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당 점령,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위기다.

현대 민주주의의 본산인 미국 국회의사당이 폭도들에게 점령되었다.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모두들 입을 모아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미국에서 발생한 사태를 <민주주의의 위기>라고만 하면 문제는 매우 간단하고 단순해진다. 그저 불법 무도한 폭도들이 의사당에 진입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무식하고 배운 것 없어서 자신들의 의사표시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그냥 정해진 질서와 규정을 착실하게 지키는 것일까? 정해진 질서와 규정을 착실하게 잘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독재체제가 요구하는 덕목이다.

민주주의는 순종과 복종 그리고 질서가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지금 이순간 국회의사당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요구하며 단식하고 있는 김용균의 어머니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폭도다.

민주주의는 반항과 저항, 대규모 스트라이크와 데모를 의미한다. 정치적 시위, 반항이 불가능하면 민주주의는 죽는다. 민주주의와 독재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기준은 저항과 반항이다. 저항과 반항이 가능하면 민주주의고 저항과 반항이 불가능하면 독재다.

미국의 의사당 점령은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의사당 점령자체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은 민주주의라기 보다 과두정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투표라는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미국의 국가운영방식은 전형적인 과두정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가진자들의 민주주의일 뿐이다.

미국 의사당 점령을 단순하게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규정하는 순간, 소위 폭도들이 의사당을 점령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심연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미국이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위기다. 트럼프가 폭도들을 선동했다고 한다. 그것은 문제의 핵심을 왜곡시킨다. 우리는 왜 트럼프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는가를 보아야 한다.

트럼프는 몰락하는 중하층 백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미국내 삶의 질을 점차 악화되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소위 미국의 금융자본은 역대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고 중하층 백인계층은 하층계급으로 추락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트럼프는 하층계급으로 내몰리는 백인 중하층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정치인일 뿐이다. 의사당을 점령한 그들은 하층계급으로 내몰리는 위기상황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행동을 단순하게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이들의 폭력적인 행동뒤에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국의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주류들은 자신의 재산을 더 늘리기 위해 자본주의체제가 위기에 빠지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세상에 어떤 질서와 체제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 자본주의도 시대적 변화와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면 후퇴한다. 자본의 무제한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길로틴으로 보내는 짓이다. 대다수의 사람이 큰 걱정없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지 못하는 체제는 존속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존속되어서도 안된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개혁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지금 미국의 자본주의는 그런 의미에서 위기에 처해있다. 부자들은 재산이 많아서 감당을 하지 못한다. 반면 도시에는 노숙자가 널려있다. 이런 사회가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 백인 중하층민들은 자신들이 노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미국 자본주의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부를 재분배하는 방법 밖에 없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는 자본주의는 선이 아니라 악이다. 존속가능하지 않다. 돈이 없다고 계속 사지로 내몰리는 체제는 없어지는 것이 옳다. 그러지 않으려면 자본주의도 변해야 한다.

미국의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란 이제 자본주의 체제를 죽이는 도구가 되었을 뿐이다. 의사당에 난입한 폭도들은 미국이 처한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다.

19세기의 자본주의 개념을 21세기까지 고수하고 있으니 세상이 조용할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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