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북미관계, 미국의 현실감각 부재가 초래한 비극

미국이 2월에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미국은 북한을 회유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북한이 미국의 접촉요구를 무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그렇듯이 침묵은 간단하지만 해석은 복잡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문제를 다루면서 착각하는 것이 있다. 북한이 핵보유국가라는 것이다. 북한이 핵보유국가라는 이야기는 어마어마한 국제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인정해야할 것은 북한은 핵을 보유함으로써 이미 세계적인 강대국의 수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어떤 국가를 강대국으로 보는가 하는 기준에 가장 중요한 것이 군사력이다. 경제력은 그냥 부유한 나라를 의미할 뿐이지 강대국이라고 할 수 없다.

북한은 그냥 핵보유국이 아니라 대륙간 탄도탄을 가진 나라다. 북한은 미국 본토와 중국 러시아를 대상으로 핵 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핵잠수함까지 실전배치하게 되면 북한은 제2격 능력까지 보유하게 된다. 명실상부하게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정도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구상하고 수행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아직까지 핵보유국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아직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는 것은 어리석다. 어리석음을 지나서 무지하다. 미국은 핵보유국 북한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의 접촉요구를 무시한 것은 더 이상 미국의 말장난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미국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 행동이란 유엔제재의 해제다. 북한은 미국이 유엔제재 해제를 하지 않으면 어떠한 형태의 대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정책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픈 접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이제까지 완전하게 실패했다. 아무런 의미없이 비핵화만 주장하다가 기회를 놓쳤다.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수단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주장만 했다. 그것이 실패한 이유다. 정책은 현실이다. 주의주장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정책 전문가들이 모두 비핵화와 제재강화를 언급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대화를 할 필요조차도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의 행동이 어떻게 될까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핵무력을 완성할 것이고 제2격 능력을 강화할 것이다. 독자적으로 원자로를 만들어 원자력 발전소를 돌린다고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외국의 기술을 이전받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이미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한 기술을 상당부분 습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행동공간은 점점 더 넓어진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적대적으로 대하면 대할수록 북한이 행동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는 많아진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 전이라면 비핵화정책이 옳다. 그러나 이미 핵무기를 다 보유한 상태에서 비핵화는 무의미하다. 그때는 핵보유국대 핵보유국으로서의 세력정치가 더 주요하다. 미국은 점점 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상실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비핵화보다 미중패권에 북한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북한이 비핵화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다. 북한이 미국과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미군이 북한에 진주하여 북한의 안보를 완벽하게 보장하는 경우다. 그런 경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

미국이 이제까지 비핵화에 실패한 것은 현실감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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