와 김정은 친서의 의미

북한이 어업지도원 사살에 사과하는 전통문과 김정은의 친서를 보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평가했던 내용의 기본적인 틀에 대한 수정의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북한의 사과와 친서로 하루만에 남한내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없다. 유시민과 같은 사람들은 북한의 사과와 친서가 담고 있는 전략적인 의미를 해석하기보다는 국내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문재인 정권의 비극은 국내정치적 요소와 대외정치적 문제의 경중과 균형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시민 같은 사람이 정권의 옹호자로 나섰다는 것이다. 본질은 어디로 가버리고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만 열심히 바라보고 있다. 유시민은 국민들에게 왜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을 바라보지 않고 달을 보느냐고 호통을 치는 사람인 것이다.

어업지도원의 사살과 북한의 반응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보자

첫째, 월북인가 아닌가?

이번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결론은 월북으로 보아야한다. 군이 월북이라고 한 것은 당시 북한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지휘계통으로 어업지도원이 월북을 하려한다는 것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직접 확인되지 않았으면 군이 그런 평가를 할 수 없다.

지금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우리국민을 북한이 사살하고 불태우다니 하는 분노는 어업지도원이 월북했다면 이유없는 주장이 된다. 북한은 어업지도원이 월북했다고 하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월북한 사람을 사살했다면 그것은 심각한 인권범죄문제다. 전쟁에서 포로를 살해해도 재판을 받는다. 월북하겠다는 민간인을 사살했다면 당연히 북한은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되어야 한다. 당연히 검문에 거부했기 때문에 사살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월북하지 않았다고 하는 정치세력은 오로지 현재 정권을 비판하기 위한 목표때문이다.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정부만 비판할 수 있다면 군의 정보판단도 믿지 않고 부정한다. 군이 월북이라고 할때는 그냥 그럴 것 같아서 하지 않는다. 정보의 충첩성과 신뢰성을 평가해서 나온 결과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도 월북이란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접근했다면 곤경에 처하지 않았을 것인데 그러지 않고 분위기와 여론에 휩싸이다 보니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상황에 처해 버린 것이다. 아무리 정치적 고려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 군의 정보판단은 그 어떤 추측보다 사실에 근접한다.

둘째, 북한이 사과하고 김정은 친서를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이 사과하고 김정은 친서를 보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이 사과하고 친서를 보낸 것은 문재인 정권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을 존중해서가 아니다. 유시민은 북한의 사과와 친서를 보낸 것을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해서라고 하면서 북한의 전략적 의도를 파악하는 기회를 제거하고 말았다.

북한의 의도를 살펴보기 전에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사과를 하고 친서를 보내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남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여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여유는 핵무기에서 나온다. 자신들이 핵보유국가이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여유를 북한이 전정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최근들어 블러핑도 하고 있다. 과거 북한은 자신들이 한 말은 반드시 지켰다. 북한의 전략적 이점은 자신들이 한 말을 지키는 것에서 찾았다. 핵무기를 보유한 지금 북한은 그런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북한의 사과와 김정은 친서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

북한이 이번 사과와 친서를 통해 노린 것은 남한내 정치세력들의 분열이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행동을 비난하면서 국민의 힘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북한의 사과와 김정은 친서는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이다. 남한내 정치세력의 단결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문재인정권이 국민의힘과 같이 북한을 비판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사과하고 친서까지 보낸 것이다. 물론 남한내 북한과 화해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고려도 작동했을 것이다.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이 유효하게 작동했다는 것은 유시민이 즉각 증명해 주었을 뿐이다.

북한이 이렇게 나왔으니 문재인 정권도 고민이 될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의 손바닥안에 있다. 처음에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의 북한을 너무 우습게 알았다. 지금 김정은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이 사과와 친서로 지금까지의 강경한 태도를 접고 다시 북한에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다. 문재인 정권은 이번 사건으로 방향타를 바꾸어 잡았다. 원래의 모습, 원래의 생각으로 돌아간 것이다. 모처럼의 기회를 버리고 다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 할 지 모르겠다.

북한도 이번 사과와 친서로 문재인 정권과 대화를 할 것 같지 않다. 그들은 이미 사과와 친서로 거둘수 있는 목표를 달성했다.

셋째, 북한 전통문의 내용은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는 구태여 나열해서 설명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이번 처형건은 북한 최고 권력의 지시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김정은이 직접 처형을 승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북한은 전통문에서 사건의 경과를 설명했다. 아무것도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사과와 친서를 이유로 그냥 지나가려고 한다면 잘못된 일이다.

남한이 지금처럼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은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때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대응하는 방향을 수립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군의 정보판단대로 월북자로 규정했다면 일이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을 것이다.

월북자를 북한이 처형했는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대한민국 정부와 군대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번 사건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 능력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다.

닥치고 북한규탄은 쉽지만 우리는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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