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갑자기 북한 비핵화를 주장한 이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비핵화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은 한반도가 비핵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위협이라고 생각했지만 북한은 미국이 언제든지 핵무기를 한반도에 들여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빼내간 것은 미러간 중거리핵무기 금지협정 때문이었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미국과 러시아는 세계적인 핵무기 위협을 낮추기 위해서 중거리 핵무기 금지협정을 체결했다. 상호 신뢰의 의미와 함께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가 유럽을 노리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 중거리 핵무기 금지 협정으로 가장 이익을 본 측은 미국과 유럽이었다. 물론 러시아도 유럽과 한국에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던 미국의 중거리 핵무기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유럽이 느끼던 중압감의 해방과는 비교하기 어려웠다.

갑자기 2018년 미국이 중거리핵무기 금지협정을 일방적으로 폐기했다. 미국의 중거리핵무기 금지협정 폐기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서는 여러 지면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거리 핵무기가 필요했고 예상되는 배치지역이 한국과 필리핀 일본 등지가 될 것이라고 추정한바 있었다.

미국은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기 위해 한반도의 핵위협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미북간 핵무기를 둘러싼 협상과 합의도 파국으로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한반도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과 패권경쟁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북한을 포용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 두번째는 남북관계를 적대적으로 만들고 북한이 핵위협을 극대화하도록 해서 남한에 미국의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직접 견제하는 것이다.

미국은 첫번째 방법은 포기한 것 같다. 두번째 방안으로 접어들었다.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비핵화를 주장하는 이유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 언론에서는 왜 문재인정부가 북한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마친 친북적인 성향을 지닌 것 처럼 국민들에게 비치게 하려고 한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에서 써오던 표현인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를 주장한 것은 다시 남한에 핵무기를 가져다 놓겠다는 의지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협상당사자들도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동선언문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그렇게 나오면 우리 정부가 아무리 버틴다고 해도 별로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특히 국민을 제대로 통합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반도는 다시 1990년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북한의 핵문제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미국은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은 그 이후에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문재인 정권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짧은 기회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놓치고 말았다.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중국은 남한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우리 정권은 미국에게 어떤 반대급부를 요구하여 중국과의 경제단절로 인한 손해를 벌충할 수 있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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