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쟁위협, 외환관리를 잘해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을 하고 난 이후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위협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수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에 관해 유엔 안보리의 추가제재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않을 것이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12월 11의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예측한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무런 추가제재를 하지 못했다. 겨우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을 뿐이다. 유엔총회결의안은 아무런 강제성도 없다. 결국 이제까지 북한을 압박했던 국제적인 틀은 기능을 상실했다.

이렇게 볼때,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전쟁이라는 일종의 협박을 통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실험을 막아 보려고 한 것이다. 특히 에스퍼 국방장관은 북한이 ICBM 발사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콕 찝어 ICBM 이라고 한 것은 북한에게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절대로 ICBM만을 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에 기대를 두고 있으면 ICBM을 쏘지 않을 것이요, 미국과 추가적인 대화없이 오로지 압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결심을 했으면 ICBM도 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상황에서 단순한 ICBM 발사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화성 14, 15호를 통해 ICBM능력을 모두 보유했고 이미 실험까지 마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많을 돈을 들여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미사일 실험을 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지금까지의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방식이 될 것이다. 무엇이 될지는 알기 어렵다.

두번째, 정말 한반도에서 미국이 전쟁을 불사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쟁을 일으키려면 상당기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력을 재배치해야 하고 전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군은 이런 목적의 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미국의 말을 잘 듣는 문재인 정부라고 하더라도 북한 ICBM 미사일 발사실험 때문에 전쟁에 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일본과 괌을 기점으로 공중과 바다로부터의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전쟁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누구도 그냥 조용히 두들겨 맞지 않는다. 북한이 공격을 당하면 당연히 반격을 할 것이다. 제1목표는 괌과 하와이 그리고 일본의 주일미군기지 등이 될 것이다. 당연히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차피 명운을 거는 것이다. 미국은 재래식 제한전쟁을 하고 싶어할 것이나, 북한은 제한전쟁을 할 수 없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핵무기보유국가와 전쟁을 하는 법이 아니라고 한 것은 이유가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군사행동에 개입할 것이다. 즉각 우주 공간의 미국 위성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의 정보능력을 제거할 것이다. 한반도 인근에 들어오는 미국의 항공모함도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당연히 중국은 즉각 대만을 직접 공격해서 장악할 것이다.

러시아도 그냥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다. 올해 여름 김정은이 동해의 잠수함 건조현장을 방문했을때 중국과 러시아의 전폭기가 동해안에서 동시에 연합으로 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을 그냥 우연이 아니라 북,중,러의 상호 협력 이벤트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이미 북,중,러의 군사적 관계는 거의 회복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보면 전쟁은 불가능하다. 그럼 왜 미국은 전쟁의 위협 운운할까?

이미 불가능한 전쟁을 운운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이미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목적은 한국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전현직 국무부 국방부 관리들이 연일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 핵미사일 배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럴때 가장 위험한 상황은 우리 금융상태다. 만일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 그때 조건이 핵미사일 배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정부는 울며겨자 먹기로 핵미사일 배치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보는 전방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외환관리 잘하길 바랄 뿐이다. 약소국가들은 한 수 앞서서 살피지 않으면 당한다.

유엔 안보리이후의 사태 전망을 해보면

12월 11일 북한의 미사일 엔진 발사 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었다. 북한은 곧바로 미국의 요구를 반박하는 외무성 담화를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과거와 많은 차이가 있다. 첫번째는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북한이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먼저 첫번째, 유엔 안보리의 기능마비문제를 살펴보자. 최근 북핵문제로 인해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되고 결과적으로 제2차세계대전이후 기능해오던 국제체제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유엔안보리가 작동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했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데 동의했다. 이제까지의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없이는 어려웠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의 입장은 결정적이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의 코밑에서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이 부담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는데 괜스리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에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으로 강제진입하여 핵무기를 제거하고 북한지역에 대한 통치는 중국에 일임한다는 미국의 제안은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그것은 순전히 중국의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일전에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반도 특히 북한지역이 과거 중국의 영역이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으로 부터 북한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인정받는 동시에, 미국에게 북한으로 진출하지 말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중간 패권 경쟁이 불거지면서 부터이다.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요구에 더 이상 동참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중국도 북한의 핵능력 범위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볼때 중국과 북한이 혈맹이니 뭐니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중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된다면 언제든지 북한을 이용해왔고, 끝임없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최근 중국이 기존의 태도와 달라진 것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에 참가해 오면서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스스로 상실해왔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유엔안보리에서 중국이 미국의 추가제재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이 집적된 결과이다. 아마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은 올해 시진핑의 북한 방문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미중패권 경쟁의 와중에서 북한을 중국편에 확고하게 붙들어 매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금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홍콩사태와 대만의 독립문제를 고려해 보면 중국이 왜 북한을 붙잡으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진핑의 북한 방문은 향후 북중관계를 규정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시진핑 방북이전과 그 이후의 북중관계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앞으로 북중관계의 역사는 시진핑 방북이 기점이 될지도 모른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정은과 푸틴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아마도 러시아는 북한과 가장 전략적인 입장이 유사한 국가일 것이다. 북러관계강화는 현실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다.

북한은 북중, 북러 관계를 정상화시키면서 이미 유엔안보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사실상의 여건조성을 모두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보면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이후 지금과 같은 상황을 미리 다 상정하고 대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19세기와 20세기간 세계를 지배해오던 패권국가들의 흥망은 항상 변방국가들에서 결정되었다. 많은 학자들이 패권국가와 패권도전국가들의 직접적인 투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항상 패권국가들과 패권도전국가들의 변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중국을 다루는데 실패했다. 홍콩과 신강위구르는 다루기기 어렵다. 이미 중국의 실제적인 통치가 강고한 지역이다. 만일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자 했다면 북한을 먼저 끌어 들여야 했다.

여하튼 북한을 제대로 붙잡지 못한 것은 미국 대외정책의 가장 큰 실패이다. 얼마 있지 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두번째, 북한은 이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다. 이제까지 어떤 전문가들도 북한의 행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완전한 핵능력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기 위한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그런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미국과 어떠한 대화도 추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거래와 협상으로는 미국의 정책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과 강압만이 해결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북한의 정책입안자들로 미국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핵과 미사일 능력을 거의 다 갖추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했을 때는 이정도에서 중지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런 전략은 포기한 것 같다. 핵능력을 완전하게 확보한 상태에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진정한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완성은 동북아 지역의 국제정치적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패한 것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국이 오히려 북한으로터 협박과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은 것 같다. 역사상 북중관계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것은 향후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정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사문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게 되면 유엔안보리 제재는 무의미해진다.

중국자본이 북한에 밀려들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을 얻으면서 북한을 얻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북한은 중국의 베트남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도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유익하려고 하면 동맹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타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국외자가 되었다. 국외자가 된 이유는 스스로의 이익을 제대로 얻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주둔비 요구 협상전략에 대한 생각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6조원이나 달라고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요구다. 미국의 요구는 자국군대를 용병으로 팔겠다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미군을 용병으로 팔겠다고 한다면 그 용병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전적으로 용병을 고용하는 국가가 결정해야 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6조원에는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주일미군과 괌 그리고 심지어 미국에 있는 군대의 출동비용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넘어 다른 곳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의 비용까지 지불하라고 한다면, 협상의 명칭부터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주한미군 주둔비용분담이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을 위한 계약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돈을 지불하면 그에 따르는 권리도 같이 따라오는 법이다. 만일 미국이 6조원을 요구하면 그에 따르는 권한도 요구해야 한다. 그 권한에는 미군이 한국에 투입될 때, 분명한 조건과 규모를 명시해야 한다. 돈을 받았으면 그에 따르는 의무가 다 포함되어야 한다. 한국이 요구하는 규모의 미군이 반드시 투입되어야 한다. 미국이 그러지 못하면 그에 따른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징벌적 배상금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 투입되는 군사력의 운용에 대한 방식도 정리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전작권이 미국에 있다. 말은 연합사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연합사는 한국보다는 미국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한미가 공동으로 연합사에 지침을 제공한다는 것은 듣기 좋은 포장일 뿐이다.

만일 우리가 6조원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면 미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요구해야 한다. 바로 즉각적인 전작권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함께 미군은 한국이 요구하는 군사력을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에 따른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연합사령관은 CODA를 통해 한국군에 개입한다. 돈을 지불하면 당연히 거꾸로 한국군이 미군의 평시 운용에 개입할 수 있는 역CODA가 만들어져야 한다.

연합사령관은 연합위기관리각서를 통해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작전상황에 개입할 수 있다. 앞으로는 한국군이 중심이 된 작전을 하되, 한국군이 필요한 전력을 미군이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돈을 지불하면 권리가 생기고 돈을 받으면 의무가 생기는 법이다.

미국의 주둔비용요구에 대해 한국군내에서는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핵잠수함의 소형원자로 제작, 핵물질 처리 등등과 관련하여 미국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군의 그런 협상태도는 미국이 요구하는 6조원을 주기 위한 핑계거리를 찾는 것에 불과하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과 핵물질 처리 등의 문제는 주둔비용과 같이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이런 문제를 주둔비용과 연계해서 협상을 하기도 어렵다. 미국은 마치 고려해 줄 수 있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비공식적인 발언은 미국에게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미국도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꿀 것이다. 설사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 들일 것 같은 태도를 보여도 미국 의회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는 해주려고 했는데 의회가 반대해서 안된다고 핑계를 댈 것이다.

만일 그것이 6조원을 한번 주고 말 것 같으면 어찌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한번 주면 매년 6조원을 주어야 한다. 그럼 우리나라는 미국에 방위비 주느라고 망한다. 그것은 협상안이 아니다.

특히 핵물질 재처리와 관련한 문제는 주둔비용과 전혀 무관하다. 핵물질재처리는 노태우정권의 한반도비핵화선언에 포함된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허락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결심에 달려 있다.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 당연히 노태우 정권 당시의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내용 중 상당부분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가 결정하면 될 일을 미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는 법이다.

정부 협상팀은 서로 주고 받는 방식으로 이번 주둔비용 협상을 치루려고 해서는 안된다. 만일 미국이 지나친 비용을 요구하면 우리는 미국이 없는 안보를 고민해야 한다. 주한미군 철수는 일제패망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였다. 언제까지 여기에 끌려 다닐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국방을 책임져도 될 때가 되지 않았나?

북한은 주한미군이 한참 주둔하고 있을때인 1958년에 120만명에 달하는 중공군을 모두 철수시켜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중국군이 북한에 남아 있으면 북한의 내정에 간섭을 받기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은 남한에 미군이 그렇게 남아 있는데 중공군을 철수시키지 쉬웠을까? 문제는 감당하겠다는 의지의 문제다.

여기서 분명한 의지를 갖지 못하면 영원히 끌려간다. 한번 겪어야 할 것이라면 그런 부담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말고 우리가 감당하고 이겨나가는 것이 옳다.

트럼프의 전쟁주장에 대한 생각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북한에게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군사적인 방법이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쟁을 언급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전쟁이란 것이 가능한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즉각 반격할 것이다. 아마 일본의 동경과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곧바로 날라갈 것이다. 그중 일부는 요격되겠지만 아마 한두개는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전쟁을 운운하는데 우리 나라는 조용하다.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당연히 대통령과 국회를 위시해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측은 미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위정자들은 조용하다.

아마도 두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 한다니까 어쩔 수 있겠냐? 하는 체념, 두번째는 트럼프가 말로는 전쟁을 운운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가 지도자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는 것은 그의 발언에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트럼프가 북핵문제 전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가 전쟁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대화에 의한 해결 방법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국가간 대화란 서로 일정한 부분을 양보하고 큰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설득을 통해 상대방을 포기시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은 트럼프는 대화를 하고자 했고 미국의 여타 정치세력들은 트럼프식 해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업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줄것과 얻을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타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트럼프는 북한핵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대신 북한이 중국보다 미국에게 가까운 입장이 되도록 하는데 주안을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수없이 많은 군산복합체와 이들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진정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미국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대화로 인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트럼프의 전쟁운운하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한반도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는 것을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니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탄도미사일 발사만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다 마쳤다. 실제 작전배치는 완료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남은 것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인데 그것도 거의 완성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은 SLBM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거의 다 완성된 핵능력을 새로운 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란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이나 방위조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안보환경을 스스로 구축해 나간다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렇다면 기존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의 틀을 붕괴시켜야 한다. 북한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붕괴를 추구하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추측하는 이유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이 국제연합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의 연합이 이중으로 존재하게 될수도 있다. 핵심국가들을 제외한 여러나라들은 지금의 유엔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가들의 연합에 이중으로 속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추측이 든다.

트럼프의 전쟁주장과 관련하여 우리는 군사적인 문제해결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무기의 살상력과 파괴력이 고도로 발달한 상황에서 전쟁은 민족의 절멸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도 살려고 하는 것이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전쟁을 정책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제비츠 사상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변화고 있다. 더 이상 전쟁을 정책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만일 미국이 자꾸 전쟁을 운운하면 한반도에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으로 몰고하는 동맹은 해체하는 것이 옳다. 한미동맹의 시대적 사명도 다한 것 같다. 우리의 운명을 무턱대고 남의 손에 맡겨 놓을 수는 없는 법 아닌가?

어떠한 동맹도 방어적인 성격을 벗어나는 순간 평화는 없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북핵인정 주장과 그 의미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이유가 두가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다. 첫째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 둘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에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다. 우리는 북중관계를 마치 한미관계와 같이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매우 다르다. 북한은 중국을 자신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국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의 안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안전도 보장되어야 한다. 미국의 적대시정책 해소는 북핵문제 해결의 필요조건이고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은 북핵문제해결의 충분조건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어떻게는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는 방법이 있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받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결과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려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체사상을 주장하면서 독자적인 길로 나서게 된 것은 1956년 8월의 반당종파사건때문이었다. 중국과 소련을 등에 없고 김일성의 권력에 도전했던 연안파와 소련파들을 모두 숙청한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부르짖으면서 중국과 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려한다. 그리하여 나는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핵문제의 뿌리는 바로 8월의 반당종파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할 것이라고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어 전국무부 수석부차관보가 언급했다. 사실상 중국은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때 중국도 북한에서 불안정사태가 발생하면 북한에 군대를 보내 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을 자신들의 영향력에 넣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북한에 진출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는 않았으나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북한이 핵을 완성하고 이제야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했다는 것을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흘려지내 보내는 미국과 한국의 대외정책 입안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현실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않으면서 제대로된 정책이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다. 미국이 북미회담에서 판판히 실패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부르킹스 연구소의 리비아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북한의 핵을 인정하게 되고 이어서 미국도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 유엔안보리 결정을 부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이런 결정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지속되어오던 국제연합체제가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핵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북중간 새로운 형태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거기에 러시아도 참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전에 북한의 최선희가 러시아에 방문한 것도 북러간 모종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북러간에도 새로운 방위조약이 체결될 지 모른다. 북한이 주장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라면, 이제 북미대화는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된다.

북중러관계가 강화되면 한미일 관계도 반대급부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다시 한반도는 냉전시대와 같은 갈등의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한은 그런 군사적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날 것이다. 미국도 핵을 가진 북한에게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면 남한과 일본을 동시에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와 달리 우리는 미국편에 일방적으로 서기도 어렵다. 우리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통상을 완전하게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가 않다.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입은 손실을 벌충해줄만한 상황도 아니다.

북중러와 한미일의 구도가 형성되면 한국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보도 최악의 상황이 되고 경제도 궁색해질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북한을 미국이 품어 내는 것이다. 미국과 아주 가깝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만 지켜주는 역할만 하더라도 미국은 최대의 성공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역할을 하는 전제조건은 미국이 북한의 핵을 사실상 인정해주면서 더 이상 능력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 합리적인 정책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대외정책의 문제를 외교가 아니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군부의 경향성,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고 있는 군수업체의 입김, 미국 정당정치의 당파성 등등이다.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은 지나가고 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우리가 선택을 해야 한다. 미국의 강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한미일 동맹과 같은 관계로 갈 것이나, 아니면 미국과의 관계도 조금 멀리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일정하게 유지할 것이냐.

만일 리비어 전 미국무부수석부차관보의 주장처럼 미국도 몇개월이후에 북한의 핵을 사실상 마지못해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하는 행동은 마치 아무런 오류나 잘못이 없는 것 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외교사를 보면 미국이 얼마나 엉터리같은 결정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은 몇천명되지도 않은 주한미군을 철수시켰기 때문이었다. 만일 주한미군을 상징적인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했으면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남북간에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완벽하다고 닥치고 신뢰하는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주의가 우리는 물론이고 그들이 그토록 믿고 의지하는 미국의 이익도 손상시키는 것이다. 미국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역설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더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내부의 미국편향적 입장과 태도가 미국이 잘못된 대외정책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총선선까지 북미회담을 하지 말라달라는 나경원의 요구만으로도 자유한국당은 반국가적인 정당으로 해산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용하는자와 당하는자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만 보고 세상일을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온갖 음모와 책략이 난무하는 국제관계는 알려지는 이야기들의 배후까지 미루어 짐작하고 판단해야 한다. 국제관계는 도덕과 윤리가 아니라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작동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일본의 수출전쟁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의 종료통보 유예, 북미대화의 중지 그리고 북한의 금강산 사업 철수통보, 북한의 서해안 포사격 연습과 동해 장전항의 재 군항화, 이어서 전한미연합사령관 브룩스의 내년도 한미연합훈련 재개주장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형성된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미중간 패권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냉전체제와 지금의 패권경쟁체제는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냉전체제는 가치동맹을 바탕으로 했다면 패권경쟁에서는 이익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체제는 사회주의의 전체주의와 자본주의의 자유민주주의가 서로 싸우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의 미중패권경쟁은 누가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유지할 것인가가 싸움의 핵심이다. 혹자는 중국이 민주화되지 못한 것을 들어 냉전체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모르나 지금의 중국은 냉전당시의 중국과 차이가 많다. 비록 중국정치가 아직 서양의 민주주의와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자유가 완전하게 구속되는 과거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이미 중국도 자본주의적 세계질서에 편입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서로 싸운다. 서로 협조해서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누리면 좋으련만 인간이라는 종자는 그렇게 하도록 생겨 먹지를 않은 모양이다.

미국은 소위 말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제시하면서 일본과 호주를 중심으로 중국을 봉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일본의 수출전쟁과 지소미아 종료선언은 미국이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을 통제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대륙을 통제하고 봉쇄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영일동맹 당시 영국은 일본에게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해주었다. 미국도 일본에게 한반도의 식민지배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려 했다.

미국이 일본의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만 문제삼은 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통보 유예를 선언하자 잘했다는 여론이 70%를 넘었다고 한다. MBC의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가 매우 어렵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북한은 북미대화에 진전이 없는 이유를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주춤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바로 이지점에서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보다 중국에 대한 봉쇄를 더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봉쇄의 방법으로 중거리핵미사일의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작년 말 한 저널에 미국의 INF 파기 결정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빌미로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북미회담에 나선 것은 북한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이용해서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남한에 배치하려고 하는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다. 트럼프의 북미회담은 미국의 대중봉쇄전략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보아도 크게 틀림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에 위치한 우리의 입장이 실로 곤궁하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시켰다면 미국이 생각하는 미-일-한의 최말단 계서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속절없이 지소미아를 연장함으로써 우리스스로 미-일-한의 최말단 지위를 받아들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사실 우리는 미-일-한 동맹에 끼일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전략적 평가를 함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를 불리하게 평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야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나온다. 지금의 한국은 미일동맹을 공고화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하고 냉철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연상시키는 조치를 하고 있다. 어리석은 일이다. 북한은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을 대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의 호전적행동은 미국의 의도에 그대로 말려가는 빌미일 뿐이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여 남한에 도발을 하도록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남한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 남한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어마어마한 위협을 당하게 된다. 중국은 당연히 남한을 사사건건 괴롭힐 것이다. 경제교역은 물론이고 서해안에서의 직접적인 군사적 압박도 거세질 것이다. 당연히 한반도 주변에 전략 폭격기들이 날아 다니면서 핵전쟁의 암운이 드려질 것이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만들어 가지 못하면 이용만 당한다. 그동안 우리 안보의 금과옥조였던 한미동맹이 오히려 우리 목줄을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용을 당하지 않으려면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각도 견고해야 한다. 지금 처럼 패권정치가 난무하는 국제정치 무대에서는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로 나뉘어진다. 우리는 이용당하는 자의 위치를 스스로 고수하고자 한다.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남과 북이 서로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북한도 비록 미국과 대화가 되지 않더라도 남한과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남한 국민들이 미국의 핵무기 배치를 막아낼 수 있다.

남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북한이 미국에 이용당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정신차려야 한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 손해가 될 것인가 ?

미국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어떤 존재였던가? 미국은 우리 현대사에 중요한 존재였다. 그 중요성은 긍정적 부정적 양면에 모두 다 마찬가지다. 대한제국 말기 미국은 우리를 일본의 식민지배에 넘긴 존재였다. 태프트-가쓰라 조약을 통해 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배에 넘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6.25 전쟁이 발발했다. 우리는 민족사에 다시없는 동족 살륙의 비극을 겪었다. 한국전쟁은 강대국의 세력각축에 의해 일어난 일이었다. 미국이 참전해서 우리는 공산화를 면할 수 있었다. 미국이 신생 대한민국이 구원한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위한 것이었다. 미국이 소련과 냉전 상태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을 위해 군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 미국은 한국이 무너지면 일본도 무너진다고 생각했고 그러면 태평양지역을 상실하게 되고 소련과의 냉전에서 패배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미국의 개입으로 공산화를 면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에는 한미동맹이 생존 제1의 원칙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이 있다. 냉전시기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매우 든든한 우방이었다.

제2차세계대전이후 개발도상국중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그 어떤 국가도 중진국을 지나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 경우는 없었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예외적인 특혜를 배푼 것은 한국을 냉전시대 자유진영의 쇼윈도우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평가를 한다. 그러고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이 진출한 그 어떤 국가도 한국과 같은 성취를 거둔 적이 없다.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남아메리카는 그야말로 참담한 상황이다. 흔히 하는 말로 그들이 게으르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럴까?

지금까지의 성취는 분명 한미동맹 덕분이었다. 그러니 어떤 국가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리위에 있는 유리천정을 뚫어야 하는 법이다. 유리천정은 여성들의 머리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우리에게 이익이었던 한미동맹이 점차 색깔과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마치 영국과 일본이 동맹을 맺을때 한반도를 일본에게 내주었던것과 유사하게, 미국은 행동하고 있다.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해, 미국이 보여준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 그리고 한국에 대한 매몰찬 행동이, 영일동맹당시의 영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제시하고 있는 6조원과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국은 정말로 6조원을 안주면 주한미군을 대폭감축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먼저 북한과 협상을 위해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적대시 정책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한반도 방위는 일본에게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인도 태평양 전략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국가로 일본을 고려한 것은, 일본이 동북아에서 한국을 거느리는 중견 보스역할을 맡기는 방안 때문일 것이다.

한국을 일본의 통제아래 들어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를 꺽어야 한다. 미국이 최근에 보여준 일본 경사의 태도를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무리일까?

패권경쟁에서 양측의 경계선에 서 있는 것은 비참한 운명을 초래할 경우가 많다. 당연히 군사적 충돌은 그런 외곽의 경계선에서 일어난다.

한미동맹 중요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과거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런 불확실성앞에서 닥치고 한미동맹을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군사적 충돌의 양상을 보일때 그 무대는 한국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북한의 남침위협은 이제 한미동맹의 주요 고려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남북간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전쟁 때처럼 북한을 지원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핵을 가진 북한과 전쟁이란 자멸이나 마찬가지다. 핵으로 두들겨 맞고나면 남는 것이 뭐가 있겠나? 북한이 남한에게 핵을 쏘면 미국은 무조건 북한에게 핵을 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무너진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서해에서 포사격을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정부에 주는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상황의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남한 정부가 지금과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없다. 오히려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도움이 될 뿐이다.

한미동맹을 북한의 남침이라는 틀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한국은 미중 패권 충돌의 경계선에 있다. 미국의 세계패권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방위비를 받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만일 지금 한미가 동맹관계가 아니라면 미국은 한국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까? 아마도 별의별 아부를 다하면서 한국과 가까워지려고 할 것 아닌가?

우리는 다시 없이 가치있는 전략적 상황을 한미동맹이라는 과거의 유산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미동맹은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유리천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들이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한미동맹은 국민대다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과거 이익이었던 한미동맹이 앞으로는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