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죽음

며칠동안 혼미한 상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도 읽히지 않고 글도 써지지 않는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사나 하는 생각만 든다. 세월호가 가라 앉는 장면을 TV로 보았을 때 보다 더 힘든 것 같다. 한달넘게 밤마다 눈물을 흘렸다.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눈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눈물은 나지 않는데 힘은 더 든다.

세월호 때는 분노했다. 정인이의 죽음을 들으면서 분노도 느껴지지 않는다. 분노보다 실망이 더 앞선다. 애써 정인이에 관한 뉴스를 듣지도 보지도 않으려 했다.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세월호때는 어른들의 실수와 잘못으로 아이들이 죽었다. 정인이는 악마의 마음을 가진 인간이 고의로 죽였다.

많은 죽음을 보았다. 사람을 죽이는 것, 그것도 대량으로 많이 죽이는 것이 직업이었다. 그럼에도 죽어야 하지 않는 죽음은 슬프게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죽음이었다. 아무죄도 없이 어떠한 반항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죽임을 당했다.

그 어린 것이 죽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정인이의 죽음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종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다. 한국사람들은 우리가 싫어하는 일본인들보다 훨씬 종자가 나쁜 것 같다.

한국인들은 인간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에서 유래없이 동족을 노예로 삼았다. 세계에 여러 민족들이 있지만 자기 동족을 노예로 만든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 대부분 전쟁포로를 노예로 만들거나 다른 곳에 가서 노예를 포획한다. 우리나라만 동족을 노예로 만들었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발싸개만큼도 여기지 않는 이유는 자기동족을 노예로 삼았던 전력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민이 죽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김태균의 죽음이 그랬고 구의역 김군의 죽음이 그랬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있으나 마나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다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역사의 유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못한 자들, 나보다 돈이 없는 자들, 힘이 없는 자들은 언제든지 짓밟아도 되는 노예라고 생각하지 않고서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

우리 모두는 지구에서 가장 못된 종자인 것 같다. 돈만 있으면 뭐하나 ? 인간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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