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기망한 죄

지소미아와 관련한 합의를 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한일간에 서로 다른 소리를 한다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설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일본으로 부터 조롱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보인다.

한일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일본은 우리에게 양보를 하겠다는 어떤 언질도 주지 않은 것은 틀리지 않은 것같다. 아마 문제라면 우리가 우리 좋은데로 일본의 의도를 해석하고 확인을 하지 않을 것이리라.

일본의 주장이 옳으냐 우리가 옳으냐는 양쪽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가 협상을 중지시키고 지소미아 종료를 공식선언하면 한국정부의 주장이 옳은 것이고, 그러지 못하고 사실상 일본의 주장에 따라 지소미아가 사실상 연장이 되면 일본의 주장이 옳다. 일본의 주장은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에 일본은 아무런 양보도 하지 않고 한국의 항복을 받았다’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보다는 협상과정을 지켜보자는 말은 꽤 일리가 있어보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소미아 문제에 있어서는 타당하지 않다. 정부가 잘못했다는 판단을 유예할 수 있는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정부는 일본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 굴복했기 때문에 아무리 일본이 기분나쁘게 행동을 해도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정부가 일본으로부터 아무런 양보도 받아내지 못하고 지소미아를 사실상 연장하기로 하면서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것까지 비난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비난을 잘못된 것이다. 우리정부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지소미아 종료 선언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지소미아 종료 선언을 지속하지 못한 것이다. 즉 미국의 압력에 너무 속절없이 무릎을 꿇으면서 일본과 제대로된 협의를 하지 않고 덜컥 지소미아 연기를 선언해버린 것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더라도 일본과는 치밀하게 협상을 했어야 했다. 일본의 입장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기록에 남겼어야 했다. 일본이 지금과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은 협상과정의 실무적 절차와 과정에서 우리정부가 매우 아마츄어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략의 실패와 함께 실무적 능력도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똑똑한 사무관과 주무관 한사람이 제대로 일을 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당연히 청와대와 외무부 국방부 장관들이 조급하게 지소미아를 연장시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강력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결국 우리정부는 이번에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여 지소미아를 연기함으로써 국가의 위신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하고 말았다.

우리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해서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함으로써 한미일 관계는 미국을 정점으로 일본을 중간에 그리고 한국을 제일 말단으로 하는 수직적 계서적 동맹관계가 형성되었다. 일본은 미국의 하위 파트너이고 한국은 일본의 하위파트너가 된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동등한 지위를 지니는 한미일 3각관계는 이제 없는 일이 되고 만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일본의 하위파트너로 만들기 위해 일본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은 일본의 경제침략이 발생하자마자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의 경제침략은 미국의 승인 또는 묵인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밝힌바 있었다.

문재인 정권은 유독 친일파에 대한 비난을 많이 했다. 욕하면서 닮는다고 하더니 그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한말에 나라를 팔아 먹은 친일파의 모습과 문재인 정권의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똑 같은지 신기할 정도다. 그 당시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도 외부의 압력에 굴복했다. 지금 문재인 정권도 외부의 압력에 굴복했다. 당시의 친일파는 생명의 위협이라도 느꼈으니 문재인 정권보다 더 이해해줄만한지도 모르겠다.

지소미아를 연기하자 마자 그날 아침까지 지소미아 종료를 해야 한다고 떠들던 여당은 갑자기 문재인 정권의 외교적 승리라고 선전했다. 말로 떠든다고 사실이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앞에서는 지소미아를 종료할 것처럼 이야기 했다. 그러나 뒤에서는 지소미아를 연기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있었던 것 같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한국을 방문했던 스틸웰 미 국무부차관보가 지소미아는 연장된다고 확언을 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이야기할때에 이미 미국조야에서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기할 것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을 방문했던 한국학자가 미국의 이런 분위기에 어리둥절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문재인 정권은 철저하게 국민들을 속였다.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

지소미아 연장이후

이해가지 않는 말로 포장을 했지만 정부의 조치는 지소미아를 연장한 것이다. 그런데 한일 양국간 군사비밀보호협정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가 모두 달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결의안의 대표 발의자인 제임스 리시 외교위원장의 성명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지소미아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간의 군사비밀보호협정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 수 없다. 모두들 생각하는데로 미국은 한미일 3국동맹을 만들어 중국을 봉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옳을 것 같다. 그것이 미국이 주장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핵심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지소미아 종료통보를 유예함으로써 사실상 한미일 3국동맹의 틀에 들어간 꼴이 되고 말았다. 말이 지소미아 종료통보유예이지 그것은 지소미아 연장이다. 현정부는 이미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종료시킬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말그대로 종료통보를 유예했으니 일본의 태도를 보고 종료시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국민들이 박근혜 탄핵때처럼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라도 하면 모를까.

이제 우리의 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 되고 말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일본과 손잡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군대가 된 것이다. 미국의 조야가 지소미아 종료에 이토록 사력을 다해 달려 든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의 강요에 의해 한국과 일본이 3국동맹의 틀에 들어갈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강요에 의한 동맹이 얼마나 견고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간다. 동맹은 상호 이익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동맹은 우리에게 어떤 이익도 없다. 오히려 미국편에 서기 위해서 우리가 심각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어떻게 동맹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처한 현실은 냉전당시와 다르다. 중국은 우리 교역최대 파트너이다. 그리고 러시아와도 교역을 하고 있다. 냉전당시에는 중국이나 소련에 대한 봉쇄망에 참가해도 우리는 아무런 손해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과 적대관계에 들어가게 되면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가 중국을 적대관계로 돌릴 수 있다는 말인가?

누차 언급했지만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에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도 중국과 적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국민들의 70%가 한일간 지소미아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일본국민들은 우리보다 100년은 더 오래된 국민국가의 국민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체감해서 알고있다. 일본 국민이 한국과의 군사협력을 무의미하다고 해서 또 한국을 혐오해서 지소미아의 연장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우리나름대로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과 관계를 더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과 관계가 가까워지는 만큼 중국과의 관계도 더 가깝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부정적인 요소들을 상쇄시켜나가야 한다.

말은 쉽지 실제 어떻게 해야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한중 외교국방당국간 관계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적절한 시기에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 관계를 가깝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한국은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중국에 맞서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소미아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같은 성격임이 드러났다. 중국에게 기분좋으라고 이런 소리하고 미국에가서는 또 다른 소리하면 도데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 우리 정부는 북한의 발바닥도 따라가지 못한다. 북한은 강대국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말을 하면 지키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잘 들여다 보면 북한이 말도 안되게 허약한 국력으로 지금처럼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장 큰 이유는 말을 하면 그대로 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힘은 핵무기가 아니라 말을 하면 지켰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말은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다. 우리처럼 즉흥적으로 던진 말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우리정부가 고민을 하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정부는 국민을 속였다. 이런 행동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알 것 같다. 그들에게 국민이란 그냥 속이면 속아 넘어가는 어리석은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어떤 관료가 국민은 개돼지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사람들은 바로 문재인 정권이 아닌가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앞으로 정부가 하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대통령이 앞장서서 거짓말을 했다. 공자가 정치의 기본을 믿음이라 했다. 국민들 속이는 대통령이 무슨 존재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지소미아 종료 마지막까지,흔들리는 마음들, 국민만 바라보기를

불과 하루도 채 남겨 놓지 않았지만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닌지 의문이다. 지소미아 종료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의 군사정보가 우리안보에 중요하다. 둘째,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만일 우리가 연기하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

첫번째 일본의 군사정보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주장은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이유로 근거가 부족하다. 만일 일본의 군사정보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라면 벌써 오래전부터 지소미아 체결을 주장했어야 했다. 지소미아가 체결된지 3년밖에 되지 않으며, 국방부의 보고에 따르면 이제까지 일본이 우리에게 정보를 준 것은 별로 없고 우리가 일본에게 북한의 미사일발사 관련한 정보를 준것 밖에 없다. 결국 지소미아가 우리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다. 이제까지 수십년동안 지소미아 없이 우리 안보가 어떻게 버텨왔나? 지소미아가 그렇게 중요할 것 같으면 우리는 진작에 망했어야 했다.

두번째,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요구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아마도 지소미아의 연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미국의 반발 혹은 미국의 보복을 무섭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미국이 우리의 주권적 행동을 제약하려하고 우리가 미국의 의지와 생각에 따르지 않을때 우리를 겁박하고 보복한다면 우리는 지금 미국의 보호령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우리의 행동을 사사건건 제약하고 겁박한다면 그것은 동맹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위협과 겁박 때문에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독립국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지금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대한민국을 미국의 식민지이거나 보호령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지식인들이나 정치인들 중에서 처음부터 지소미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견지한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지소미아 종료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거의 모든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은 지소미아 종료에 반대했다. 정치인으로는 단 한사람이 분명하게 지소미아 연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의 다선 중진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그의 말과 주장에 마땅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의도적인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지소미아와 관련한 지식인들의 태도는 정말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은 한일관계와 동북아정세, 한미동맹 그리고 우리의 이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시류에 따라 움직였다.

처음에 정부가 지소미아 연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거의 모든 지식인들이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했다. 특히 여권에 가까운 지식인들이 대부분 그런 입장이었다.

그러다가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고 나서는 언제 내가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했느냐고 한 것처럼 지소미아 종료를 지지했다. 지식인들이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라 정부의 입장에 자신의 논리를 맞추어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를 하루도 채 남겨놓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부가 과연 종료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이 애매모호하게 양쪽의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있다는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자한당의 지소미아 연기주장은 고사하고 여당내의 상당수 인물들도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도 노골적으로 협박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소미아를 연기해야 한다는 지식인들의 주장이 다시 언론지상에 나오기 시작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국민들은 지소미아 종료를 주장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국민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비율로 지소미아 종료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가 단순하게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일본이 지소미아 연장에 예상외로 소극적인 이유를 중국과 맞서는 군사동맹체제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전부터 설명했었다. 만일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중국에 맞서기위한 동맹을 만들려고 한다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그 의도를 밝혀야 한다. 우리의 선택과 생각과 관계없이 스리슬쩍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만들려는 생각은 옳지 못하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다.

미국의 강요에 의해서 지소미아 연기를 선택했다고 해서 미국이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이거나 호의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 박근혜 정부는 지소미아를 체결하고서도 탄핵국면에서 미국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의존적인 정치인들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같은 지식인들의 주장보다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조국이후 전개되고 있는 정치적 어려움을 진정으로 극복하는 하기 위해서는 적당하게 타협해서는 안된다. 내가 죽는다고 생각해야 극복가능하다. 죽을 것을 살려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국민이다. 국민들은 일본에 끌려다니고 미국의 협박에 무릎꿇은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오늘 12시에 대한민국의 역사가 다시 쓰일 수도있다. 굴종하고 비굴하게 사느냐 씩씩하게 내힘으로 살아가느냐.

지소미아 종료, 끝날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경제 침략을 해와서 생긴일이므로 일본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정부도 지소미아 종료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논리적이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보고 오랫만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를 하게 되었다. 국가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멀리보고 원칙을 지키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통치철학과 원칙을 바꾸면 결국은 스스로 통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리저리 바뀌는 대통령의 마음을 누가 믿고 따라갈 것인가?

대통령과의 대화이후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마자 곧바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첫째는 자한당 황교안이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하면서 단식을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더민당 박용진의원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특히 박용진은 더민당의 외교안보관련 의원들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 끝난것 같은 이야기가 아직까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정치계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 문제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이익과 입장보다 남의 나라의 이익과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 나보다 크고 힘쎈 나라에 대해서는 무조건 머리를 낮추는 머슴 근성, 나라의 이익보다는 내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소인배적 태도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모두들 황교안의 단식에 대해 뭔가 뜬금없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왜 이시점에 갑자기 단식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단식에 대한 그의 변을 보면 모든 것이 지소미아 연장에 촛점이 모여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분명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이렇게 비합리적인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그 뒤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뭔가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을 추론해 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추론해 볼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황교안이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한몸을 바침으로써, 미국에게 다음 대선에서 황교안을 지지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내가 친미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함으로써 미국 조야의 후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치에서 미국의 입장은 거의 결정적일 정도로 강력했다. 황교안은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황교안과 자한당이 지소미아 연장을 반대하는 문재인 정권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에 정면으로 맞서는 나라나 정권을 그대로 둔적이 없다. 지소미아 유지는 미국의 핵심적 이익에 속하는 문제다. 한국을 중국을 봉쇄하는 틀안에 집어 넣지 못하면 구멍난 그물이 된다.

황교안과 자한당은 미국이 문재인 정권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이 단식을 결정하기 전에 당연히 자한당 지도부와 협의를 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 것인가를 잘 파악하고 있는 자한당 사람들이 황교안의 단식을 부추기거나 또는 황교안의 단식결정을 지지했을 것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황교안의 단식 결정은 미국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해보이고자 하는 사대적 태도의 산물이거나 미국이 문재인 정권을 그냥두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의 결과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둘 다일 가능성이 있다. 다른 가능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두번째, 더민당의 박용진이 지소미아 연기를 주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용진은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고 나왔다. 조국문제에 대한 그의 행동과 태도를 보면 당연히 지소미아 종료를 주장했어야 옳다.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용진은 왜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했을까? 그것도 더민당 외교안보관련 국회의원들이 많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더민당 내부에서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민당 내부의 많은 의원들이 앞으로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외세의존적이며 기생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야당은 지소미아 종료를 결사반대하고 있으며 여당내 상당수도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 장관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를 무시하고 개인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지지한다는 말을 했다. 적어도 국방부장관은 대통령의 원칙에 반하는 말을 하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여당인 더민당 내부에서 그 누구도 국방부장관의 이런 일탈적 태도를 질책하지 않았다.

청와대 내 일부 참모들도 이런 상황을 들어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권유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나면 더 이상 갈곳이 없다. 지금은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 상황이다. 그럴수록 국민과 원칙을 보고 가야 한다.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나면 하야를 하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고 견디면, 국민이 대통령을 지킨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을 버린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정적인 결심이 필요하다. 지금은 죽어야 살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흔들리면 우리나라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된다.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지소미아 종료 막바지에

일단 지소미아는 폐기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일본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지소미아를 연장시키기 위해 미국은 무지 무지한 노력을 하고 있다.

누차 이야기 했지만 일본이 입장을 누그러 뜨리지 않는 것은 그들도 중국에 맞서서 한미일 군사동맹이 굳어져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 자신들이 나서서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이 그렇게 해주니 고맙다고 할지 모른다.

지소미아가 북한의 미사일을 막는 아주 중요한 것처럼 이야기 한다. 그러나 지소미아 100번해도 실제 군사적 대응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 기술적으로 일본전역을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소미아는 여당과 야당에 따라 상이한 입장이다. 주말에 kbs 심야토론에서 한미동맹에 관한 토론이 있었다. 한미동맹에 관한 주제였으나 주로 지소미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바른미래의 이혜훈, 자한의 원유철, 민주의 이석현, 민평의 정동영이 참가했다. 정치인들의 논쟁은 논점이 왔다갔다해서 상황을 파악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바른미래당의 색깔을 확인하는데 의미가 있었다.

바른미래당은 제3당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자한과 차이가 없었다. 안보나 경제나 자한과 차이가 없다면 왜 별도로 당이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냥 자한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면 자한당을 바꾸면 될 일이다.

전반적으로 두개의 주제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지소미아 연장과 미국의 방위비 요구다. 지소미아연장에 관해서는 보수 진보진영의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요구에 대해서는 진보보수 모두 입장이 같았다. 의외였다. 당연히 보수정당은 미국의 방위비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 옳다.

정치인들의 말은 믿기 어렵다.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미당의 이혜훈은 미국의 방위비 요구를 비난했지만 국회에서 방위비 요구를 비난하는 결의안에는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바미당과 자한당 모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장은 국민들이 무섭지만 사실상은 국민들보다 미국의 눈치를 더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르지만 한국정치에 미국의 영향력이 국민들의 여론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소위 보수정당이나 언론의 최근 입장도 매우 모순적이다. 조선일보는 그렇게 많은 방위비를 내느니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자주적인 언론이 일본과의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선 불에 덴 아이처럼 결사 반대한다. 어마어마한 불일치다.

이혜훈은 냉전시대의 동북아 안보상황과 지금의 동북아 안보상황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지소미아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런 것을 일부러 눈을 감고 모르는척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들은 대한민국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입장을 지녔다면 방위비를 많이 요구한다고 해서 핵무장을 하자는 입장을 가져서는 안된다. 서로 양립 불가능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했으면 당연히 방위비를 조금 더 내야한다고 해야 한다. 그것이 합리적인 논리적 귀결이다.

최근의 상황은 사이비 보수적 가치관이 한계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정치는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에 충실해야 한다. 물론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타협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철학과 가치관을 상실하면 정치의 의미를 상실한다.

오랫만에 정부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야 국민들이 믿고 따른다.

주변에서 정부의 결정을 흔들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것 같다. 정부는 굳건하게 스스로의 신념을 믿고 가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대한 지금까지의 상황 평가

바야흐로 미국은 우리정부에게 모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위협과 압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지소미아를 종료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고 다른하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대폭인상하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가장 심각한 반대는 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 미국이었다. 미국은 지소미아의 연장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했다. 한국과 미국이 동맹이고 미국과 일본이 동맹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한미일이 동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일본도 그런점에서는 마찬가지인듯 하다. 일본이 한국을 동맹으로 받아 들이는 조건은 지금의 한미동맹과 같이 강대국대 약소국의 동맹관계일 뿐이다.

군사비밀조약은 동맹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프랑스와 러시아의 군사동맹의 핵심중의 하나가 군사비밀의 교환과 보호에 관한 내용이었다.

미국의 압력이 심각해지면서 한국의 정치인들 중에서 소위 보수진영이라고 하는 자들이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보수진영 중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바른미래당 계열의 정치인들에게 주목한다. 유승민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했다.

그들은 미국과의 관계강화가 우리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마 그들을 미국이 요구하는 주둔비용도 모두 다 주어야 한다고 주장할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그들은 정부의 지소미아 연기결정이 우리의 국익에 매우 해를 끼쳤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만일 당시에 우리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일본은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바로 수출 금지품목의 범위를 확대하고 우리 산업 전반에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일본이 비록 몇가지 품목의 수출금지를 지속하고 있지만,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 그 종류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왜 일본이 수출금지품목을 확대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결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일본은 미국의 중재를 거부한다고 했고 미국은 일본과 한국간 중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당연히 일본에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완성 바로 직전에 이런 상황에 직면했으니 곤혹스럽기가 짝이 없을 것이다. 중국에 대한 봉쇄를 위한 인도 태평양 전략의 가장 중요한 고리중의 하나가 한미일 삼각동맹이다. 미국은 한일 관계를 복원해야 하려할 것이고 이를 위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의 추가적인 경제 공격이 없는 것을 우연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정부가 처음에 경제침략을 할 때, 처음의 조치만 하고 추가적인 조치는 고려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았다면, 그것은 너무 낙관적이다. 당연히 일본은 후속조치를 준비했을 것이나,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일 일본이 행동의 자유가 있어서 무제한적으로 한국경제를 폭격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경제는 지금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아마 일본은 단기간에 집중적인 경제공격을 해서 한국의 정부로부터 항복을 받아 내려 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으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지소미아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이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일본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냉전당시 소련 봉쇄에 참가한 것 처럼 중국봉쇄에 참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한국도 일본과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한국정부를 윽박지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미국보다 국민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국민들은 이런 굴욕적인 협정을 바라지 않고 있다.

만일 미국이 지소미아를 정말 연장해야 한다면 우리 정부는 이번 지소미아를 파기하고 다시 지소미아 협정을 맺어야 한다. 이때는 자동으로 연장하는 조항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1년이나 2년으로 협정의 종료기간을 명시하고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서명해서 연장해야 한다.

미국도 지소미아를 연장하려면 그에 해당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당연히 일본의 경제침략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그것은 한국민들의 자존심과 관련되는 일이다. 일본과 미국사람들은 명분보다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이익보다 명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익은 잃을 수 있다. 그러나 명분을 잃으면 안되는 것이 한국인들이다.

당연히 지소미아를 연장하려면 주한미군 주둔비의 인상과 같은 말도 안되는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맺는 동맹이 무슨 동맹인가? 속국에 불과하다. 미국이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과 같은 미국의 행동이 계속된다면 한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이제까지의 인식에 큰 변화가 생길것이다. 이미 지소미아 연장과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으로 한국민들은 미국에 대한 인식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힘으로 윽박지르는 미국의 태도는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뿐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과 협상에서 중요한 협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협상수단으로 이용하느냐 아니면 압박을 당하는 수단으로 역이용당하는가는 정부 협상대표단의 능력에 달려있다.

미국의 지소미아에 대한 태도 유감, 그리고 지소미아 유효기간 설정하자

미국이 지소미아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유례없이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지소미아의 종료와 관련해 한국, 미국, 일본이 태도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미국은 일본에게는 별 말이 없고 한국에게만 지소마아를 폐기하지 말라고 한다. 한국정부가 지소미아 폐기를 결정하게된 이유는 일본의 경제침략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게 지소미아 폐기를 요구하려면 당연히 그 원인인 일본의 경제침략 중지와 관련한 해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에게는 아무말하지 못하고 한국에게만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고 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한국정부의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은 거의 구걸하다시피 저자세로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했다. 구걸하는 것 같다. 더 이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수상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다. 정상적인 회담도 아니고 복도에서 억지로 아베를 만나 회담을 한 형국이다.

일본은 11월 중에 한국과 정상회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이 한국과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할 리가 없다. 그것은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이 창피를 무릅쓰고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이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일본은 한국과의 군사비밀보호협정 유지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일본이 이렇게 뜨뜨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소미아가 일본의 안전보장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 있어도 지소미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으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먼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지소미아가 한일 양자간 협정의 성격을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이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중앙일보 11월 4일자 신문을 보면 ‘조셉 영 주일미국임시대리대사도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국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며 미국은 협정을 유지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 정부내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대해 동맹관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한일정보호보협정의 파기를 한미동맹관계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미국이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을 넘는 이야기다. 한일간 다투는 문제가 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가 ? 그것은 거두절미하고 미국과 일본은 한편이자 한몸이나 마찬가지인데 한국이 그것도 모르고 일본에게 대들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결국 미국은 한국이 일본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것은 미국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당사자인 일본보다 지소미아 폐기 유보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일본이 지소미아 유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는 지소미아가 일본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침략 조치를 취소할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런 태도는 지소미아는 미국에게 중요한 것이지 일본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지소미아를 유지시키려면 미국이 알아서 해라 우리는 모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본의 입장에서지소미아는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같이 묶으려거 했던 것이니, 문제는 미국보고 해결하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미국이 일본대신 지소미아를 유지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기 어렵다.

미국무부 내퍼 부차관보는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한미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로 부터 겪고 있는 위협의 본질은 한미동맹이다.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방위에 대한 분명한 공약과 이행이 필요한 것이다.

내퍼 부차관보의 말을 정리해보면 일본으로 하여금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일본의 보호와 지원을 받아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것이 바로 을사보호조약의 상황과 뭐가 다른가?

미국의 정책입안자들과 결정자들이 한반도 문제를 다루려면 기본적으로 역사공부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일본까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미일과 중러의 힘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 아무리 어려워도 살인자나 강도에게 도움을 청하면 안된다.

이낙연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무슨 이유로 일본에 그렇게 저자세로 나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비정상적인 것은 다 이유와 배경이 존재한다. 미국으로 무슨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수상에게 저자세를 하는 것도 미국으로부터 무슨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미국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우리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무조건 모르는 척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정권 실세들이 무슨 약점이 잡히거나 협박을 당하지 않았으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없다.

우리정부가 안보정책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는 것은 스스로 자청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가장 큰 잘못은 일본과 북한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한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했다. 사드배치 이후 중국이 항의를 하니 우리 정부는 한미일이 군사동맹을 맺어서 중국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우리의 주권적 결정에 속하는 문제다 그것을 중국과 덜컹 약속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면 어떻게 하나?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한미일 군사동맹 요구에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국과 중국사이에 스스로 만든 딜렘마에 빠진 것이다.

만일 우리정부가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하면 당연히 중국이 한국정부는 자신들과 약속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한다고 항의하고 보복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얻는 것도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움에 봉착하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소미아 문제의 경우 종료결정의 이유였던 일본의 경제침략 취소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국제적으로 비웃음을 사게된다. 물론 국내정치적으로도 치명타를 받게 된다.

현정부가 경제침략취소를 얻어내지 못하고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취소하게 되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잘못을 하게 된다.

죽으려고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 법이다. 정부가 목숨을 걸고 원칙을 지키면 살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죽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다. 만일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번복해야 한다면,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지금의 지소미아를 폐기하고 다시 새로운 지소미아를 체결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지소미아는 기한설정이 없다. 일방의 종료통보가 없으면 그 효력이 계속된다. 급변하는 안보상황에서 효력기간이 무한정인 군사협정을 맺는 것은 생가해볼 여지가 많다.

지소미아 유효기간을 1년이나 2년으로 설정하고 매년 다시 체결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정부가 안보상황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를 재정리할 수 있다. 국제관계에서는 무엇이 유리한가를 끊임없이 따져야 한다. 비록 한미관계로 인해 쉽지 않다 하더라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정부의 일본정책 방향이 좀 이상한 것 같다.

요 며칠새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한 정책방향을 수정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최근 일본과 관련된 특이사항은 크게 세가지 정도다.

첫째는 이낙연 총리의 방일이다. 일본 천황의 즉위식에 참가해서 한일관계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두번째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정감사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취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세번째, 그동안 지속되어오던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동력이 떨어졌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유니클로는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유니클로 광고에서 ’80년도 더 된일을 어떻게 기억하니?”라는 광고 카피를 내보내면서 한국인들을 조롱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의 세가지 일들이 각자 다른 것 같지만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제전쟁이후 그토록 견실하게 유지되어 오던 일본상품 불매 운동이 이렇게 붕괴되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국사태 때문이다. 온통 조국사태에 매몰되어 있는 바람에 일본에 대한 정책을 냉정하게 세워나가는 일을 하지 못했다. 조국이 법무장관으로 출사할때 죽창가를 부르면서 일본과의 싸움을 예고했지만 결국은 사그라지고 말았다.

조국사태가 진행되면서 일본과의 외교 경제전쟁은 친일파 척결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애시당초 조국을 위시한 정부여당은 일본과 제대로된 관계를 설정하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조국사태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마치 북한 김정은과 대화나 회담을 국내정치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과 똑 같다.

북한은 무관중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일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때 꽉찬 스터디움에서 연설을 하게 하고 환영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무관중 축구대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신과 관계는 끝났다’는 사인이나 마찬가지다.

국제관계나 국제정치를 국내정치에 이용하게 되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정치가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를 국내정치에 끌어들이면 국가가 위험해 진다. 우리는 그것을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표현하곤 한다.

일본 불매운동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현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 괜히 아무 결과도 없을 조국사태를 자초하여 국민들의 여론을 집결시키고 단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을 우리 국민의 냄비근성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정부 여당이 제대로 정책의 우선순서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에서 80년 이야기를 만든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통상 할머니와 손녀는 기껏해야 50년이나 60년 차이가 정상이다. 그 범위를 넘어가면 통상적이지 않다.

모든 이상한 것들에게는 그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80년을 일본의 과거사와 연관시키는 것은 광고를 만들때 그런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론의 분열은 일본 유니클로라는 개인 기업으로부터 조롱을 받은 상황까지 초래한 것이다.

두번째 정경두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미 우리정부가 일본과 지소미아를 지속하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일본과 상당한 싸움을 하면서 지소미아 파기라는 강수를 두었다. 현정부와 여당이 처음부터 지소미아 파기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에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였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것도 조국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마 국방장관의 발언은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 정부와 여당이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것은 국내정치여건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정권이든 국내에서 지지도를 상실하면 외부의 지원을 기대한다. 국내정책을 잘못하면 대외정책에서 그것을 메꾸려고 하는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 혹시 일본과 사전 교섭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봐서는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댓가없는 우리의 일방적인 파기 취소가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정부에게 지소미아 파기 취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만일 이번에 아무 댓가없이 지소미아 파기를 취소하게 되면 한국은 일본에게 외교적으로 결례를 범했다고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즉 앞으로 한국은 일본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낙연 총리가 일본을 방문해서 아베총리를 만났을때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낙연은 이 문제를 잘 풀어서 국내정치에 화려하게 등장하려고 할지 모르겠다. 친문세력이 궤멸한 상황에서 자신이 김경수나 조국의 대타로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낙연 총리가 일본에 가서 우리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직까지 일본내부의 여론과 분위기가 그리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아베 정부가 지금 한국과의 관계에 조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얼마전 태풍사건에 안이하게 대처해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 아베수상은 이낙연 총리에게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지금보아서는 문재인 정권의 대일 정책은 총체적인 패배로 끝날 확률이 높다. 아쉽다. 조국사태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문재인 정권은 상종가를 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잘못하면 그 잘못이 연속해서 되돌리킬 수 없게 상황을 악화시킨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그런 경우에 처한 것 같다.

너무 성급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일을 망치는 수가 있다. 급할수록 천천히 해야 한다.

지소미아 종료했다고 우리 안보 걱정할 필요없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후 미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반발은 우리 국내 소위 보수적 지식인들을 움직인다. 누구말로 노련하게 한국사회의 외곽을 때려서 가운데를 균열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듯하다. 우리네 소위 보수적인 지식인들은 우리가 스스로 제2의 에치슨 라인을 그엇다든가 아니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든가 하는 우려를 쏟아 낸다. 그런 우려는 뭔지 모를 엄청난 불안감을 조성한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고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비난한다.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수 없이 많은 말들은 다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말들을 선택적으로 수용한다.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이다. 우리가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결국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이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그런 작업을 하지 못했다. 미국이 하는 말은 그냥 주눅이 들어서 논리로 따지고 말고할 대상이 아니었다. 그냥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된 것은 우리 국내 주류들이 미국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제시대에 친일파가 득세했듯이, 지금은 미국에 유학을 갔다왔거나 미국과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친일파와 친미파가 다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미국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국의 당국자가 한마디 하면 우리 국가와 사회 전체를 강타하는 효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안에 스스로 구축한 강고한 친미주의자들이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스스로의 권력을 강고하게 구축해왔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친미주의자들이 유용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있어서 이런 매판적 친미주의자들은 상당한 장애가 된다. 이런 장애는 종국에는 미국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도 있다. 왜곡된 생각이나 판단 또는 물건은 원래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내 친미주의자들은 미국의 권위를 후광으로 삼아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고자 했다. 결국 미국은 한국의 친미주의자들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한국의 친미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위해 미국을 이용할 뿐이다.

한국과 미국이 정상적으로 발전해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논리를 바탕으로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이번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불만을 분석해려고 한다. 미국이 이야기한 ‘실망’이란 이해관계의 분석대상은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소미아 종료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은 옳지 않는 말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한국과 일본이 제대로 교환하지 않으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미사일은 탄도 미사일이다. 한국과 일본이 교환하는 정보는 사전정보가 아니라 사후정보가 주다. 사전정보는 미국이 일본과 충분하게 교환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교환하는 정보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정보도 아니다. 따라서 작전적으로 거의 가치가 없다.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서로 연결하는 접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책적이거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고는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런 부분은 국가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한일관계가 나쁘면 실제 군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그런 부분들은 정치적으로 없애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미국의 주장은 구체적인 실체를 담지 않고 있는 추상적인 레토릭에 불과하다. 만일 정말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군사적으로 보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에 대한 문제는 한국이 주일미군에 대한 문제는 일본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나가면 된다.

사실 미국의 반응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우리안의 친미세력들은 우리가 제2의 에치슨 라인을 스스로 그었다느니 주한미군이 철수할 것이라느니 하면서 한국사회의 불안을 야기하기 위한 작업을 스스로 했다.

따져보자. 에치슨 라인이란 냉전시대에 일어난 일이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 미국은 강력하게 확대하는 소련과 국제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 수세적인 입장이었다. 당시의 국제관계를 관통하는 개념은 이익이 아니라 이념이었다. 지금처럼 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에치슨 라인과 같은 말은 있을 수도 없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미국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한국에서 벗어난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전쟁에서 전방은 후방보다 중요하다. 전쟁의 승패는 전선에서 결정난다. 전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패배를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미국이 한국에서 물러나면 그것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을 지킨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주장도 옳지 않다. 우리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무기만 제외하면 북한군은 한국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북한이 우리군의 전력증강에 대해 계속 문제를 삼는 것도 그런 이유다. 북한은 핵을 보유해서 전쟁을 억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군의 재래식 전력증강으로 핵보유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의 핵을 억제할 수 있는 핵우산 제공이다. 그리고 핵을 보유하지 않은 동맹국에게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의무이기도 하다. 만일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 미국의핵우산 은 우리가 핵무장을 포기하는 댓가로 얻은 권리다.

핵을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서는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상당수준 우위에 있다. 능력이 충분한데도 미국에 기대려고 하는 것은 우리가 국제관계에 있어서는 유아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분리불안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지소미아 종료를 이유로 국민들에게 쓸데없이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된다. 지금 상황에서 주한미군 철수 운운하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정치적인 행위다. 안보는 당파적 정치의 대상이 되거나 어떤 일파들의 이익추구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동맹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타당한가

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싸고 미국과 보수세력들의 본격적인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지소미아의 종료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겠으나 우리나라 보수세력들이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주장하는 것은 한미일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해서 중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이 부담스럽고 그래서 미중 패권경쟁에 한국과 일본을 같이 끼어넣고자 하는 것이다.

동북아에서 미국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한미일 동맹으로 점차 확대하려고 했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해서라면 한미일 동맹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관계는 근본적으로 그 내용이 매우 다르다.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한미일 관계는 그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한미동맹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동맹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지금의 한미일 관계는 그것을 규정하는 조약과 같은 문서가 없다. 쉽게 말하면 부모없이 자식이 태어난 것과 비슷하다.

미국은 한미동맹과 미일관계를 정치적인 정리없이 사실상 한미일 3자동맹으로 만들어 가려고 했다. 지소미아는 한미일 관계를 군사동맹으로 이어가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다. 군 출신들 중에서 한일간 상호군수지원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한다. 마찬가지고 그런 군사관련 협정들은 점차적으로 한미일 관계를 동맹의 성격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군출신들은 북한의 남침을 고려해 볼때 전시상황을 고려한 한일군수지원협정을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군사적인 판단과 결정이 정치적인 판단과 결정을 앞서가서는 안된다.

사실 지소미아를 체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중국을 적으로 상정한 한미일 동맹에 가입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정치적으로 결정했어야 했다. 지금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겪고 있는 이런 혼란은 사전에 정치적으로 정리했어야 할 부분을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중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 교역의 50%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을 공식적인 적으로 돌린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빠진다. 우리 경제는 회복불능의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아마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 내부붕괴로 스스로 무너질지도 모른다.

중국을 적으로 상대하면 안된다고 하면 그럼 중국과 동맹이냐 혹은 미국을 버리고 중국으로 경사하자는 것이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보수층들의 상당수가 그런 질문을 한다. 한마디로 옳지못한 문제제기다. 우리가 독일하고 동맹을 맺지 않았다고 적대적인 관계인 것은 아니다.

국가와 국가간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한다. 모든 관계를 적과 동맹의 이분법적 관계로 파악하는 냉전적 시각으로 지금의 국제관계를 보아서는 안된다. 미국도 중국을 적이라고 하면서 서로 장사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도 살아남지 못하고 중국도 살아남지 못한다.

한국이 중국에 경사될 것이라는 수없이 많은 예언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한국이 중국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한중관계와 한일관계가 단순하게 힘의 과다에 의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정치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역사적 굴곡과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조선시대와 달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문화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적으로 진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정치적인 민주화가 가장 앞선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정치적 성취는 국민들이 자신들의 국가가 단순히 경제적 군사적 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을 거부한다.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지만, 한국보다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앞선 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중국과 장사만 잘하면 된다. 지소미아 종료가 중국으로 한국이 기우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아둔한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많은 한국인들은 거대한 중국이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함부로 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입장은 못된다.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일본에 대해서도 문화적으로 열등감을 지니고 있지 않다. 당연히 민주주의라는 척도에서 보면 일본은 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 일본은 단지 한국보다 경제력과 군사력만 강할 뿐이다. 그것도 개인구매력으로 따지면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별로 없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해서 격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이 힘만 앞세우고 무식하게 나오는 것에 대비해서 한일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점에 대해서는 북한도 입장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록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지나친 태도에 대해 공동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일본의 부하가 되는 것을 감수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 한국사람들은 미국이 한국에게 일본의 부하가 되어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데 참가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국제관계의 전통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힘이 적은 한국이 힘이 강한 일본에 머리를 숙이는 것은 당연하다. 아마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부 관리들은 그런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보는 것 같다. 미국 관리들이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간의 역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관계는 국제정치이론이 아니라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

더구나 지금 미국이 강요하는 한미일 3각관계는 정치적으로 이상적으로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다. 일본은 식민지배를 청산하지 않았다. 한국은 중국과 한국전쟁을 치루었다. 일본에게 식민지배를 당했다. 한국전쟁도 정리되지 않았고 식민지배도 청산되지 않았다.

일본은 식민지배 청산은 커녕 오히려 태평양 전쟁이전의 국가주의로 회귀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본이 변하지 않은 한미일 3각 체제는 어떤 성격을 지닐까? 우리가 미래를 같이 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보편가치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더 뒤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일본과 같이하는 한미일은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없다. 그런 한미일이라면 중국보다 어떤 점에서 더 가치있고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가치가 우위에 있지 않으면 그냥 힘겨루기 싸움하는 것인가? 단순 무식한 힘겨루기 싸움이라면 우리가 목숨걸고 가담할 이유가 뭐있나?

일본이 진정하게 새로 나지 않은 한미일 3각관계나 공조는 어떠한 역사적 의미도 없다.

우리는 무엇을 그리고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가? 적어도 한일의 지소미아종료가 한미관계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일과 한미간에는 어머어마한 공백이 존재한다. 그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무작정 한미동맹이 약화된다고 하면 그 누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면 다시 일본의 꼬붕이 되는 길도 감수하겠다는 것인가?

그런 한일관계를 강요하는 한미동맹이라면 단호히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