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이유

우리처럼 주변의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나라는 국제정치의 변화를 관심있게 바라 보아야 한다. 특히 세계정치를 좌우하는 미국의 움직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와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대외정책을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 전반적인 방향을 언급하면서도 북한문제는 쏙 빼 놓았다.

이를 두고 소위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미국이 북한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진단을 내 놓기도 했다. 북한을 무시했던 오바마 행정부 처럼 바이든 행정부도 그런 정책의 연속선상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한편, 미국의 조야에서는 동맹국과 협조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은 정의용의 외교부장관 청문회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더욱 굳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미국이 12일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문제를 시급한 우선순위라고 언급했다. 북한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표명은 앞으로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미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문제를 시급한 우선순위라고 한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아마도 지금 미국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정하는 분수령에 있는 것 같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이제까지 미국이 주도했던 북핵정책은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94년 AF에 서명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미국은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가 핵무기의 재료가 될 수 있다며 KEDO를 파기했다. 아마도 미국이 경수로는 문제가 되니 다른 방식으로 북한에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부시행정부 들어서는 대북정책재검토라고 하면서 지금처럼 북한에 강압 일변도의 정책을 구사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저항한 것도 그때부터이다. 오바마행정부는 가장 무력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 북한은 아무런 저지도 받지 않고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거리로 하는 ICBM를 개발하고 무장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부시행정부의 강압정책과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너 마음대로 해봐 정책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면, 북한문제를 발전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대는 불가능하다. 실패했던 행동을 계속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단순하게 비확산정책의 범주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면 미중 패권 경쟁에서 북한이 지니고 있는 지정학적 의미를 재검토해야 한다.

만일 오바마 행정부때 미국이 북한을 끌어 들였다면 미중패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지금, 북한은 미국의 원군이 될 수도 있었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한 지금, 미국은 북한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우군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북한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특별하게 얻을 것도 없는데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중국일변도도 가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 서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성과라도 얻으려면 기존의 방식과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나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런 정도까지는 생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화를 주장하는 문재인 정권과 일정한 선을 긋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새로운 대북정책을 적어도 문재인 정권과 같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다소 왔다 갔다하는 대북정책방향은, 문재인 정권과 대북정책을 손잡고 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작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고 한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와 손을 잡았던 문재인 정권과는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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