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다운 짓 한번이라도 하자.

이제까지 어떤 정권에서도 이렇게 극적인 대외정책의 반전을 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들어서 초기의 대외정책의 주요 방향은 남북화해, 일본과 역사청산, 중국과 관계강화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일본과의 문제는 박근혜 정부 당시부터 뭔가 크게 잘못 돌아간 측면이 없지 않다. 특히 위안부 협상과정은 국민적 공감대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중국에 가서 삼불정책을 수용했다. 사드추가배치 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하지 않고,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3불정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이것이 중국에 약속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과 약속을 함으로써 말 그대로 주권적 권리를 스스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는 중국이 경제적 압박을 가했을 때다. 거리에 넘쳐나던 중국관광객들이 일시에 사라졌다. 경제가 어렵다고 했다. 물론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고 약속을 해줄 일은 아니었다.

그냥 중국의 그러한 우려를 대통령이 들었다 정도면 된다. 외교는 여지가 중요하다.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때 방애가 될 수 있는 짓을 하면 안된다. 그것은 동맹국과도 마찬가지다.

섣부른 약속을 하면 그에 대한 댓가를 치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말기 들어 갑자기 대외정책 방향이 모두 변했다. 친북에서 반북으로, 반일에서 친일로, 친중에서 반중으로 바뀌었다.

문재인이 이렇게 대외정책을 180도 바꾼 것은 정권이 위태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의 대선과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재인이 꼬리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문재인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한국의 대외정책 방향을 바꾸려고 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봉쇄를 위한 쿼드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일 연합훈련까지 기정사실화되었다.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사드 추가배치를 미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리 정부는 즉각 협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는 거짓말이었다. 이미 작년부터 미국은 사드체계 추가배치에 대해 한국정부에 통보했다. 당연히 청와대 안보실에 보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거짓말했다.

신문기자들이 더 나쁘다. 그런 사실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그냥 입다물고 있다. 그건 신문기자로서의 직무유기다.

문제는 이런 급격한 방향전환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한 아무런 검토와 대응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중국 견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중국의 확대는 우리의 위축을 초래한다. 우리가 위축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간 화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남북한이 힘을 합쳐서 중국에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이 중국편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북한은 중국을 미국보다 더 위험한 안보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표면은 잔잔하지만 그 밑에는 펄펄 끓고 있는 관계나 마찬가지다.

남북간 화해협력이 이루어져야 건설적인 한일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일본은 주의주장이 아니라 힘에 의해 움직인다. 남북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절대로 일본이 변하지 않는다. 일본이 변하지 않으면 동북아의 안정을 불가능하다. 한반도와 일본이 힘을 제대로 합치지 않으면 중국을 견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록 어렵지만 우리는 그런 아주 좁디 좁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전까지 어설픈 행동을 하면 안된다. 비록 미국이 아무리 요구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취약한 존재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매우 취약하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관계를 차단해버리면 우리 경제는 붕괴할 수도 있다. 특히 쿼드 가입과 한미일 군사동맹관계와 같은 것은 위험하다. 우리의 실력이 중국의 압력을 견딜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동맹주의자들은 쿼드 가입을 주장한다. 그러나 가입을 주장하기 전에 중국의 보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먼저 이야기 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을 보복하기는 어렵다. 중국이 일본을 보복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을 보복하기는 쉽다. 중국은 한국을 시범케이스로 잡아서 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서 있는가?

정말 미국의 압력이 너무 강해서 어쩔 수 없다면 미국으로부터 약속을 받아야 한다. 중국의 보복이 가해지면 어떤 조치를 해줄 것인지를 확답받아야 한다. 미국이 한국의 그런 요구를 무시하고 그냥 무조건 가입하라고 한다며 그것은 동맹국이 아니라 식민지로 보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아무리 권력유지가 어려워도 대통령 다운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 최근 미중간 경쟁은 국제정치사에서 매우 극적인 국면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있다.

문재인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사저땅투기에 대한 비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