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그리고 절차적 정당성의 훼손

기자 간담회라고 했지만 형식은 국민청문회였다.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한 이유이기도 하리라. 국회청문회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자 곧바로 조국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불과 몇시간이후에 기자간담회가 이루어졌다.

수업이 있어서 처음부터 보지 못했다. 수업을 마치고 잠시 보았으나 그 내용이 그내용이어서 그냥 보지 않았다. 기자들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질문을 했나 보다. 한 이야기 또하고 또한 이야기 또했다고 한다.

조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자신의 의혹이 해소되었다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청문회를 퉁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기자들 간담회를 하고 청문회를 피해가면 앞으로 누가 청문회를 할 것인가?

조국의 기자간담회는 일종의 국정농단이며 민주적 법질서를 붕괴하는 행위이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핵심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이다. 사법제도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번 조국의 기자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한당이 모두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청문회가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우선 자한당을 비판할 수 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 민주당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국의 문제는 기존의 청문회와 차이가 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법무부 장관후보자인 조국이 사법처리의 대상자라고 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보면 조국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정리되기전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서는 안된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고사하고 청문회를 실시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청문회는 검찰의 사법처리 방침이 결정된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국회의원들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거쳤다고 해서 장관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는 지키야할 과정과 절차가 있다.

응당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무협의 처분이 나오면 그때 청문회를 하고 이후에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면 된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당연히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이후로 미루어달라고 국회에 요청해야 한다. 그게 정상아닌가?

조국이 지금의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지금 당장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논리는 수긍하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에 불려다니는 상황이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법개혁을 할 수 있겠는가?

법무부장관이 되면 검찰의 소환을 사법개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검찰이 정치적으로 사건을 수사해왔기 때문이다. 주로 권력자의 편에 들어 야당을 수사하거나,재벌의 편을 들고 중소기업을 억압하거나, 노동자의 입을 막는데 검찰권력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지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당연히 바람직하고 올바른 일이다. 오히려 권장해야 옳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렬 검찰총장에게 한말은 정말 옳은 말이다. 문제는 그런 행위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어야 한다. 사법개혁의 핵심은 검찰권력이 힘있는 사람들을 처벌하는데 쓰이도록 해야 한다.

불과 몇시간만에 제대로 준비도 못한 기자간담회를 반나절 넘게 끌고 간것은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우롱한 처사다.

지금 일본과의 경제전쟁, 미국과 줄다리기, 북핵문제 등등이 산적해 있는 지금 조국 살리기하다가는 문재인 정부가 무너지는 수도 있다.

조국에 대한 비난과 반대를 진영논리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조국을 반대하면 그것이 자한당을 도와줄것이라는 논리는 옳지 않다. 우리가 싫으면 자한당으로 가라하는 태도도 옳지 않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오로지 조국 한사람에게만 기대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조국의 성공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

원칙에 충실하자

유력정치인들이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조국문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동안 소위 진보세력들이 주장해오던 그 가치기준을 유독 조국에게만은 적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기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조국은 남에게 엄격하게 적용하던 잣대를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적용하고자 한다. 어릴 때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이야기가 남에게 관대하게 그러나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였다. 그 많은 민주투사들도 모두 조국에게만은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조국은 자신이 위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제까지 장관이나 총리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람중에서 그 누구도 위법한 일을 저질러서 낙마한 적은 없었다. 위법한 사실이 있다면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 이미 조국은 수사의 대상이라고 검찰이 밝혔다.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은 조국을 끌고 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를 더 곤경에 빠뜨릴 것 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주요인사들이 모두 조국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재명, 유시민, 박원순, 김부겸을 위시하여 여권에서 차기대선에 나설 만한 사람들이 모두 조국을 지지했다. 물론 뜬금없이 박지원도 조국을 지지했다. 국민들의 60%가 조국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사람들은 조국을 지지할까?

조국문제에서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조국이 위법했느냐 아니냐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사실여부는 검찰 수사로 결정이 된다. 만일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면 윤석렬이하 특수부 검사들은 모두 옷을 벗고, 지나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사법처리를 받으면 될 일이다.

조금만 생각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지금의 상황에서 섯불리 조국을 지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생가는 것일까?

설명이 가능한 것은 이들이 어차피 조국은 낙마할 것이 뻔하니 차기주자로 자신들이 나서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이 여당내에서 차기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서 침몰하는 조국을 지지하는 것은, 지금의 여당이 국민의 관심이나 지지가 아니라 소위 ‘빠’들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보아도 다른 방식으로 지금의 상황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주지하시다시피 지금 ‘빠’들은 아직도 조국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들이 몰락하고 있는 조국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이런 ‘빠’들로 부터 간택을 받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일부 극성분자들에 의해 좌우된다면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아마 박용진 같은 사람은 그런 것을 미리 느끼고 있기 때문에 조국을 반대하고 나오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올바른 지도자가 필요하다. ‘빠’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정치적 술수를 부리는 정치인들은 필요하지 않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면 도덕적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그사람이 얼마나 많이 공부를 했느냐는 별 문제가 안된다. 인터넷 보면 다 나온다. 지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진정한 경쟁력은 도덕성과 결단력 그리고 가치관 같은 것이다.

도덕성과 결단력 그리고 가치관이 분명하지 않으면 조국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사실 이제까지 못난 사람 많이 보아왔지만 조국같은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반사이익을 얻고자 조국을 지지하는 대선주자급 정치인들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국사태를 통해서 누구를 비판하고 선택해야하는 기준이 분명했으면 좋겠다. 아마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모두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봉급주려고 세금내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강호에 숨어 있는 훌륭한 사람들 무지하게 많다. 꼭 서울대 나오고 사법고시를 패스해야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 인재다.

민심은 바다고 정치는 배다.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가라 앉히기도 한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굴복하여 조국을 임명한다면 그때는 정권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국민들이 그런 정권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는가? 스스로 지지를 거부하는 것이다.

조국을 반대한다고 해서 절대로 자한당 무리들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청산되어야 할 대상이다. 혹시 조국을 반대하는 것이 자한당의 세력을 키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일본과 경제전쟁을 치르고 미국과 담판을 하려면 조국을 그대로 두고는 어렵다. 국민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떻게 협상력을 발휘할 것인가? 대통령이 성공하고 안하고는 어떤 일을 했느냐로 판가름된다. 조국 구하기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 전력을 기울여야 성공한 대통령 소리 듣는다.

대한민국은 ‘빠’들의 나라가 아니다.

조국사태를 보면서, 문재인과 윤석렬의 입장을 생각하다.

윤석렬이 조국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고 나서 여야 분위기가 혼란스럽다. 한때 윤석렬을 칭송해 마지 않던 여당인사들은 마치 그를 구데타의 주역이라도 되는 것 처럼 비판하고 있다. 이해찬과 유시민은 검찰과 정면으로 각을 세웠다. 매우 현명하지 못하다. 이해찬과 유시민 그리고 더불어 민주당의 586운동권 출신들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국민상당수의 정서와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동권 특유의 폐쇄적 사고방식이 지금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읽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먼저 윤석렬이 왜 조국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부터 해보아야 한다. 윤석렬은 현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해서 정치에서 벗아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그는 박근혜 탄핵부터 시작해서 서울지검장을 하면서 박근혜와 자한당의 공적1호가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그가 책임지고 수사하던 기간 동안 국정원직원, 검사, 장군이 자살을 했다. 피를 보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이 자한당 쪽으로 넘어가면 윤석렬은 바로 사법처리의 대상이 된다. 조국이나 이해찬 그리고 유시민은 권력이 넘어가도 TV에 나와서 시사평론하고 책을 쓰고 살아가면된다. 그러나 윤석렬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너지거나 권력이 넘어가면 바로 추락한다. 아마 즉각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감방으로 직행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의 추락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윤석렬이 사석에서 이러다가 현정부가 무너질까봐 걱정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반면, 조국을 중심으로 단결한 586 운동권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지 문정부가 무너지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 둘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586 들은 차기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이런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윤석렬은 이러다가 권력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조국을 위시한 586들은 최악의 경우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면 문대통령이 어떻게 되던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석렬은 문대통령이 무너지면 자기도 무너진다. 윤석렬이 검찰총장이 되자마자 자신의 심복을 대거 기용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자기도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윤석렬의 조국 수사를 비판한 이해찬과 유시민은 이미 정확한 판단력을 상실했다. 판단력을 상실한 정치인들은 가치가 없으며 존재이유가 없다. 특히 유시민은 일본의 경제침략이나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정치인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무슨 이유로 아무말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말재주는 있으나 판단력과 결기가 떨어진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해찬도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제침략과 지소미아 종료건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과거 그렇게 총명하던 사람이 왜 이렇게 판단력이 흐려졌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조국은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게 된 듯하다. 이해찬과 유시민이 검찰을 비난하지만 법원이 수색영장을 발부해주었다는 것은 범죄혐의가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국이 청문회까지 완주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이 어찌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문대통령은 범죄혐의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는 정치적 부담을 지기 어려울 것이다. 문대통령이 임명철회를 하지 못하는 것도 자신을 지지하던 문빠들의 극성때문이다. 문대통령이 지명철회 하면 그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한때 집권의 제1공신이었던 세력들이 문대통령과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희얀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만일 이번에 윤석렬이 조국을 기소하고 처벌하지 못하면 윤석렬이 죽는다. 윤석렬이 죽으면 문재인 대통령도 타격을 받는다. 그리고 자한당은 격렬하게 반대할 것이며 정치적 분위기는 자한당 쪽으로 몰려갈 확률이 많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적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렬은 죽어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윤석렬이 이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혹여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되더라도 사법개혁은 물건너 갔다. 야당에서 그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 그의 휘하에 있는 검찰들이 조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람들은 검찰이 조국의 사법개혁을 막기위해 수사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윤석렬과 그의 친구들이 지금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같다. 속된말로 하자면 그들은 사법개혁이니 뭐니 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살아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국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그는 이미 사퇴할 시기도 놓쳐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렸다.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별 차이가 없다. 문대통령이 받게 되는 정치적 부담은 그에게 별 문제가 안된다. 유감스럽게도 문대통령은 충성스런 참모를 두지 못했다.

조국 사태는 여권의 정치적 위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조국의 수사를 비난한 많은 여당국회의원들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는 정치적으로 서로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감스럽게도 국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집권한지 절반도 안되었는데 벌써 권력 누수현상이 생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당내 정치적 기반이 약화된 이유는 대선후보를 너무 빨리 내세웠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조국을 이미 대선후보로 정해놓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모든 상황판단이 조국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결국 지금과 같은 사태가 오게된 것도 조급한 마음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특히 소위 빠들로 불리는 극렬한 지지자들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586 운동권과 현 여권 핵심부의 눈을 가린 것이다.

지금은 조국이 무너지면 문재인 대통령도 무너지는 상태가 아니다. 조국을 제거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무너지게 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동안 우리사회를 주도해오던 586 운동권들의 상당수가 물갈이 될 확률이 높은 것 같다. 그들은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정치가에게 그것은 결정적인 능력이다. 능력이 부족하면 물러나는 것이 옳다.

좀 더 젊고 원칙에 충실하고 유능한 세력들이 정치전면에 나서기를 바란다. 이제 바람과 포퓰리즘으로 나라가 흔들흔들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보정부의 정책은 개혁적인가?

과거 우리가 개혁이라고 했던 것들이 오히려 개악이었던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조국의 딸 입시부정이나 특혜보다 노무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시행했던 개혁이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나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노무현 정부가 의욕을 가지고 추진한 몇가지 개혁이 생각난다. 첫번째가 입시개혁, 두번째가 법관교육 개혁, 세번째가 의사교육개혁이었다. 다른 것도 있다. 공무원 임용개혁도 있었다. 행정고시를 폐지하고 다른 방법으로 공무원을 임용한다고 했다. 여러 개혁중에서 행정고시를 폐지하겠다는 개혁은 아무런 시도도 하지 못하고 그냥 유야무야 되었다.

첫번째 입시개혁은 공부말고 다른 것을 잘해도 대학을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수시와 정시로 나뉘어 입시가 이루어졌다. 수시는 거의 복마전처럼 되어 버렸다. 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하는지 알기도 어려웠다. 학부모들은 매일 입시설명회를 쫓아 다녔다. 대학교수를 부모로 둔 아이들이 대학에 쉽게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수시는 특권과 특혜를 제도권내로 수요한 제도였다. 조국의 딸은 그런 예중의 하나이다. 아마 전수조사를 해보면 별의별 경우가 많을 것이다. 조국의 딸은 그런 경우중 하나에 불과하다. 일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수시가 특혜와 특권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비판은 자신에게 해야 한다. 그런 특권과 특혜가 일상화되도록 만들었던 것은 참여정부때였기 때문이다. 이해찬이 당시에 하나만 잘해도 대학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두번째는 의전원이다. 의과대학 들어가기가 어려우니 학부과정을 마치고 의전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지금 의전원은 실패한 제도처럼 된 것 같다. 다시 의과대학제도로 돌아가는 것 같다. 의전원 입학도 특혜와 특권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사들 자식들이 다른 아이들 보다 훨씬 의전원에 들어가기 쉽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 의사 친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끌땅을 한 적이 적지 않았다. 생명을 다루는데 그러면 안된다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좋은 친구들을 둔 것 같다.

세번째는 소위 로스쿨-사법시험이다. 로스쿨은 유일하게 미꾸라지가 용이 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런데 고시낭인을 배출하며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사법고시에 뛰어 들었다가 인생을 망친다면 로스쿨을 만들고 법관 배출통로를 일원화 했다.

로스쿨도 특혜와 특권이 상당히 심각하게 작용하는 분야라고 한다. 우선 등록금이 비싸서 보통사람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데다가 입학과정에서 아무래도 법관의 자식들이 훨씬 유리하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법관도 세습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고시낭인 문제가 로스쿨 만들었던 매우 큰 이유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로스쿨도 낭인만드는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로스쿨 졸업생중에서 일정한 비율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나머지는 낭인이 된다. 결국 매년 로스쿨 입학생의 절반정도는 다시 고시낭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로스쿨까지 했으니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지더라도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변호사 시험을 5번만 볼 수 있어서 그 이후에는 아예 추방되어 버린다고 한다.

결국 참여정부가 개혁이라고 시도한 중요한 개혁 모두 결국 특권과 특혜를 제도화시키는 개악이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잘 모르겠다는 답 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의 참여정부 대표적 개혁 세가지가 모두 실패한 것 같다는 것이다.

제도나 개혁이 실패하면 그런 개혁과 제도를 만든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세가지 개혁 모두 진보정부가 아니라 기득권 정부가 했어야 할 일이었다. 결국 개혁정부가 한다고 해서 모두 찬성하고 보수 정부가 한다고 해서 모두 반대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똑똑해지는 수 밖에 없다. 정치인들의 선동에 놀아나지 않고 이성적으로 사안을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언론도 진영논리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파시즘적 경향이 판치는 것 같다. 문제는 보수뿐만 아니라 자칭 진보라고 하는 세력들 중에서도 그런 경향이 보인다는 것이다. 선전선동으로 국민을 우민화시키고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킨다. 거기에 소위 지식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앞장선다. 나찌도 그렇게 했다. 히틀러도 처음에 사회주의를 표방했다. 그래서 국가사회주의라고 한다. 좀 한다고 했던 지식인들 모두 나찌를 지지했다. 지금 이땅의 지식인들이 보이는 행태도 나찌 당시의 지식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당시 독일 아니 세계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던 사람들도 그리했다.

한국의 진보정부를 나찌즘적 형태와 비교하다니 하면서 분개할지 모른다. 그러나 자세하게 들여다 보라. 지도자를 신격화시키는 행태나 국민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려고 하는 행태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을 다른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진보나 보수 모두 기득권화 되어 버렸다.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운동권에게 더 이상 기대와 희망을 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더 빠르게 혹은 더 나쁘게 기득권화되어 버린 듯하다.

결국 거기에서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국민의 수준이다. 진영과 이념에 매몰되지 말고 구체적인 사안을 두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국민의 수준이 지금 우리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