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누가 누구를 속인 것인가?

정의용 안보실장이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1월 8일) 축하 서신 전달을 부탁받아 북한에 서신을 전달했다고 1월 10일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랬더니 11일 북한의 김계관이 자신들은 이미 트럼프로부터 직접 생일축하 서신을 받았는데 남한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핀잔을 주었다. 북한은 남한이 북미간에 괜스리 끼어들어서 장난을 치지말하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

이번에는 북한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일은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러나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간단하다.

첫번째는 정의용 말처럼 트럼프가 그런 말을 했을 경우다. 미국이 직접 트럼프 친서를 김정은에게 보내놓고, 한부를 더 정의용에게 주면서 김정은에게 전달했을 경우다. 만일 미국이 그랬다면 어떤 상황일까? 김정은이 트럼프의 서신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답해서 다시 한국을 통해서 친서를 한번 더 보내려고 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체신을 보아서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지 않았다면, 미국은 그냥 한국을 가지고 놀려고 장난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한국가지고 장난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

두번째는 정의용이 트럼프가 하지도 않은 말을 거짓으로 옮기 것이다. 정의용이 트럼프의 친서가지고 장난친 경우가 있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19년 6월 14일 제1차 북미정상회담 기념으로 트럼프가 북한에 보낸 서신의 사본을 한국에 통보했다. 그런데 마치 문재인과 정의용이 트럼프의 친서를 본 것 처럼 언론 플레이했다. 문재인과 정의용이 친서를 보았다고 한 것은 사본이 아니라 직접 친서를 보았다는 뉘앙스였다. 그러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사본을 받아 보았다는 식으로 정리를 했다. 그 당시는 큰 문제를 삼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이번에도 두가지 중의 하나다. 확률은 50%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미국이 거짓말을 했다면,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상대다. 미국이 하는 말과 행동은 앞으로 모두 확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과의 모든 회의와 대화는 반드시 노트로 작성해서 상호 서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만일 정의용이 거짓말을 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트럼프 친서를 계기로 뭔가 한국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한 것일까? 아무리 그렇다고 그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주요 언론에서 이문제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가 그런 거짓말을 했다면, 이것은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정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최근의 국내정세가 어려워지니 북미회담이나 남북관계로 출구를 찾아보려고하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현정부는 거의 마지막 막다른 골목길에 몰려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와 정의용을 어떻게 볼까? 대화를 하려면 상대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국제관계에서도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속일 수도 있다. 또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지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문재인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은, 그가 진정으로 남북간 긴장완화나 평화구축을 위해서라기보다 국내정치적인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정략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만일 정의용이 거짓말을 했다면 이것은 창피한 수준을 넘어선다. 정권이 거짓말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린것이다.

정의용은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밝혀라. 누구 말이 맞나 ?

대통령 신년사에 실망하다.

마치 뒷북치는 것 같았다. 대통령이 남북협력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말을 듣고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여건이 좋을 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다시 남북협력 카드를 빼들었다. 대통령의 남북협력 멧세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가장 진정성 있는 마스크를 가진 대통령이 가장 진정성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누구나 좋은 정책을 주장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정책을 주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정책을 추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재인 정권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만일 그것이 무능의 소치가 아니라면 교활함의 결과다.

애시당초 북미회담이 시작된 것은 한국의 중재역할 때문이 아니었다. 트럼프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고서라도 북핵문제를 당시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북미회담이 가능했을 뿐이다. 북한이 남한과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던 것도 북미회담을 추진하면서 최소한으로 남북문제를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이 열세인 재래식 군비통제문제도 추진하고 남한으로 부터 경제적 지원도 받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과 우호적인 관계는 북미회담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2018년도 남북간 밀월관계는 북한과 미국의 상황변화의 산물일 뿐이었다.

남북관계를 추진해나가려면 많은 반대를 무릅써야 한다. 우선 국내 수구세력들의 무조건적 반대를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와의 협조도 해야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것을 견디고 나가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지난 2년동안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낮뜨거운 욕설을 하는 것도 이유없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남북협력을 고민하기 보다는 남북관계를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선전도구로 이용하려고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들러리라고 느꼈고 문재인 정권이 실제로 현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남한과 거의 모든 관계를 단절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구상을 밝히자 마자 해리스 한미대사는 남북관계 추진은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문재인 정권이 해리스 미국대사가 이야기한 협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두고보면 현정권을 절대로 미국의 주장을 넘어설 수 없다. 넘어설 의지와 능력 모두 없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주권국가인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사사건건 승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보면 마치 일제강점기의 일본 총독같다.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권이다. 얼마나 정권이 우습게 보였으면 일개 미국대사가 대통령 신년사 그 다음날 저런 이야기를 하겠나?

해리스 대사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은 현정권이 미국에게 뭔가 크게 꼬투리를 잡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소미아 연장문제, 방위비 분담금 문제, 중동에 파병문제등 현정권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거의 예외없이 수용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언급은 국내 지지자들을 위한 국내 정치용 프로파간다에 불과할 뿐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말은 북한의 조소만 살 뿐이다.정말 걱정되는 것은 이렇게 뻔한 결말과 반응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그대로 이루어지리라는 성서적 계시를 기대하기 때문인가 ? 그것은 조물주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변여건과 상관없이 내생각만을 내뱉는 자폐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 무능함인가? 교활함인가 ? 아니면 자포자기인가 ?

비건이 빈손으로 돌아간 까닭은 ?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란 매우 어렵다. 수없이 많은 관계자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왜곡된 해석이 객관적 현상의 수용을 방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과 냉전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북핵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데 심각한 방해를 하고 있다. 우리를 방해하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다. 우리의 심리적 요인은 북핵문제의 객관적 인식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내가 바라는 것과 객관적 현상 사이에서 우리는 대부분 내가 바라는 것을 객관적 현상이라고 믿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북미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이야기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국제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북한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핵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후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끝임없는 강압과 억압을 받아왔다. 보통의 국가들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강압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보했다. 사실상의 핵보유국가가 된 것이다. ICBM과 수소폭탄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북한은 인민들이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역량을 핵무장에 쏟아 부었다. 지구상에 어떤 국가도 이렇게 하기 어렵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이 누구도 하기 어려운 단계를 넘어 성공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제한적이지만 제2격 능력까지 보유하기 직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더욱 강력한 경제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핵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금 미국은 형식논리학적으로 참이 아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올해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이제까지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개발은 더 이상 고도화시키지 않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푸는 것이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북한이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면 리비아와 같은 상태가 되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는 미국의 전략가들은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제시했다. 그 어떤 정권과 국가도 리비아와 같은 상황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리비아 사태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완벽하게 실패했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을 하자고 이야기 해서는 안된다.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이야기한 것은 북한과의 협상 방해나 마찬가지다.

유감스럽게도 우크라이나 모델도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군사행동으로 곤경을 겪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더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번의 실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미 ICBM능력을 보유한 상태라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은 화성 14,15호를 능가하는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북한은 올해 미국과 대화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을 것이다.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합리적인 협상을 하게 하려면 끝까지 힘으로 밀어 부쳐 미국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비건이 한국에 와서 북한과 대화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중재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북한의 입장에 달려 있다. 이미 북한은 한국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하는 방식은 무의미하다고 본 것 같다.

미국은 한국에게 북한과의 교섭을 위한 어떠한 재량권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도 자신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한국정부가 재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과 과감하게 맞서기도 해야 한다. 미국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세로는 절대로 북미간 대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없다.

한미간 정책적 공조와 북미간 대화의 중재자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은 양립할 수 없다. 미국편에 들겠다면서 어떻게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겠는가? 우리가 일본과 싸우고 있는데 미국이 일본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면서 중재하겠다고 하면 그 중재를 받아 들일 수 있는가? 나는 못하면서 왜 상대방은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북핵문제는 이미 전혀 다른 궤도로 진입했다. 이미 누차 이야기 했지만 앞으로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는 불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계속 제재를 하면 앞으로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협박을 했는지도 모른다. 국제관계는 오로지 힘으로만 움직인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일 정도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비건이 중국으로 갔다고 하니 거기서 북중간의 비밀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북미간 비밀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대화다. 미국은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가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신들은 유엔제재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러시아도 그런 입장일 것이다.

일각의 기대와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북한의 입장은 더 좋아질 것 같다. 중국과 러시아도 완충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의 주도권은 완전하게 북한이 쥐고 있다. 우리가 이제까지 실패한 것은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대로 바라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번 비건의 중국방문이후 미국은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아무런 대책없이 바라보는 것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시키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푸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우리는 심각한 안보적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의 정책만 지지하면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 비건이 빈손으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찹찹한 생각이 든다. 정권도 그렇고 정치권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의 한반도 전쟁위협, 외환관리를 잘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을 하고 난 이후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위협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수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에 관해 유엔 안보리의 추가제재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12월 11의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예측한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무런 추가제재를 하지 못했다. 겨우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을 뿐이다. 유엔총회결의안은 아무런 강제성도 없다. 결국 이제까지 북한을 압박했던 국제적인 틀은 기능을 상실했다.

이렇게 볼때,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전쟁이라는 일종의 협박을 통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실험을 막아 보려고 한 것이다. 특히 에스퍼 국방장관은 북한이 ICBM 발사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콕 찝어 ICBM 이라고 한 것은 북한에게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절대로 ICBM만을 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에 기대를 두고 있으면 ICBM을 쏘지 않을 것이요,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없이 오로지 압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결심을 했으면 ICBM도 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상황에서 단순한 ICBM 발사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화성 14, 15호를 통해 ICBM능력을 모두 보유했고 이미 실험까지 마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많을 돈을 들여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미사일 실험을 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지금까지의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방식이 될 것이다. 무엇이 될지는 알기 어렵다.

두번째, 정말 한반도에서 미국이 전쟁을 불사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쟁을 일으키려면 상당기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력을 재배치해야 하고 전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군은 이런 목적의 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미국의 말을 잘 듣는 문재인 정부라고 하더라도 북한 ICBM 미사일 발사실험 때문에 전쟁에 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일본과 괌을 기점으로 공중과 바다로부터의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전쟁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누구도 그냥 조용히 두들겨 맞지 않는다. 북한이 공격을 당하면 당연히 반격을 할 것이다. 제1목표는 괌과 하와이 그리고 일본의 주일미군기지 등이 될 것이다. 당연히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차피 명운을 거는 것이다. 미국은 재래식 제한전쟁을 하고 싶어할 것이나, 북한은 제한전쟁을 할 수 없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핵무기보유국가와 전쟁을 하는 법이 아니라고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군사행동에 개입할 것이다. 즉각 우주 공간의 미국 위성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의 정보능력을 제거할 것이다. 한반도 인근에 들어오는 미국의 항공모함도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당연히 중국은 즉각 대만을 직접 공격해서 장악할 것이다.

러시아도 그냥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다. 올해 여름 김정은이 동해의 잠수함 건조현장을 방문했을때 중국과 러시아의 전폭기가 동해안에서 동시에 연합으로 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을 그냥 우연이 아니라 북,중,러의 상호 협력 이벤트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이미 북,중,러의 군사적 관계는 거의 회복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보면 전쟁은 불가능하다. 그럼 왜 미국은 전쟁의 위협 운운할까?

이미 불가능한 전쟁을 운운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이미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목적은 한국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전현직 국무부 국방부 관리들이 연일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 핵미사일 배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럴때 가장 위험한 상황은 우리 금융상태다. 만일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 그때 조건이 핵미사일 배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정부는 울며겨자 먹기로 핵미사일 배치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보는 전방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외환관리 잘하길 바랄 뿐이다. 약소국가들은 한 수 앞서서 살피지 않으면 당한다.

유엔 안보리이후의 사태 전망을 해보면

12월 11일 북한의 미사일 엔진 발사 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었다. 북한은 곧바로 미국의 요구를 반박하는 외무성 담화를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과거와 많은 차이가 있다. 첫번째는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북한이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먼저 첫번째, 유엔 안보리의 기능마비문제를 살펴보자. 최근 북핵문제로 인해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되고 결과적으로 제2차세계대전이후 기능해오던 국제체제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유엔안보리가 작동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했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데 동의했다. 이제까지의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없이는 어려웠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의 입장은 결정적이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의 코밑에서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이 부담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는데 괜스리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으로 강제진입하여 핵무기를 제거하고 북한지역에 대한 통치는 중국에 일임한다는 미국의 제안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그것은 순전히 중국의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일전에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반도 특히 북한지역이 과거 중국의 영역이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으로 부터 북한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인정받는 동시에, 미국에게 북한으로 진출하지 말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중간 패권 경쟁이 불거지면서 부터이다.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요구에 더 이상 동참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중국도 북한의 핵능력 범위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볼때 중국과 북한이 혈맹이니 뭐니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중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된다면 언제든지 북한을 이용해왔고, 끝임없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최근 중국이 기존의 태도와 달라진 것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참가해 오면서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스스로 상실해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유엔안보리에서 중국이 미국의 추가제재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이 집적된 결과이다. 아마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은 올해 시진핑의 북한 방문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미중패권 경쟁의 와중에서 북한을 중국편에 확고하게 붙들어 매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금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홍콩사태와 대만의 독립문제를 고려해 보면 중국이 왜 북한을 붙잡으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진핑의 북한 방문은 향후 북중관계를 규정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시진핑 방북이전과 그 이후의 북중관계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앞으로 북중관계의 역사는 시진핑 방북이 기점이 될지도 모른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아마도 러시아는 북한과 가장 전략적인 입장이 유사한 국가일 것이다. 북러관계강화는 현실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다.

북한은 북중, 북러 관계를 정상화시키면서 이미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사실상의 여건조성을 모두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보면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이후 지금과 같은 상황을 미리 다 상정하고 대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19세기와 20세기간 세계를 지배해오던 패권국가들의 흥망은 항상 변방국가들에서 결정되었다. 많은 학자들이 패권국가와 패권도전국가들의 직접적인 투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항상 패권국가들과 패권도전국가들의 변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중국을 다루는데 실패했다. 홍콩과 신강위구르는 다루기기 어렵다. 이미 중국의 실제적인 통치가 강고한 지역이다. 만일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자 했다면 북한을 먼저 끌어 들여야 했다.

여하튼 북한을 제대로 붙잡지 못한 것은 미국 대외정책의 가장 큰 실패이다. 얼마 있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두번째, 북한은 이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 이제까지 어떤 전문가들도 북한의 행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완전한 핵능력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기 위한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그런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추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거래와 협상으로는 미국의 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과 강압만이 해결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북한의 정책입안자들로 미국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을 거의 다 갖추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했을 때는 이정도에서 중지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런 전략은 포기한 것 같다. 핵능력을 완전하게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진정한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완성은 동북아 지역의 국제정치적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패한 것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국이 오히려 북한으로터 협박과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은 것 같다. 역사상 북중관계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것은 향후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정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사문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게 되면 유엔안보리 제재는 무의미해진다.

중국자본이 북한에 밀려들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을 얻으면서 북한을 얻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중국의 베트남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도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유익하려고 하면 동맹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타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국외자가 되었다. 국외자가 된 이유는 스스로의 이익을 제대로 얻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핵정책 실패이유, 전략가들의 능력부족

미국의 북핵정책은 실패했다. 미국은 수십년동안 변하지 않는 대북정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봉쇄와 강압으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한다는 것이다. 마치 교실의 선생님이 아동을 훈육하는 듯한 방식이다. 북한이 미국의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최대한 압박을 가했음에도 북한은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수십년간 일관된 정책을 수행했으나 성과가 없었으면 그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시인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합리적이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의 북미국의 북핵정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수립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생각보다 폭넓은 전략적 고민과 생각이 모이는 것 같지 않다. 미국이 북한핵문제를 바라보거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협소한 전문가 계층에 의해 만들어지는 듯하다.

정책이 특정 전문가들에 의해 좌우되면 편향성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콜린 파월이 국무장관으로 들어가서 한 일성이 ‘전문가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라’였다. 북한핵문제에 대한 해법이나 북한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특정한 전문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놓치는 것들이 많아진다.

최근 북한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이 국내 신문에 소개되었다. 12월 10일자 동아일보는 미국무부 아태수석부차관보를 지냈던 한국전문가 리비어가 ‘북한은 한국에게 북한이냐 미국이냐를 선택하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https://news.v.daum.net/v/20191210030133203

같은날 매일경제는 미국의 북한전문가 5인의 인터뷰를 실었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도발할 것이며 그럴 경우 북미관계는 싱가포르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들이다. 논의의 핵심은 트럼프식 합의는 성과가 없으므로 최대압박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이야기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479813

이들 미국의 북한전문가들이 북한문제를 보는 왜곡된 시각이 그대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투영된 결과가 현재의 북한이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이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50년동안 북한을 들여다 보았다고 하면서 북한의 핵심적 이해의 관점을 남한을 미국에서 떨어뜨려 북한에게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너무 실망스러운 시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미국으로 부터 한국을 떨어뜨려 내려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 아니다. 북한은 과거에는 중국과 소련사이에서 간섭받지 않고 살아가려 했다. 냉전이 끝난 지금에는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생존해 나갈 것인가가 최우선 목적이다. 그런 북한에게 한국은 전략적인 대상이 아니라 전술적인 고려에 불과하다.

만일 중국이 한국을 미국에서 떨어뜨려 중국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에게 미국이냐 북한이냐를 강요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분석이다. 분석이 잘못되면 해법도 잘못된다.

리비어의 분석은 미국이 북한을 다루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다. 그의 분석은 한국이 북한과 화해와 평화무드를 만들어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당연히 한국과 북한의 화해를 방지하는 것은 미국 방위산업체의 이익에 부합한다. 리비어식 분석과 해법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가 이익을 손상시킬 뿐이다.

미국 전문가들이 대부분 이구동성으로 트럼프식 해법은 그만하고 북한에게 최대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한다. 유감스럽게 트럼프식 해법이라는 것은 모습도 드러내지 못했다. 협상은 서로 양보하는 것이다. 나는 적게 양보하고 상대방에게 많이 양보하게 하는 것이 협상이다. 유감스럽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한 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에게 양보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정상회담한번 했을 뿐이다. 정상회담이나 실무회담을 하는 것은 양보가 아니다.

대신 북한은 먼저 양보를 했다. 핵실험장을 폐쇄시키고 미사일 발사시리험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은 아무런 양보를 한 것이 없다. 북한이 격앙되어서 올해 12월까지 협상시한을 정한 것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상 트럼프는 협상을 위한 정상회담과 실무회담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미국의 북한전문가들은 트럼프식의 해법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미국은 북한과 대화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태도로 무엇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미국의 북한전문가들은 최대한의 압박만으로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감스럽게도 미중패권경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중국이 과거와 같이 미국이 요구하는 압박에 더 이상 공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은 북한의 길을 갈 것이다. 아마 북한은 실제 완전한 핵무장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각종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심지를 건드릴 수 있는 ICBM발사 시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행동을 제대로 예측한 적은 별로 없다.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현재 북한은 핵무기 능력은 거의 완성한 듯 하다. 수소폭탄까지 실험을 했으니 추가적인 실험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ICBM과 SLBM은 완전한 무장을 위해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북한은 정치적인 목적과 고려를 위해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무장능력 완성을 위한 실험을 할 것이다. 북한은 자원이 많아서 정치적 고려에 따라 각종 실험을 나누어할 수 있는 여유있는 나라가 아니다.

이제까지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발전을 저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통해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생존을 도모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런 북한의 심중을 읽는데 실패했다.

미국의 실패에는 북한전문가들의 잘못된 분석능력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의 위기가 심화되고 악화되어야 자신들의 위상이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북한이 완전한 핵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미국의 북한전문가들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그들에게 놀아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한국과 미국의 처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락그룹 U2를 불러서 평화를 이야기 했다. 대통령이 락그룹을 만나 평화를 이야기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그것은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할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왜 전화를 걸었을까? 미국도 현시점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냥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지나갈 수 없으니 한미정상회담했다는 기사라도 내보내려고 전화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지금 한국과 미국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그동안 한미의 북한문제에 대한 대응이 완전하게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한해 트럼프 대통령이 큰소리를 내니 마치 북미회담의 주도권을 미국이 쥐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을 뿐이다.

필자는 그동안 여러번 북미회담의 주도권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 쥐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대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현 상황을 잘못 평가하면 그 이후의 조치는 모두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동안 우리 언론과 정부는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만 보려고 했다. 물론 일부 보수 언론은 일부로 일이 잘못되는 쪽으로 되기를 원하고 잘되는 것도 망하길 바랐다.

북한은 이미 한국정부와 소통을 중단했다. 미국은 문재인 정부를 이용해서 북한과 소통을 하려고 했다. 북한도 북미간 대화에 얻을 것이 있으니 한국정부를 개입시킨 것이다. 아마 처음부터 북한이 남한에 기대한 것이 없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미북간 대화를 중재하는 듯한 형식은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실정이 이러한데 언론에서는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우리정부가 북미간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면 정부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고, 끼어들면 또 북한편을 들면서 미국의 협상력을 떨어 뜨린다고 한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통미봉남이라는 말도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안되는 이야기다. 미국에 대한 사대적 정신구조에서 나온 말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우리 언론과 국민들도 우리정부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북미간 대화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려면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이란 남북교류와 협력과 같은 경제적 유인책이다.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남한정부가 북미대화의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트럼프 정부도 입장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북미대화에 한국정부가 중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지금처럼 남북교류를 모두 차단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

결국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그에 따는 한미정상간 전화통화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미국은 아마도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과 관련한 문제를 다루려고 할 것이다. 이제까지와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제재와 같은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다 북한의 핵미사일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상태다. 이제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요구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찬성했다. 유엔역사상 유례없는 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북한이 핵무장능력을 보유한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심사를 계속 자극하는 것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게다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찬성하면서 북중관계만 악화되었다. 중국은 더 이상 북한과 관계가 나빠지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 이상 관계가 악화시켰다가 북한이 미국에 가까워지면 가장 곤란한 것은 중국이된다.

특히 미중 패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에게 유리하게 이용되고 있는 유엔안보리의 기능 발휘를 용인할 이유는 별로 없다.

앞으로 국제질서가 어떻게 바뀔 것이며 재편될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미국이 12월 11일 북한의 추가미사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해 요구한 유엔안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요구한 유엔안보리가 어떻게 진행되는가가 향후 유엔의 기능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미국의 추가적 제재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확률이 많다. 문제는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사회의 주요사안들이 유엔안보리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이 된다.

점차적으로 주요한 사안들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간 직접 논의되는 경향을 띨 확률이 높아지리라고 예상을 해본다. 어떤 국제조직과 기구도 영원하지 않다.

트럼프의 전쟁주장에 대한 생각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북한에게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군사적인 방법이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쟁을 언급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전쟁이란 것이 가능한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즉각 반격할 것이다. 아마 일본의 동경과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곧바로 날라갈 것이다. 그중 일부는 요격되겠지만 아마 한두개는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전쟁을 운운하는데 우리 나라는 조용하다.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당연히 대통령과 국회를 위시해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측은 미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위정자들은 조용하다.

아마도 두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 한다니까 어쩔 수 있겠냐? 하는 체념, 두번째는 트럼프가 말로는 전쟁을 운운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가 지도자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는 것은 그의 발언에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트럼프가 북핵문제 전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가 전쟁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대화에 의한 해결 방법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국가간 대화란 서로 일정한 부분을 양보하고 큰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설득을 통해 상대방을 포기시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은 트럼프는 대화를 하고자 했고 미국의 여타 정치세력들은 트럼프식 해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업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줄것과 얻을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타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트럼프는 북한핵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대신 북한이 중국보다 미국에게 가까운 입장이 되도록 하는데 주안을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수없이 많은 군산복합체와 이들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진정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미국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대화로 인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트럼프의 전쟁운운하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한반도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는 것을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니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탄도미사일 발사만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다 마쳤다. 실제 작전배치는 완료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남은 것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인데 그것도 거의 완성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은 SLBM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거의 다 완성된 핵능력을 새로운 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란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이나 방위조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안보환경을 스스로 구축해 나간다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렇다면 기존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의 틀을 붕괴시켜야 한다. 북한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붕괴를 추구하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추측하는 이유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이 국제연합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의 연합이 이중으로 존재하게 될수도 있다. 핵심국가들을 제외한 여러나라들은 지금의 유엔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가들의 연합에 이중으로 속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추측이 든다.

트럼프의 전쟁주장과 관련하여 우리는 군사적인 문제해결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무기의 살상력과 파괴력이 고도로 발달한 상황에서 전쟁은 민족의 절멸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도 살려고 하는 것이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전쟁을 정책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제비츠 사상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변화고 있다. 더 이상 전쟁을 정책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만일 미국이 자꾸 전쟁을 운운하면 한반도에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으로 몰고하는 동맹은 해체하는 것이 옳다. 한미동맹의 시대적 사명도 다한 것 같다. 우리의 운명을 무턱대고 남의 손에 맡겨 놓을 수는 없는 법 아닌가?

어떠한 동맹도 방어적인 성격을 벗어나는 순간 평화는 없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북핵인정 주장과 그 의미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이유가 두가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첫째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 둘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에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다. 우리는 북중관계를 마치 한미관계와 같이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매우 다르다. 북한은 중국을 자신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국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안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안전도 보장되어야 한다. 미국의 적대시정책 해소는 북핵문제 해결의 필요조건이고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은 북핵문제해결의 충분조건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어떻게는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는 방법이 있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받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결과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려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체사상을 주장하면서 독자적인 길로 나서게 된 것은 1956년 8월의 반당종파사건때문이었다.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없고 김일성의 권력에 도전했던 연안파와 소련파들을 모두 숙청한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부르짖으면서 중국과 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려한다. 그리하여 나는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핵문제의 뿌리는 바로 8월의 반당종파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할 것이라고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어 전국무부 수석부차관보가 언급했다. 사실상 중국은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때 중국도 북한에서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에 군대를 보내 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을 자신들의 영향력에 넣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북한에 진출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는 않았으나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북한이 핵을 완성하고 이제야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했다는 것을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흘려지내 보내는 미국과 한국의 대외정책 입안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현실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않으면서 제대로된 정책이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다. 미국이 북미회담에서 판판히 실패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아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하게 되고 이어서 미국도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 유엔안보리 결정을 부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이런 결정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지속되어오던 국제연합체제가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북중간 새로운 형태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거기에 러시아도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전에 북한의 최선희가 러시아에 방문한 것도 북러간 모종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북러간에도 새로운 방위조약이 체결될 지 모른다.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면, 이제 북미대화는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된다.

북중러관계가 강화되면 한미일 관계도 반대급부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다시 한반도는 냉전시대와 같은 갈등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한은 그런 군사적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날 것이다. 미국도 핵을 가진 북한에게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면 남한과 일본을 동시에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와 달리 우리는 미국편에 일방적으로 서기도 어렵다. 우리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통상을 완전하게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가 않다.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입은 손실을 벌충해줄만한 상황도 아니다.

북중러와 한미일의 구도가 형성되면 한국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보도 최악의 상황이 되고 경제도 궁색해질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북한을 미국이 품어 내는 것이다. 미국과 아주 가깝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만 지켜주는 역할만 하더라도 미국은 최대의 성공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역할을 하는 전제조건은 미국이 북한의 핵을 사실상 인정해주면서 더 이상 능력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합리적인 정책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대외정책의 문제를 외교가 아니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군부의 경향성,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고 있는 군수업체의 입김, 미국 정당정치의 당파성 등등이다.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은 지나가고 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우리가 선택을 해야 한다. 미국의 강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한미일 동맹과 같은 관계로 갈 것이나, 아니면 미국과의 관계도 조금 멀리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일정하게 유지할 것이냐.

만일 리비어 전 미국무부수석부차관보의 주장처럼 미국도 몇개월이후에 북한의 핵을 사실상 마지못해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하는 행동은 마치 아무런 오류나 잘못이 없는 것 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외교사를 보면 미국이 얼마나 엉터리같은 결정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은 몇천명되지도 않은 주한미군을 철수시켰기 때문이었다. 만일 주한미군을 상징적인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했으면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남북간에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완벽하다고 닥치고 신뢰하는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주의가 우리는 물론이고 그들이 그토록 믿고 의지하는 미국의 이익도 손상시키는 것이다. 미국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역설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더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내부의 미국편향적 입장과 태도가 미국이 잘못된 대외정책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총선선까지 북미회담을 하지 말라달라는 나경원의 요구만으로도 자유한국당은 반국가적인 정당으로 해산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하는자와 당하는자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만 보고 세상일을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온갖 음모와 책략이 난무하는 국제관계는 알려지는 이야기들의 배후까지 미루어 짐작하고 판단해야 한다. 국제관계는 도덕과 윤리가 아니라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작동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일본의 수출전쟁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의 종료통보 유예, 북미대화의 중지 그리고 북한의 금강산 사업 철수통보, 북한의 서해안 포사격 연습과 동해 장전항의 재 군항화, 이어서 전한미연합사령관 브룩스의 내년도 한미연합훈련 재개주장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형성된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미중간 패권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냉전체제와 지금의 패권경쟁체제는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냉전체제는 가치동맹을 바탕으로 했다면 패권경쟁에서는 이익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체제는 사회주의의 전체주의와 자본주의의 자유민주주의가 서로 싸우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의 미중패권경쟁은 누가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유지할 것인가가 싸움의 핵심이다. 혹자는 중국이 민주화되지 못한 것을 들어 냉전체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모르나 지금의 중국은 냉전당시의 중국과 차이가 많다. 비록 중국정치가 아직 서양의 민주주의와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자유가 완전하게 구속되는 과거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이미 중국도 자본주의적 세계질서에 편입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서로 싸운다. 서로 협조해서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누리면 좋으련만 인간이라는 종자는 그렇게 하도록 생겨 먹지를 않은 모양이다.

미국은 소위 말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제시하면서 일본과 호주를 중심으로 중국을 봉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일본의 수출전쟁과 지소미아 종료선언은 미국이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을 통제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대륙을 통제하고 봉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영일동맹 당시 영국은 일본에게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해주었다. 미국도 일본에게 한반도의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려 했다.

미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만 문제삼은 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통보 유예를 선언하자 잘했다는 여론이 70%를 넘었다고 한다. MBC의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가 매우 어렵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북한은 북미대화에 진전이 없는 이유를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주춤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바로 이지점에서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보다 중국에 대한 봉쇄를 더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봉쇄의 방법으로 중거리핵미사일의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작년 말 한 저널에 미국의 INF 파기 결정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빌미로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북미회담에 나선 것은 북한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이용해서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남한에 배치하려고 하는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다. 트럼프의 북미회담은 미국의 대중봉쇄전략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보아도 크게 틀림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에 위치한 우리의 입장이 실로 곤궁하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시켰다면 미국이 생각하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속절없이 지소미아를 연장함으로써 우리스스로 미-일-한의 최말단 지위를 받아들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사실 우리는 미-일-한 동맹에 끼일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전략적 평가를 함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를 불리하게 평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야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나온다. 지금의 한국은 미일동맹을 공고화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하고 냉철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연상시키는 조치를 하고 있다. 어리석은 일이다. 북한은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을 대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의 호전적행동은 미국의 의도에 그대로 말려가는 빌미일 뿐이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여 남한에 도발을 하도록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 남한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어마어마한 위협을 당하게 된다. 중국은 당연히 남한을 사사건건 괴롭힐 것이다. 경제교역은 물론이고 서해안에서의 직접적인 군사적 압박도 거세질 것이다. 당연히 한반도 주변에 전략 폭격기들이 날아 다니면서 핵전쟁의 암운이 드려질 것이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만들어 가지 못하면 이용만 당한다. 그동안 우리 안보의 금과옥조였던 한미동맹이 오히려 우리 목줄을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용을 당하지 않으려면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각도 견고해야 한다. 지금 처럼 패권정치가 난무하는 국제정치 무대에서는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로 나뉘어진다. 우리는 이용당하는 자의 위치를 스스로 고수하고자 한다.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남과 북이 서로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북한도 비록 미국과 대화가 되지 않더라도 남한과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남한 국민들이 미국의 핵무기 배치를 막아낼 수 있다.

남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북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정신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