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쟁주장에 대한 생각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북한에게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군사적인 방법이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쟁을 언급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전쟁이란 것이 가능한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즉각 반격할 것이다. 아마 일본의 동경과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곧바로 날라갈 것이다. 그중 일부는 요격되겠지만 아마 한두개는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전쟁을 운운하는데 우리 나라는 조용하다.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당연히 대통령과 국회를 위시해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측은 미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위정자들은 조용하다.

아마도 두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 한다니까 어쩔 수 있겠냐? 하는 체념, 두번째는 트럼프가 말로는 전쟁을 운운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가 지도자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는 것은 그의 발언에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트럼프가 북핵문제 전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가 전쟁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대화에 의한 해결 방법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국가간 대화란 서로 일정한 부분을 양보하고 큰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설득을 통해 상대방을 포기시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은 트럼프는 대화를 하고자 했고 미국의 여타 정치세력들은 트럼프식 해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업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줄것과 얻을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타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트럼프는 북한핵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대신 북한이 중국보다 미국에게 가까운 입장이 되도록 하는데 주안을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수없이 많은 군산복합체와 이들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진정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미국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대화로 인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트럼프의 전쟁운운하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한반도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는 것을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니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탄도미사일 발사만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다 마쳤다. 실제 작전배치는 완료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남은 것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인데 그것도 거의 완성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은 SLBM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거의 다 완성된 핵능력을 새로운 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란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이나 방위조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안보환경을 스스로 구축해 나간다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렇다면 기존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의 틀을 붕괴시켜야 한다. 북한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붕괴를 추구하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추측하는 이유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이 국제연합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의 연합이 이중으로 존재하게 될수도 있다. 핵심국가들을 제외한 여러나라들은 지금의 유엔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가들의 연합에 이중으로 속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추측이 든다.

트럼프의 전쟁주장과 관련하여 우리는 군사적인 문제해결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무기의 살상력과 파괴력이 고도로 발달한 상황에서 전쟁은 민족의 절멸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도 살려고 하는 것이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전쟁을 정책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제비츠 사상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변화고 있다. 더 이상 전쟁을 정책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만일 미국이 자꾸 전쟁을 운운하면 한반도에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으로 몰고하는 동맹은 해체하는 것이 옳다. 한미동맹의 시대적 사명도 다한 것 같다. 우리의 운명을 무턱대고 남의 손에 맡겨 놓을 수는 없는 법 아닌가?

어떠한 동맹도 방어적인 성격을 벗어나는 순간 평화는 없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북핵인정 주장과 그 의미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이유가 두가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첫째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 둘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에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다. 우리는 북중관계를 마치 한미관계와 같이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매우 다르다. 북한은 중국을 자신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국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안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안전도 보장되어야 한다. 미국의 적대시정책 해소는 북핵문제 해결의 필요조건이고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은 북핵문제해결의 충분조건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어떻게는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는 방법이 있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받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결과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려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체사상을 주장하면서 독자적인 길로 나서게 된 것은 1956년 8월의 반당종파사건때문이었다.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없고 김일성의 권력에 도전했던 연안파와 소련파들을 모두 숙청한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부르짖으면서 중국과 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려한다. 그리하여 나는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핵문제의 뿌리는 바로 8월의 반당종파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할 것이라고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어 전국무부 수석부차관보가 언급했다. 사실상 중국은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때 중국도 북한에서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에 군대를 보내 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을 자신들의 영향력에 넣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북한에 진출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는 않았으나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북한이 핵을 완성하고 이제야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했다는 것을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흘려지내 보내는 미국과 한국의 대외정책 입안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현실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않으면서 제대로된 정책이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다. 미국이 북미회담에서 판판히 실패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아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하게 되고 이어서 미국도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 유엔안보리 결정을 부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이런 결정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지속되어오던 국제연합체제가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북중간 새로운 형태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거기에 러시아도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전에 북한의 최선희가 러시아에 방문한 것도 북러간 모종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북러간에도 새로운 방위조약이 체결될 지 모른다.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면, 이제 북미대화는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된다.

북중러관계가 강화되면 한미일 관계도 반대급부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다시 한반도는 냉전시대와 같은 갈등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한은 그런 군사적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날 것이다. 미국도 핵을 가진 북한에게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면 남한과 일본을 동시에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와 달리 우리는 미국편에 일방적으로 서기도 어렵다. 우리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통상을 완전하게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가 않다.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입은 손실을 벌충해줄만한 상황도 아니다.

북중러와 한미일의 구도가 형성되면 한국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보도 최악의 상황이 되고 경제도 궁색해질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북한을 미국이 품어 내는 것이다. 미국과 아주 가깝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만 지켜주는 역할만 하더라도 미국은 최대의 성공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역할을 하는 전제조건은 미국이 북한의 핵을 사실상 인정해주면서 더 이상 능력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합리적인 정책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대외정책의 문제를 외교가 아니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군부의 경향성,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고 있는 군수업체의 입김, 미국 정당정치의 당파성 등등이다.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은 지나가고 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우리가 선택을 해야 한다. 미국의 강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한미일 동맹과 같은 관계로 갈 것이나, 아니면 미국과의 관계도 조금 멀리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일정하게 유지할 것이냐.

만일 리비어 전 미국무부수석부차관보의 주장처럼 미국도 몇개월이후에 북한의 핵을 사실상 마지못해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하는 행동은 마치 아무런 오류나 잘못이 없는 것 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외교사를 보면 미국이 얼마나 엉터리같은 결정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은 몇천명되지도 않은 주한미군을 철수시켰기 때문이었다. 만일 주한미군을 상징적인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했으면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남북간에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완벽하다고 닥치고 신뢰하는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주의가 우리는 물론이고 그들이 그토록 믿고 의지하는 미국의 이익도 손상시키는 것이다. 미국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역설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더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내부의 미국편향적 입장과 태도가 미국이 잘못된 대외정책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총선선까지 북미회담을 하지 말라달라는 나경원의 요구만으로도 자유한국당은 반국가적인 정당으로 해산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하는자와 당하는자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만 보고 세상일을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온갖 음모와 책략이 난무하는 국제관계는 알려지는 이야기들의 배후까지 미루어 짐작하고 판단해야 한다. 국제관계는 도덕과 윤리가 아니라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작동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일본의 수출전쟁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의 종료통보 유예, 북미대화의 중지 그리고 북한의 금강산 사업 철수통보, 북한의 서해안 포사격 연습과 동해 장전항의 재 군항화, 이어서 전한미연합사령관 브룩스의 내년도 한미연합훈련 재개주장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형성된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미중간 패권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냉전체제와 지금의 패권경쟁체제는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냉전체제는 가치동맹을 바탕으로 했다면 패권경쟁에서는 이익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체제는 사회주의의 전체주의와 자본주의의 자유민주주의가 서로 싸우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의 미중패권경쟁은 누가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유지할 것인가가 싸움의 핵심이다. 혹자는 중국이 민주화되지 못한 것을 들어 냉전체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모르나 지금의 중국은 냉전당시의 중국과 차이가 많다. 비록 중국정치가 아직 서양의 민주주의와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자유가 완전하게 구속되는 과거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이미 중국도 자본주의적 세계질서에 편입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서로 싸운다. 서로 협조해서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누리면 좋으련만 인간이라는 종자는 그렇게 하도록 생겨 먹지를 않은 모양이다.

미국은 소위 말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제시하면서 일본과 호주를 중심으로 중국을 봉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일본의 수출전쟁과 지소미아 종료선언은 미국이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을 통제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대륙을 통제하고 봉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영일동맹 당시 영국은 일본에게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해주었다. 미국도 일본에게 한반도의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려 했다.

미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만 문제삼은 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통보 유예를 선언하자 잘했다는 여론이 70%를 넘었다고 한다. MBC의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가 매우 어렵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북한은 북미대화에 진전이 없는 이유를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주춤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바로 이지점에서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보다 중국에 대한 봉쇄를 더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봉쇄의 방법으로 중거리핵미사일의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작년 말 한 저널에 미국의 INF 파기 결정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빌미로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북미회담에 나선 것은 북한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이용해서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남한에 배치하려고 하는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다. 트럼프의 북미회담은 미국의 대중봉쇄전략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보아도 크게 틀림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에 위치한 우리의 입장이 실로 곤궁하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시켰다면 미국이 생각하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속절없이 지소미아를 연장함으로써 우리스스로 미-일-한의 최말단 지위를 받아들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사실 우리는 미-일-한 동맹에 끼일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전략적 평가를 함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를 불리하게 평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야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나온다. 지금의 한국은 미일동맹을 공고화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하고 냉철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연상시키는 조치를 하고 있다. 어리석은 일이다. 북한은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을 대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의 호전적행동은 미국의 의도에 그대로 말려가는 빌미일 뿐이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여 남한에 도발을 하도록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 남한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어마어마한 위협을 당하게 된다. 중국은 당연히 남한을 사사건건 괴롭힐 것이다. 경제교역은 물론이고 서해안에서의 직접적인 군사적 압박도 거세질 것이다. 당연히 한반도 주변에 전략 폭격기들이 날아 다니면서 핵전쟁의 암운이 드려질 것이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만들어 가지 못하면 이용만 당한다. 그동안 우리 안보의 금과옥조였던 한미동맹이 오히려 우리 목줄을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용을 당하지 않으려면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각도 견고해야 한다. 지금 처럼 패권정치가 난무하는 국제정치 무대에서는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로 나뉘어진다. 우리는 이용당하는 자의 위치를 스스로 고수하고자 한다.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남과 북이 서로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북한도 비록 미국과 대화가 되지 않더라도 남한과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남한 국민들이 미국의 핵무기 배치를 막아낼 수 있다.

남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북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정신차려야 한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 손해가 될 것인가 ?

미국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어떤 존재였던가? 미국은 우리 현대사에 중요한 존재였다. 그 중요성은 긍정적 부정적 양면에 모두 다 마찬가지다. 대한제국 말기 미국은 우리를 일본의 식민지배에 넘긴 존재였다. 태프트-가쓰라 조약을 통해 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배에 넘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6.25 전쟁이 발발했다. 우리는 민족사에 다시없는 동족 살륙의 비극을 겪었다. 한국전쟁은 강대국의 세력각축에 의해 일어난 일이었다. 미국이 참전해서 우리는 공산화를 면할 수 있었다. 미국이 신생 대한민국이 구원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위한 것이었다. 미국이 소련과 냉전 상태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을 위해 군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 미국은 한국이 무너지면 일본도 무너진다고 생각했고 그러면 태평양지역을 상실하게 되고 소련과의 냉전에서 패배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미국의 개입으로 공산화를 면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에는 한미동맹이 생존 제1의 원칙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이 있다. 냉전시기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매우 든든한 우방이었다.

제2차세계대전이후 개발도상국중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그 어떤 국가도 중진국을 지나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 경우는 없었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예외적인 특혜를 배푼 것은 한국을 냉전시대 자유진영의 쇼윈도우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평가를 한다. 그러고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이 진출한 그 어떤 국가도 한국과 같은 성취를 거둔 적이 없다.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남아메리카는 그야말로 참담한 상황이다. 흔히 하는 말로 그들이 게으르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럴까?

지금까지의 성취는 분명 한미동맹 덕분이었다. 그러니 어떤 국가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리위에 있는 유리천정을 뚫어야 하는 법이다. 유리천정은 여성들의 머리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우리에게 이익이었던 한미동맹이 점차 색깔과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마치 영국과 일본이 동맹을 맺을때 한반도를 일본에게 내주었던것과 유사하게, 미국은 행동하고 있다.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해, 미국이 보여준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 그리고 한국에 대한 매몰찬 행동이, 영일동맹당시의 영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제시하고 있는 6조원과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국은 정말로 6조원을 안주면 주한미군을 대폭감축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먼저 북한과 협상을 위해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적대시 정책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한반도 방위는 일본에게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인도 태평양 전략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국가로 일본을 고려한 것은, 일본이 동북아에서 한국을 거느리는 중견 보스역할을 맡기는 방안 때문일 것이다.

한국을 일본의 통제아래 들어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를 꺽어야 한다. 미국이 최근에 보여준 일본 경사의 태도를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무리일까?

패권경쟁에서 양측의 경계선에 서 있는 것은 비참한 운명을 초래할 경우가 많다. 당연히 군사적 충돌은 그런 외곽의 경계선에서 일어난다.

한미동맹 중요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과거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런 불확실성앞에서 닥치고 한미동맹을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군사적 충돌의 양상을 보일때 그 무대는 한국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북한의 남침위협은 이제 한미동맹의 주요 고려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남북간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전쟁 때처럼 북한을 지원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핵을 가진 북한과 전쟁이란 자멸이나 마찬가지다. 핵으로 두들겨 맞고나면 남는 것이 뭐가 있겠나? 북한이 남한에게 핵을 쏘면 미국은 무조건 북한에게 핵을 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무너진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서해에서 포사격을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정부에 주는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상황의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남한 정부가 지금과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없다. 오히려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도움이 될 뿐이다.

한미동맹을 북한의 남침이라는 틀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한국은 미중 패권 충돌의 경계선에 있다. 미국의 세계패권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방위비를 받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만일 지금 한미가 동맹관계가 아니라면 미국은 한국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까? 아마도 별의별 아부를 다하면서 한국과 가까워지려고 할 것 아닌가?

우리는 다시 없이 가치있는 전략적 상황을 한미동맹이라는 과거의 유산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미동맹은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유리천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들이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미동맹은 국민대다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과거 이익이었던 한미동맹이 앞으로는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