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누가 누구를 속인 것인가?

정의용 안보실장이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1월 8일) 축하 서신 전달을 부탁받아 북한에 서신을 전달했다고 1월 10일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랬더니 11일 북한의 김계관이 자신들은 이미 트럼프로부터 직접 생일축하 서신을 받았는데 남한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핀잔을 주었다. 북한은 남한이 북미간에 괜스리 끼어들어서 장난을 치지말하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

이번에는 북한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일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러나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간단하다.

첫번째는 정의용 말처럼 트럼프가 그런 말을 했을 경우다. 미국이 직접 트럼프 친서를 김정은에게 보내놓고, 한부를 더 정의용에게 주면서 김정은에게 전달했을 경우다. 만일 미국이 그랬다면 어떤 상황일까? 김정은이 트럼프의 서신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답해서 다시 한국을 통해서 친서를 한번 더 보내려고 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체신을 보아서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지 않았다면, 미국은 그냥 한국을 가지고 놀려고 장난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한국가지고 장난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

두번째는 정의용이 트럼프가 하지도 않은 말을 거짓으로 옮기 것이다. 정의용이 트럼프의 친서가지고 장난친 경우가 있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19년 6월 14일 제1차 북미정상회담 기념으로 트럼프가 북한에 보낸 서신의 사본을 한국에 통보했다. 그런데 마치 문재인과 정의용이 트럼프의 친서를 본 것 처럼 언론 플레이했다. 문재인과 정의용이 친서를 보았다고 한 것은 사본이 아니라 직접 친서를 보았다는 뉘앙스였다. 그러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사본을 받아 보았다는 식으로 정리를 했다. 그 당시는 큰 문제를 삼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이번에도 두가지 중의 하나다. 확률은 50%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미국이 거짓말을 했다면,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상대다. 미국이 하는 말과 행동은 앞으로 모두 확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과의 모든 회의와 대화는 반드시 노트로 작성해서 상호 서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만일 정의용이 거짓말을 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트럼프 친서를 계기로 뭔가 한국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한 것일까? 아무리 그렇다고 그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주요 언론에서 이문제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가 그런 거짓말을 했다면, 이것은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정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최근의 국내정세가 어려워지니 북미회담이나 남북관계로 출구를 찾아보려고하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현정부는 거의 마지막 막다른 골목길에 몰려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와 정의용을 어떻게 볼까? 대화를 하려면 상대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국제관계에서도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속일 수도 있다. 또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지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문재인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은, 그가 진정으로 남북간 긴장완화나 평화구축을 위해서라기보다 국내정치적인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정략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만일 정의용이 거짓말을 했다면 이것은 창피한 수준을 넘어선다. 정권이 거짓말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린것이다.

정의용은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밝혀라. 누구 말이 맞나 ?

미국과 이란, 미국패권 종말의 서막

세계패권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패권을 확보함으로써 얻는 이득은 많다. 그러나 그런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패권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패권은 세계기축통화로서의 달러, 막강한 군사력에 의해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은 패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 규모의 금융시스템도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폴 케네디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에서 군사비를 많이 쓰기 때문에 강대국이 무너진다는 주장을 했다. 폴 케네디 교수가 생각한 강대국은 패권국가였다. 폴 케네디교수는 주로 군사비를 생각했지만, 오늘날 미국이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은 기축통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군사력도 결국은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이 기축통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달러를 받고 원유를 수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 댓가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안위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홍콩에서 학생 시민들이 중국에 반대해 민주화 시위가 한참 일어나고 있을 때, 민주화란 국민국가의 틀안에서 가치를 지니는 것이지 국제사회에서는 무의미하다는 취지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상의 가치로 생각했다면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제적 왕정을 민주정으로 바꾸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미국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수단이지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라크를 민주화시킨다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서로 전쟁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한다. 전쟁은 체제를 막론하고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때 발생한다. 전쟁은 당사국들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전체주의국가인지를 막론하고 이익이 결정적으로 충돌하고 이를 외교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래서 전쟁은 항상 외교의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란은 신정체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매우 민주주의적인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대통령과 내각은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다. 물론 신정체제로서의 구조도 있다. 신정과 민주주의의 기묘한 동거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대표적으로 가장 민주주의적인 국가중 하나다.

미국의 패권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동의 석유수송을 보장하는 것이다. 석유수송을 보장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호르무즈해협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 없다. 결국 그것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의 채산성이 높아지면서 중동을 버려도 미국은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피터 자이한 이라는 사람이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라는 책을 썼다. 미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우스운 이야기다. 어떻게 미국인이 자신들이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잘 모를 수 있을까 ? 이 책이 미국 지식인들에게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미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줄여나가면 그 공백은 중국과 러시아, 유럽, 한국과 일본이 메운다.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달러로 원유를 받을 수 없다. 아마도 위안화나 유로화가 결재통화가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면 전세계에서 달러는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럼 미국은 세계패권을 상실한다. 만일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만족하게 살겠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리고 미국의 세계금융자본의 통제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올 때 피터 자이한과 같은 생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은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패권유지를 위해 들어가고 있는 비용을 줄이고자 한다. 미중패권경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막대한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요구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지금과 같이 어마어마한 비용의 군사비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서는 미국의 내적 발전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트럼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와 같은 대응이 현명할 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그런 영향력의 축소로 인한 세계적 영향력의 상실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최근에 트럼프가 북핵문제와 이란 문제로 혼란을 겪는 것을 설명할 이유는 이것 빼고 달리 없을 것 같다. 결국 미국내 정책적 혼선이 국제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중동지역에서 어마어마한 권위의 손상을 초래할 것이다. 아마 가장 쇼크를 받은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이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이란과 유화적인 관계를 맺고자 할 지도 모른다. 중동지역에 광범위하게 펼쳐저 있는 반미세력들은 이번 사태로 힘을 얻을 것이다.

미국이 이란에 경제제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유엔차원의 제재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다. 이미 북핵문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게다가 이란과 중국은 서로 특수관계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참가할 수 없다.

게다가 이란의 대응수단도 강력하다. 만일 미국이 독자적인 제재를 한다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버릴 수도 있다. 상호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가면 누가 더 피해를 볼까?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다. 말이 경제제재이지 실제적인 제재는 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면 당분간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 이 틈을 타서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당연히 북한은 마음대로 핵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들이 언급한것 처럼 태평양에 수소폭탄 실험을 할 지도 모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을 지원할 것이고 미국은 또 전쟁의 수렁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의 잘못된 행동으로 두가지 옵션을 앞에 놓고 있다. 급격한 헤게모니의 상실과 천천히 완만한 헤게모니의 상실이다. 급격한 헤게모니의 상실보다 완만한 상실이 훨씬 용이하다. 운이 좋으면 그런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성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완만한 헤게모니의 약화를 견디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간 문제가 생겼을 때 제일 좋은 것은 서로 감정을 내려놓고 타협을 하는 것이다. 열받는다고 송사로 가면 둘 다 망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외교적으로 적당하게 타협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지 못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강요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이후 수없이 많은 전쟁을 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군사적으로 정리한 경우는 한번도 없다. 물론 아메리카 대륙의 소규모 작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은 분단으로 끝났다. 월남에서는 패망했고, 아프간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라크도 오히려 문제만 더 크게 만들었다. 세계최고 최대의 군사력으로 중동의 한나라도 제대로 완벽하게 제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중동과 아랍권은 미국의 권위가 손상된 지금의 상황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서서히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 지도 모른다.

호르무즈 파병문제, 접근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호르무즈에 파병키로 한 정부의 입장이 곤란해진모양이다. 청와대에서 NSC를 긴급하게 개최했다는데 별 내용이 없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안보실의 책임자들의 무능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건데 우리 정부는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겠다고 이미 사전에 동의를 한 것 같다. 그 결정은 이미 오래전 일본의 경제침략 문제로 한일관계가 복잡해질 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부의 안보라인들은 한일문제에 미국이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약속했을 것이다. 기억해보면 미국이 그런 말도 끄내지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그런 약속을 한 것 같다.

그 당시 호르무즈로 해군함정을 보내는 것은 새로운 의미의 파병이므로 국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의 국회 파병동의안을 확대해석해서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호르무즈로 해군함정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해군함정을 호르무즈로 보내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중동상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며 우리가 어떤 피해를 당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하원에서도 트럼프가 이란과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항상 미국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일본도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있다.

정부가 파병하겠다고 했던 때와 상황이 완전하게 달라졌다. 상황이 바뀌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문제를 정부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것은 외교적 카드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 및 정부 안보부처는 그런 판단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 초래하게된 담당 책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호르무즈 파병은 전쟁 혹은 준전쟁지역에 보내는 행위다. 따라서 정부가 기존의 국회동의안 해석을 확대한 것도 원천무효다. 당연히 전쟁 혹은 준전쟁 상황에 군함을 보낼 때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회가 이번 파병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정부는 그런 능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다시 번복하기도 매우 어려운 상태일 것이다.

파병해서 작전을 하는 방법과 형식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연합함대의 일원으로 우리 군함을 보내라고 한다. 그러나 만일 미국과 이란이 전쟁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우리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이란과 교전당사국이 된다.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점에서는 일본의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군함을 파견하되 독자적인 작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마도 일본은 이미 지금과 같은 상황을 충분하게 예측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일본과 해상수송로의 안전에 관해서는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동에서 동북아까지 연결되는 해상 수송로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과 같은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한일 연합함대를 편성해서 독자적으로 작전하되 미군과 협조관계를 유지하면 될 것이다. 이번기회에 해상수송로 보호와 관련하여 한국과 일본 해군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역내에서는 서로 반목하기도 하지만 눈을 넓게 뜨면 서로 협조할 부분은 많다. 반목할 부분은 줄여 나가고 협조할 부분은 넓혀 나가는 것이 양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비슷한 지정학적 여건에 처해 있으면서 서로 갈등만 할 경우 서로 손해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질것은 따지되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일이 호르무즈 지역에서 공동입장을 취하면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기가 훨씬 용이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정부 당국자도 잘 생각하길 바란다. 다툴 때 다투더라도 힘을 합할 때는 힘을 합해야 한다.

안보정책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국회의 개입을 피곤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국회를 개입시켜야 우리에게 손해가 없다. 국회가 제동을 거는 것을 대외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도 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정부 안보팀들의 무능 때문이다.

미국의 이란 솔레이마니 제거가 실책인 이유

미국의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어제 올린 글에서 이라크를 공식방문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미국이 살해했다는 것은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행동은 이란이 앞으로 세계 어디서든지 미국의 주요인사를 살해할 수 있도록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는 것도 언급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지금처럼 공개적으로 내가 했노라고 알리는 것이 아니고 비밀공작의 형식을 빌려야 했다. 솔레이마니는 후세인이나 빈 라덴과 같은 경우가 아니다. 후세인과 빈 라덴은 미국이 공식적으로 제거했다고 밝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솔레이마니의 경우는 미국이 자신이 살해했다고 밝힐 경우 뒤따르는 문제가 더 많다. 그래서 통상 이런 경우는 비밀공작을 한다. 순니계열의 IS를 사주한다거나 또 다른 정적을 내세우는 것이다. 아니면 이들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해서 미국이 직접 살해했다는 것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경우는 미국이 제거했다고 공개해서 이익을 볼 것이 별로 없다. 아마 앞으로 당분간 미국의 주요인사들은 미국 땅을 떠나 마음대로 다니기가 어려워질 지 모른다. 미국은 왜 비밀공작의 영역을 공개하는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을까? 아마도 올해 미국 대선을 의식해서인지도 모른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와 대이란정책은 트럼프의 중동정책이 매우 비상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세계문제보다 미국의 문제 해결을 우선시 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그래서 해외주둔 미군의 비용을 절감하고 전비를 줄이고자했다. 그래서 아프간에서의 철군도 추진하고 중동에서도 군대를 줄이고자 했다.

그러자면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해 이란과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란은 시아파로 순니의 극단세력인 IS와 대척점에 있다. 중동에서 미군의 부담을 줄이려면 이란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집권하자 마자 이란과의 핵합의를 깼다. 유엔안보리5개국+독일과 이란의 핵합의는 핵없는 세계를 추구해오던 오바마 행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런 것은 트럼프는 단번에 파기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방위비를 아낀다고 중동지역 미군을 감축했다. 중동지역에서 군대를 줄이는 문제로 매티스 전국방장관과 갈등을 빚고 결국 사임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이다.

지금 미국의 중동정책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왜 트럼프는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여러가지가 가능할 것이다.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미국 석유자본의 요구이다. 미국 석유자본의 중동시장 장악이라든지, 혹은 중동의 석유 수송에 혼선을 초래하도록 하여 세계를 궁지에 몰아 넣되, 자신들은 세일석유로 문제없이 번영을 구가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해서 고의로 혼란을 유도할 수도 있다.

세번째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는 유일한 국가인 이란을 제거하기 위한 유대자본의 흉계를 들 수 있다.

넷째, 10여년 마다 주기적으로 전쟁을 해야 돌아가는 미국 군산복합체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을 부추긴 것과 같이 여러가지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어떤 이유든 간에 현재 미국의 행동은 미국자신의 국제정치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현재 행동은 미국 일반의 이익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패권유지에 정확하게 반대되는 경로를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세상일은 원래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로 그동안 앙숙이던 시아파와 순니파가 손을 잡게 만들지도 모른다. 벌써 이라크 의회는 미군철수를 요구하는 의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천년 넘도록 앙숙이던 시아와 순니가 서로 손을 잡는 계기를 미국이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라크전과 같이 이란을 공격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란은 이라크와 지리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보낼 수 있는 기지확보자체가 어렵다. 지상군이 투입되지 않으면 공중타격과 같은 방식이 될 것인데 그것만으로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일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어떤 방식으로든지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은 고립무원의 이라크와 같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란은 이런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이 중국 러시아와 연합훈련까지 실시했다.

실제 미국이 군사공격을 언급하지만 실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설사 실행한다하더라도 요망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이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방식의 대응보다는 좀 더 은밀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의 이슬람 세력과 연계해서 미국을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해서 미국이 직접 대응하기 어렵게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혼란이 야기되는 이유는 미국의 중동지역에 대한 정책목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추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이란의 핵무장 속도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려우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니 제대로된 전략이 수립될리 없다. 내가 왜 미국 걱정을 해주는지 모르겠다.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길을 잃다.

우리의 삶은 여러 층위로 구성되어 있다. 가정, 사회, 국가, 세계 속에서 우리는 영향을 받는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가 삶을 제대로 편하게 살아가려고 하면 중요한 것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우리네 인생은 그런 폭 녋은 관심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은 풍요롭고 정의로운 삶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잘사는 국가가 되었지만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점이 여럿있는 것 같다. 단기간에 잘 살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경험과 역량이 축적된 나라보다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이 아닌가 한다. 미국신문이나 일본신문 같은 경우는 주변안보환경이나 국제정치와 관련하여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우리나라 정도되는 국력을 가진 국가들이 주변국제정세에 대한 관심에 비해 우리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원래 안보와 외교는 대통령의 고유영역이라 한다. 왕정시대에는 국왕의 영역이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안보와 외교는 우리 삶을 규정짓은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에 합당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전쟁이후 우리는 한미동맹의 안보틀에서 살아오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 최대의 우방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은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서 한일합방을 할 수 있었다. 동맹이란 영원하지 않다. 지금 미국이 우리에게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방위비로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의 한미동맹이 과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세상은 변하기 때문이다.

12월 28일자 동아일보에서 ‘김순덕’은 ‘중화제국의 속국으로 살 것인가?’라는 칼럼을 실었다. 그 내용을 보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문의 논설위원의 세계와 안보에 대한 인식을 보면서 적지 아니 실망을 했다. 김순덕은 문재인 정부를 친중정부라고 먼저 규정했다. 이어서 대원군을 청나라로 잡아간 것을 지적하면서 중국이 몰려온다고 하면서 안보위협국이 중국인지 일본인지를 분명히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으로 부터 굴욕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서두에는 홍콩인권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비판을 했다.

우리네 지식인들은 항상 이편 아니면 저편을 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뿌리깊은 노론적 사고방식의 연속인 듯 하다. 개화기의 역사에서 우리가 교훈을 삼아야 하는 것은 주변의 강한 나라에 빌붙어서는 제대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문재인 정부가 친중정부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너무 다르다. 문재인 정부는 친중정부가 아니라 친미정권이다. 그것도 지나칠 정도로 친미정권이다. 속성상 친미적이면서도 외형상 친중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정권이 친중이냐 친미냐는 그정권이 어떤 정책을 펴왔는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제까지 문재인 정권은 미국편에 붙어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문재인 정권이 친중정권이라면 그동안 한중관계가 지금처럼 경색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순덕이 현정권을 친중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중국보다 미국에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묻고 싶다. 지금보다 미국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 주한미군 주둔비용 달라는 대로 다주어야 하나? 지소미아 같은 것은 종료하겠다는 시늉도 내면 안되고 그냥 눈만 끔뻑 끔뻑 거리고 있어야 하나? 한국에 중국을 목표로 하는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한다고 해도 그냥 좋다고 해야 하나? 유엔사 회원국에 일본을 집어 넣어 일본군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허용해야 하나 ?

일부 보수인사들의 걱정하는 한미관계의 한계는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더 이상 들어 줄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은 없다. 정상적으로 한미관계가 발전하자면 이제는 미국이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항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시소를 타려고 하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미국편을 설 것이냐 중국편에 설것이냐라는 생각은 지금의 우리 국력에 비추어서 볼 때 더 이상 타당한 전략이 아니다.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우리가 중국이냐 미국이냐로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당당하게 우리에게 유리한 전략적 위치를 확보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보다 훨씬 국력이 약한 필리핀도 중국과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성장과 발전의 한계선에 도달한 것 같다.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히고 우리의 가능성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19세기 구한말의 상황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 스스로 외연을 넓혀가도 시원찮은데 스스로 접촉면과 외연을 줄여나가면 어찌 성장하고 발전을 하겠는가 ?

아직 우리는 미국과 중국사이의 미로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토문제에 관한 프랑스와 터키의 입장

12월 3일 마크롱과 트럼프가 나토문제로 서로 의견을 달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트럼프는 나토국가들이 GDP의 2%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이상 지출한 국가의 정상과 만찬을 따로 했다고 한다. 마크롱이 트럼프에게 각을 세운 이유를 여러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마크롱이 유럽은 유럽인이라는 드골의 생각에 입각한 것 같다는 평가다.

미국이 나토가입국가들에게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해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과 그 배경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처럼 우방국들에게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세계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는 유지하되 그 비용은 우방국에게 전가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경제적인 제국의 유지방법이다. 미국은 유럽에서 나토를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그대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 앞으로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많다. 먼저 영국이 EU에서 탈퇴했다. 영국의 EU탈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이유는 여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그 후과는 만만치 않다. 벌써 스코틀랜드가 독립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그 여파는 곧바로 아일랜드로 확산될 가능성이 많다. 만일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게 되면 영국은 과거의 영국과 작별할 것이다. 유럽의 한구석에서 고립된 영국은 정말 유럽의 병자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국민들이 지금과 같은 경로를 택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보수당 정권은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것도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지역에서 승리했다. 영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당인 노동당이 아닌 보수당을 지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마치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 지역에서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하나의 현상은 프랑스의 현상타파 움직임이다. 프랑스의 이런 태도는 지금 미국과 독일 중심의 유럽체제에 대한 반기나 마찬가지다. NATO와 EU체제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본 국가는 미국과 독일이었다. 마크롱이 독자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정치체제에 대한 반발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프랑스가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의 나토에 대한 비난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국가가 터키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터키는 최근들어 미국보다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해왔다. NATO 국가로 EU에 가입하지 못한 터키는 러시아가 흑해에서 지중해로 진출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터키지만 최근들어 미국과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터키는 미국이 쿠데타를 통해 에르도안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보면 상당히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유는 에르도안이 지금까지의 친서방정책을 유지하기보다는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관계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마크롱의 NATO비난에 동참하거나 찬성해야 했다. 에르도안은 심지어 핵무기 개발 의사를 슬그머니 비치기도 했다.

미국의 쿠테타 시도에 의해 권력을 상실할 뻔 하기도 했던 에르도안이 마크롱의 NATO 에 대한 비난에 강력하게 대처하고 나온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에르도안은 유럽에서 NATO가 약화되면 러시아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서 오히려 터키의 국익에 손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아주 영민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난 지도자다. 최근 미국이 터키에 대한 각종 압력을 가했다. 정치 경제 군사적이 전방위 압력을 가해서 에르도안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 것이 미국이다. 그런데 에르도안은 마크롱의 NATO 비난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공적 1호정도로 여겨졌던 터키가 제1의 원군이 된 것이다.

냉전기간 동안 강력하게 통합되어 있던 유럽은 이제 서서히 분열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유럽의 힘은 통합이 아니라 다양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EU와 NATO처럼 단일하게 통합된 유럽은 역동성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유럽의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유럽통합이 오히려 유럽의 역동성을 상실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유럽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프랑스와 터키의 예에서 보듯이 무엇이 자국에게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처럼 국민전체가 오히려 퇴행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영국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은 영국 지도자들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국가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듯하다. 마크롱과 에르도안은 같은 듯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무엇이 더 안전하고 잘사는 삶을 보장할 수 있을까? 터키와 프랑스의 경우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복잡한 주제를 아침에 가볍게 커피한잔 하면서 쓰다보니 논지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일본의 수출규제 일부해제한 이유는

12월 24일 베이징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일본 경산성이 20일 포토레지스트를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7월 1일 개별허가로 바꾼 3개 품목중(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중에서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규제를 해제한 것이다.

중앙일보에서는 포토레지스트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벨기에를 통해 우회수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해제하면서 한국과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포토레지스트가 매우 중요하고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했던 진대제 전통신부장관이 3가지 품목중 우리에게 가장 아픈 것이 포토레지스트라고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게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게 만든 것은 우리가 일본을 움직일 수 있는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 키란 다름 아닌 지소미아 종료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기술적으로 말해서 6시간이 남아 있다. 만일 우리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선언 유예를 취소하면 언제든지 6시간 이후에 중지된다.

이번에 일본이 수출규제를 일부 해제한 것은 우리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이 얼마나 유효했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와 같은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일본은 3개품목 뿐만 아니라 더 많은 품목의 수출을 규제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단기간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일본이 3개품목 수출규제에 이어 100개정도의 품목을 추가로 더 규제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결국 일본이 추가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못하도록 하는데 지소미아 종료선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지소미아 종료선언은 우리가 국제정치무대에 객이 아닌 주인으로 행동한 역사적인 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이익을 스스로 주장하고 지키지 못했다. 냉전적 상황에서는 진영적 논리와 진영적 이익에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종료선언은 진영적 논리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한국 외교정책의 독립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록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했지만 그나마 종료선언이라도 하지 못했으면 우리는 ‘그게 나라냐’하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말이 없었을지 모른다.

이 과정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하여 우리 내부의 주장이 얼마나 엇갈렸는지를. 당시 대부분의 정치인, 언론,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했다. 간혹 지소미아 종료에 지지하는 듯한 정치인들도 있었으니,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성을 고려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보험 차원에서 입으로만 지소미아 종료를 지지했을 뿐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과 지소미아 종료를 맞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겨우 한품목 수출규제 완화한 것을 댓가로 지소미아를 연장하면 안된다.

대충 일본이 흉내를 내니까 지소미아를 연장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일본에게 완전하게 굴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아마도 일본은 우리가 지소미아를 연장하겠다고 하는 순간 다시 무슨 핑계거리를 잡아서 우리를 옭아 매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국제정치의 실상이다. 상대방이 점잖게 나오리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장 비열한 세계가 국제정치무대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비열한 강대국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 버리면 안된다.

냉전이 끝나고 지금 우리는 세력정치가 판치는 국제안보환경에 놓여 있다. 우리도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상황에 고려한 카드가 있어야 한다. 없으면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당한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가 미국과 일본의 합작품이라는 것은 미국이 우리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가를 보여준 예이다. 냉전시대의 한미동맹과 냉전종식이후 세력정치시대의 한미동맹은 그 내용과 맥락이 달라져야 한다. 변화를 인식하고도 생각과 행동을 바꾸지 않아서 발생한 후과는 스스로 뒤집어 써야 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카드로 필요하다. 미국이 우리에게 어떻게 대했던가를 잊어버리면 안된다.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지소미아 종료를 확실하게 선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일본의 수출도발과 관련한 일지

7월 1일 일본이 3개품목 수출규제 발표

8월 7일 일본정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에서 제외한다는 시행령 공포

8월 12일 한국정부,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 발표

8월 22일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 종료 선언

8월 28일 일본정부, 화이트리스트 시행령 시행(한국제외)

9월 11일 한국이 일본은 WTO에 제소

11월 22일, 한국 지소미아 종료통보효력정지 및 WTO 제소 중지

12월 16일 제7차 한일수출관리정책대화

12월 20일 일본정부 포토레지스트 포괄심사대상으로 전환

비건이 빈손으로 돌아간 까닭은 ?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란 매우 어렵다. 수없이 많은 관계자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왜곡된 해석이 객관적 현상의 수용을 방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과 냉전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북핵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데 심각한 방해를 하고 있다. 우리를 방해하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다. 우리의 심리적 요인은 북핵문제의 객관적 인식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내가 바라는 것과 객관적 현상 사이에서 우리는 대부분 내가 바라는 것을 객관적 현상이라고 믿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북미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이야기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국제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북한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끝임없는 강압과 억압을 받아왔다. 보통의 국가들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강압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보했다. 사실상의 핵보유국가가 된 것이다. ICBM과 수소폭탄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북한은 인민들이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역량을 핵무장에 쏟아 부었다. 지구상에 어떤 국가도 이렇게 하기 어렵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이 누구도 하기 어려운 단계를 넘어 성공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제한적이지만 제2격 능력까지 보유하기 직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한 경제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핵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금 미국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 아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올해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이제까지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개발은 더 이상 고도화시키지 않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푸는 것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북한이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면 리비아와 같은 상태가 되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는 미국의 전략가들은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제시했다. 그 어떤 정권과 국가도 리비아와 같은 상황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리비아 사태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완벽하게 실패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하자고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이야기한 것은 북한과의 협상 방해나 마찬가지다.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 모델도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군사행동으로 곤경을 겪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더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번의 실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미 ICBM능력을 보유한 상태라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은 화성 14,15호를 능가하는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북한은 올해 미국과 대화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을 것이다.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합리적인 협상을 하게 하려면 끝까지 힘으로 밀어 부쳐 미국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비건이 한국에 와서 북한과 대화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중재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북한의 입장에 달려 있다. 이미 북한은 한국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하는 방식은 무의미하다고 본 것 같다.

미국은 한국에게 북한과의 교섭을 위한 어떠한 재량권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도 자신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한국정부가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과 과감하게 맞서기도 해야 한다. 미국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세로는 절대로 북미간 대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없다.

한미간 정책적 공조와 북미간 대화의 중재자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은 양립할 수 없다. 미국편에 들겠다면서 어떻게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겠는가? 우리가 일본과 싸우고 있는데 미국이 일본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면서 중재하겠다고 하면 그 중재를 받아 들일 수 있는가? 나는 못하면서 왜 상대방은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북핵문제는 이미 전혀 다른 궤도로 진입했다. 이미 누차 이야기 했지만 앞으로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는 불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계속 제재를 하면 앞으로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협박을 했는지도 모른다. 국제관계는 오로지 힘으로만 움직인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일 정도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비건이 중국으로 갔다고 하니 거기서 북중간의 비밀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북미간 비밀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대화다. 미국은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가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신들은 유엔제재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러시아도 그런 입장일 것이다.

일각의 기대와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북한의 입장은 더 좋아질 것 같다. 중국과 러시아도 완충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의 주도권은 완전하게 북한이 쥐고 있다. 우리가 이제까지 실패한 것은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대로 바라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번 비건의 중국방문이후 미국은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아무런 대책없이 바라보는 것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시키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푸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우리는 심각한 안보적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의 정책만 지지하면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 비건이 빈손으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찹찹한 생각이 든다. 정권도 그렇고 정치권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의 한반도 전쟁위협, 외환관리를 잘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을 하고 난 이후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위협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수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에 관해 유엔 안보리의 추가제재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12월 11의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예측한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무런 추가제재를 하지 못했다. 겨우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을 뿐이다. 유엔총회결의안은 아무런 강제성도 없다. 결국 이제까지 북한을 압박했던 국제적인 틀은 기능을 상실했다.

이렇게 볼때,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전쟁이라는 일종의 협박을 통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실험을 막아 보려고 한 것이다. 특히 에스퍼 국방장관은 북한이 ICBM 발사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콕 찝어 ICBM 이라고 한 것은 북한에게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절대로 ICBM만을 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에 기대를 두고 있으면 ICBM을 쏘지 않을 것이요,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없이 오로지 압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결심을 했으면 ICBM도 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상황에서 단순한 ICBM 발사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화성 14, 15호를 통해 ICBM능력을 모두 보유했고 이미 실험까지 마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많을 돈을 들여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미사일 실험을 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지금까지의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방식이 될 것이다. 무엇이 될지는 알기 어렵다.

두번째, 정말 한반도에서 미국이 전쟁을 불사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쟁을 일으키려면 상당기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력을 재배치해야 하고 전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군은 이런 목적의 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미국의 말을 잘 듣는 문재인 정부라고 하더라도 북한 ICBM 미사일 발사실험 때문에 전쟁에 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일본과 괌을 기점으로 공중과 바다로부터의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전쟁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누구도 그냥 조용히 두들겨 맞지 않는다. 북한이 공격을 당하면 당연히 반격을 할 것이다. 제1목표는 괌과 하와이 그리고 일본의 주일미군기지 등이 될 것이다. 당연히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차피 명운을 거는 것이다. 미국은 재래식 제한전쟁을 하고 싶어할 것이나, 북한은 제한전쟁을 할 수 없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핵무기보유국가와 전쟁을 하는 법이 아니라고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군사행동에 개입할 것이다. 즉각 우주 공간의 미국 위성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의 정보능력을 제거할 것이다. 한반도 인근에 들어오는 미국의 항공모함도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당연히 중국은 즉각 대만을 직접 공격해서 장악할 것이다.

러시아도 그냥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다. 올해 여름 김정은이 동해의 잠수함 건조현장을 방문했을때 중국과 러시아의 전폭기가 동해안에서 동시에 연합으로 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을 그냥 우연이 아니라 북,중,러의 상호 협력 이벤트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이미 북,중,러의 군사적 관계는 거의 회복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보면 전쟁은 불가능하다. 그럼 왜 미국은 전쟁의 위협 운운할까?

이미 불가능한 전쟁을 운운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이미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목적은 한국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전현직 국무부 국방부 관리들이 연일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 핵미사일 배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럴때 가장 위험한 상황은 우리 금융상태다. 만일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 그때 조건이 핵미사일 배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정부는 울며겨자 먹기로 핵미사일 배치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보는 전방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외환관리 잘하길 바랄 뿐이다. 약소국가들은 한 수 앞서서 살피지 않으면 당한다.

유엔 안보리이후의 사태 전망을 해보면

12월 11일 북한의 미사일 엔진 발사 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었다. 북한은 곧바로 미국의 요구를 반박하는 외무성 담화를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과거와 많은 차이가 있다. 첫번째는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북한이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먼저 첫번째, 유엔 안보리의 기능마비문제를 살펴보자. 최근 북핵문제로 인해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되고 결과적으로 제2차세계대전이후 기능해오던 국제체제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유엔안보리가 작동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했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데 동의했다. 이제까지의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없이는 어려웠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의 입장은 결정적이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의 코밑에서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이 부담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는데 괜스리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으로 강제진입하여 핵무기를 제거하고 북한지역에 대한 통치는 중국에 일임한다는 미국의 제안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그것은 순전히 중국의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일전에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반도 특히 북한지역이 과거 중국의 영역이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으로 부터 북한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인정받는 동시에, 미국에게 북한으로 진출하지 말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중간 패권 경쟁이 불거지면서 부터이다.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요구에 더 이상 동참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중국도 북한의 핵능력 범위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볼때 중국과 북한이 혈맹이니 뭐니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중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된다면 언제든지 북한을 이용해왔고, 끝임없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최근 중국이 기존의 태도와 달라진 것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참가해 오면서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스스로 상실해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유엔안보리에서 중국이 미국의 추가제재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이 집적된 결과이다. 아마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은 올해 시진핑의 북한 방문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미중패권 경쟁의 와중에서 북한을 중국편에 확고하게 붙들어 매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금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홍콩사태와 대만의 독립문제를 고려해 보면 중국이 왜 북한을 붙잡으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진핑의 북한 방문은 향후 북중관계를 규정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시진핑 방북이전과 그 이후의 북중관계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앞으로 북중관계의 역사는 시진핑 방북이 기점이 될지도 모른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아마도 러시아는 북한과 가장 전략적인 입장이 유사한 국가일 것이다. 북러관계강화는 현실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다.

북한은 북중, 북러 관계를 정상화시키면서 이미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사실상의 여건조성을 모두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보면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이후 지금과 같은 상황을 미리 다 상정하고 대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19세기와 20세기간 세계를 지배해오던 패권국가들의 흥망은 항상 변방국가들에서 결정되었다. 많은 학자들이 패권국가와 패권도전국가들의 직접적인 투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항상 패권국가들과 패권도전국가들의 변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중국을 다루는데 실패했다. 홍콩과 신강위구르는 다루기기 어렵다. 이미 중국의 실제적인 통치가 강고한 지역이다. 만일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자 했다면 북한을 먼저 끌어 들여야 했다.

여하튼 북한을 제대로 붙잡지 못한 것은 미국 대외정책의 가장 큰 실패이다. 얼마 있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두번째, 북한은 이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 이제까지 어떤 전문가들도 북한의 행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완전한 핵능력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기 위한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그런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추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거래와 협상으로는 미국의 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과 강압만이 해결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북한의 정책입안자들로 미국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을 거의 다 갖추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했을 때는 이정도에서 중지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런 전략은 포기한 것 같다. 핵능력을 완전하게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진정한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완성은 동북아 지역의 국제정치적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패한 것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국이 오히려 북한으로터 협박과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은 것 같다. 역사상 북중관계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것은 향후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정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사문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게 되면 유엔안보리 제재는 무의미해진다.

중국자본이 북한에 밀려들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을 얻으면서 북한을 얻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중국의 베트남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도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유익하려고 하면 동맹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타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국외자가 되었다. 국외자가 된 이유는 스스로의 이익을 제대로 얻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