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걱정된다.

김정은의 잠적소동이후 드러나는 북한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고 보면 김정은의 잠적소동은 세상의 주목을 끌기 위한 계산된 의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잠적소동 이후 북한의 행동을 보아하건데 앞으로 북한의 행동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하기야 북한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호락호락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다. 그런 태도가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들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그들이 그런 태도는 한국전쟁이후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살아온 생존방식의 흔적이다.

언론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평안남도 사인리의 새로운 ICBM관련 활동을 주목하고 있고, 국정원은 SLBM의 발사 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5월 8일 실시된 우리군의 서북도서 해공군 합동훈련에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 호응할 가능성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긴장국면으로 나갈 확률이 많은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우리정부가 총선에서 압승해서 조금 여유있게 대북정책을 펼칠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공세적인 방향으로 전환한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서 자신들의 정책방향을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정부보다 미국의 입장을 더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미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따라 대응의 수위를 조절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등장이후 미국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이후 그런 방식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뭔가 낌새가 좋지 않은 것은 북한이 중국과 관계를 다시 개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중국과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북한은 중국과 관계가 좋았던 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이유의 절반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남한은 북한 덕분에 중국과 국경을 직접 접하지 않아 북한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학자인 선지화는 여러번 북중관계는 가깝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우리는 보고싶은 대로 보려고하는 경향이 있다. 북중관계는 한미관계와 전혀 같지 않다.

그런 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중국과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전략적 도발을 위한 사전 포석의 단계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과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 힘으로 압박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결정적인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ICBM이든 SLBM이든 알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방식일 수도 있다. 아마도 미국 국민들이 안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정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 국민들이 직접 정치권에게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을 조성하려고 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정치지도자와 어떠한 관계개선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이 지지를 하지 않더라도 목숨걸고 반대는 하지 않는 상황을 조성하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이라면 북한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상당한 행동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이제까지 북한의 행동을 보면 항상 선수를 놓지 않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바둑에서 선수는 중요하다. 그래서 바둑기사들은 일부 실리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선수를 잡으려 한다. 북한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선수를 잡으려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생존해온 비결이 아닌가 한다.

미국과 방위비 협상에 앞서 생각할 것들

트럼프가 방위비를 연간 14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한다. 작년보다 49%인상된 금액이다. 양국 외교부의 협상안 13%인상보다 약 4배를 넘는 금액이다. 미국의 방위비 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금 우리는 미국과 방위비가 많으니 적으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국과 지금과 같은 군사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될 것인가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지난 몇년동안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가 걸머져야 하는 안보적 위협은 더욱 상승하고 있다. 몇달전부터 동맹리스크라는 언급을 한적이 있다. 사드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상당한 정도다. 사드배치가 북한의 핵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고려 때문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사드배치가 북한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북한과 중국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북한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사드배치에 반발했다. 그들이 당사국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미국의회에서는 한국에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와 관련한 예산도 반영한바 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미국이 밀어부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크게 이겼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확보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이 미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민들의 저항이 없으면 문재인 정권도 받아들일 확률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역대정권 중에서 가장 친미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정도면 미중 패권의 향배가 정해진다고 한다. 중국이 미국보다 우위에 선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미중패권의 힘의 전이 현상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지금처럼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마냥 수용해야 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닥치고 한미동맹이란 주장은 현재 우리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미동맹도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냉전시대에 한미동맹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지 한참이 지났다. 시대가 바뀌면 동맹도 바뀌어야 한다. 한미동맹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해방이후 정부수립하고 나서 미군이 성급하게 철수하지 않았으면 한국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은 우리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철수를 했고 그래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혹자는 지금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한미동맹이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더라도 전쟁은 일어나기 어렵다. 한국전쟁은 냉전의 시대적 산물이었다. 냉전이 끝났고 상황도 변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사주해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미동맹의 성격이 변해도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북한은 꽤 오랫동안 전면남침을 위한 지상무기체계를 거의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에 비해 우리군의 지상무기체계는 세계적 수준이다. 한국군도 6.25 당시의 한국군이 아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더 빨리 한미동맹의 성격을 더 빨리 바꾸었다. 그들에게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지금의 한미동맹으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란 점이다. 미국이 이익을 보고 있으면 우리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미국은 자신들이 전략적 이익을 누리면서 우리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번 트럼프의 요구는 경제적 보상을 넘어서 일종의 공식적 약탈이나 진배없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한미동맹을 소홀히 하면 미국이 온갖 경제적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를 다시 IMF같은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라. 그것은 금과옥조처럼 여겨온 한미동맹이라는 것이 결국은 우리를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나 마찬가지다.


방위비를 얼마나 더 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성격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하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원래 안보는 자국이 중심이 되고 동맹이 보조적이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거꾸로 였다. 한미동맹이 주였고 우리군은 보조적이었다.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때다.

지역감정의 기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가 영원하다고 믿고 있는 우주도 결국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서 소멸해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은 있는 법이다.

이성적 판단의 기준도 불변의 것은 아니다. 사회정치적 상황에 따라 평가의 기준이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보다는 지속적인 것은 사실이다. 심사숙고하고 주변의 여러 상황을 고려한 이성적 판단과 달리 감정적 반응은 매우 휘발성이 강하다. 쉽게 만들수 있고 쉽게 방향을 바꾼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은 그런 감정들을 조작해서 자신들이 유리하게 이용해 왔다. 백성들은 속적없이 당하기만 한다.

지금은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 문제이지만 그것은 1970년대 중반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남과 호남은 조선시대 남인세력의 중심지로서 300여년이 넘는 동지적 관계였다. 그러던 것이 박정희가 장기집권을 획책하면서 지역감정을 조작하면서 지금껏 문제가 되고 있다. 이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남북통일도 불가능하다. 동서화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남북통일을 이야기한다는 말인가?

옛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호남에대한 악감정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듯 하다. 일제강점기에 호남은 가장 많은 착취를 당해왔다. 그러다 보니 쟁의가 많았고 일제관리들은 호남을 불령선인들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일제강점기에 호남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지역감정은 서울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일제의 통치수단이었던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호남을매우 싫어하는 감정이 만들어졌다. 일제는 자신의 통치를 가장 극렬하게 저항하는 호남을 혐오하는 감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박정희는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일제강점기의 통치방법과 박정희의 통치 방법은 유사하다.

호남사람들은 자신들이 이유없이 미움을 받는 이유도 잘모르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을 혐오하는 감정의 뿌리가 일제강점기에 끝임없이 저항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영호남이 사실은 수백년간의 정신적 이념적 동지였다는 것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영남사람들이 호남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도 불과 수십년전의 박정희 정권이 만들어낸 사악한 음모라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요즘은 천천히 대구 경북지역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 주로 친문세력들에 의해 조장되고 있다. 아마도 대구경북지역의 수구적 태도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가 권력을 잡기 위해 호남에 대한 적대감정을 이용했듯이, 친문세력들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구경북에 대한 혐오감정을 이용하려 하는 것 같다. 거기에 놀아나면 안된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서울과 평양간의 지역감정이 극심했다고 한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것이다.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다. 일제는 불온한 세력을 통제하기 위해 호남을 백안시하는 한편, 서울과 평양지역의 서로 미워하는 감정을 치유하고자 했다. 서울과 평양의 축구대회도 그런 연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치 한일전과 같이 경평전이 열렸다고 한다.

서울과 평양의 대립이 얼마나 심했는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만해 한용운 선생에게 독립을 하면 평양사람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다짐할 정도였다고 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그 말을 듣고 평생 도산 안창호 선생을 다시 보지 않았다고 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충청도 출신으로 조선시대 내내 가장 핵심적인 지역에 있었으니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 이면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김종필의 충청도 핫바지론은 허구다. 충청도는 조선시대 내내 권력의 핵심이었다. 충청도 사람들이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것을 마치 충청도가 오랫동안 변방이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충청도는 항상 권력의 핵심지역이었다.

기호지방과 관서지방의 지역감정도 조선왕조의 통치전략이 아니었던가 한다. 평양감사의 품계가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하는 것도 무엇인가 이유가 있었으리라. 결국 해방이후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면서 평안도 사람들이 한을 풀었다. 이승만도 평양사람이었다.

이북에는 평안도와 함경도간의 지역감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무슨 연유인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어떤지 알 수 없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한 혐오감정을 만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마치 나찌가 유태인에 대한 혐오감정을 증폭시킨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미국의 이런 태도의 배경에 트럼프가 재선을 위한 치졸한 전술이라고 분석하는 것 같다.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미중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몰아내기 위해 나름 고민한 전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한 공격인 것이다.

바야흐로 국제사회에도 지역감정을 동원하는 형국이 되었다. 갈때까지 다간 느낌이다.

국가간의 혐오감정이든 국가내의 지역감정이든 그것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조작된 것들이다. 거기에 놀아나면 모든 것이 다 망조가 든다.

북한의 총격도발 그리고 안보담당자의 소설적 상상력

정부에서 북한의 중부전선 도발을 의도적이지 않다고 발표했다. 그 발표를 보면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북한이 만일 이번 총격 사건을 의도적으로 일으키지 않았다면 자신들이 먼저 오발이라고 밝혔을 것이다. 김정은이 활동을 재개하고 나자 마자 전선에서 오발사건이란 당치가 않다. 북한체제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다.

1월 중순부터 올해에 북한이 공세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지적해 왔다. 북한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을 정리해보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이 지상에서 도발할 것이며 그것은 9.19 합의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도 있었다. 신문지면이 부족해 쓰지는 못했지만 그때 아마도 북한이 중동부 전선지역에서 어떤 도발을 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다.

합참은 즉각 이 사건이 북한의 도발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추측컨데 안보실에서 의도적인 도발이 아니라는 쪽으로 방향을 몰아갔을 것같다. 청와대에서는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고충은 이해하지만 청와대에서 북한의 의중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해도 군사적 사실을 왜곡하면 나중에 정말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만일 북한이 의도적이라고 판단하면, 합참은 다음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도발이 아니라고 선언해 버리면, 합참은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면 통치권자에 대한 항명이 된다. 안보실 담당자들 중에는 군출신들도 있을 것인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도 제대로 집어나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만일 이번에 준비를 하지 못해 병사들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그것은 전적으로 안보실이 책임져야 한다.

각설하고 먼저 북한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북한의 이번 도발은 시간, 장소, 방법으로 볼 때 사전에 충분한 고민을 한 결과라고 보인다. 북한은 지금의 현상을 타파하고 싶어하지만 판을 깨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다소 떨어진 중부전선을 도발의 장소를 선정한 것이다. 제한된 총격도 지금 당장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더 강력한 도발을 했을 것이다.

김정은이 활동을 재개하고 나서 바로 도발부터 시작한 것은 근본적으로 앞으로 국면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주된 관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앞으로 미국에 대해서도 공세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에게 무엇인가 신호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중부전선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면 된다. 그리고 그것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된다는 것을 그냥 이야기 하면된다. 우리 정부의 그런 행동과 태도를 북한이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마도 북한은 우리정부가 자신들이 요구하는 반응을 보이도록 하게 위한 행동을 추가로 감행할 확률이 높다.

북한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코로나19로 곤경에 몰려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고려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행동방식을 보아하면 북미직접대화를 처음으로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이제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과 대화를 할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북한에게 민주당 정권의 등장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우리정부가 북한의 행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해주지 않으면 북한은 남한에게 더 강력한 도발을 할 수도 있다. 아마 그런 것도 미리 고려를 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지만 이 모든 것도 결국 추측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각각 가장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고민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안보담당자는 소설적 상상력을 지녀야 한다.

김정은 활동재개와 중부전선 도발의 의미

김정은이 공식활동을 재개하자 마자 5월 3일 오전 7시 41분경 중부지역 전선에서 우리측 GP에 총격을 가했다. 내용을 들어보니 우발적인 사격이 아닌 듯 하다. 북한이 이런 식의 행동을 할때는 분명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분명한 멧세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는 항상 그런 북한의 멧세지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남한과 북한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 민족이지만 상대방의 행동을 읽어내는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자 마자 도발로 인식될 수 있는 행동을 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마하는 것일까? 이제까지와 달리 NLL이 아닌 지상도발을 감행한 것은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는 즉각 북한의 의도적이 도발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국방부가 나서서 의도적이니 아니니 할 일이 아니다. 정황상 매우 신중해야 한다.

http://tbs.seoul.kr/news/newsView.do?typ_800=6&idx_800=3386055&seq_800=20378632

북한이 올 한해 그리 편하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1월 28일이었다.

https://steempeople.github.io/@oldstone/6x2t9r/

2월 말경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남북 9.19 군사합의를 무위로 돌리기위한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칼럼에 쓴 적이있다.

“첫째는 금강산 시설 철거를 이용해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것이다. 북한은 2월까지 금강산 시설을 철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2월이 지나면 자신들이 직접 금강산 시설을 철거할 것이다. 그 경우 폭파와 같은 충격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기존의 남북관계를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려 할 수 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철거시기를 연기한 것은 극적 효과를 위한 전술로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직접적인 군사 도발이다. 북한은 수차례에 걸쳐 한·미연합훈련과 우리 군의 전력증강 사업이 9·19 군사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3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해상이나 지상에서의 국지적 도발로 긴장국면을 조성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9·19 군사합의의 상징적인 성과에 반하는 지상 도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약 3주동안 김정은은 무엇을 했을까? 그의 공백이 건강문제가 아니었다면 뭔가 다른 결정을 위한 분위기 쇄신용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북한은 새로운 길을 선포했다.

신문에서는 김정은이 공식적인 활동을 하기전에 산음동의 미사일 연구단지를 방문했을 수 있다는 미 정보기관의 평가를 보도하기도 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502/100887793/1

북한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중부지역 총격도발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위협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우리측의 군사력 증강과 한미공군 연합훈련 등에 대한 불편함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만일 김정은이 산음동 미사일 기지를 방문했다면 미사일 발사와 관련되었을 수도 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은 만일 트럼프가 재선이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한다면 ICBM과 SLBM의 완성을 위한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또 그런 상황이다. 우리는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그냥 적대적으로 몰아 세운다고 우리의 안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건 처럼 그냥 대충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된다. 자칫잘못하면 다음에 병사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다시 서울 공기가 나빠졌다.

어제 시내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공기가 다시 나빠졌다. 시내에서 남산이 흐릿하게 보였고 북한산은 아예 사라졌다. 며칠전에 한강에 나갔을때 느꼈던 상쾌함은 사라져버렸다. 불과 2-3일사이에 이렇게 날씨가 변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잿빛 하늘을 보면서 다시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또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제 우리 이정도에서 멈추면 안되나 ? 부자나 가난한자나 삶의 길이는 다 정해져있다. 돈 많다고 오래사는 것도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좀 편안할 수 없을까 ? 아귀다툼하듯이 돈에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을 핍박하고 착취하는 노릇을 계속해야 하나?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살적 삶을 이제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 ?

코로나19 로 세상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서울의 잿빛 공기를 보고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전세계 정부는 모두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지금 우리의 삶이 코로나19이전보다 나쁜지 모르겠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깨끗한 공기로 숨쉴 수 있는 삶이 좋다.

세상이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다는 것 모르는 것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처럼 계속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무작정 과거로 돌아가려는 노력보다는 새로운 방향으로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같이 차를 타고 가던 딸아이가 온도가 갑자기 높아져서 그럴 것이라고 날 위로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한강에서 자전거타고 가다가 아무데나 벤치에 앉아서 맑은 공기 마시며 시 한 수 읽고 싶다.

보수의 품격

무슨 일을 끝내고 나면 반드시 성공과 실패의 이유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 이번 총선이 끝난후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제대로된 사후검토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여당은 압도적 다수가 되었으니 그냥 기분이 좋고 야당, 특히 미래통합당은 결과가 잘 못되었으니 그냥 비대위로 가서 분위기 쇄신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미래통합당이 패배한 가장 큰 원인들은 그들이 우리나라의 주류로서 지녀야할 품격을 상실한 것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보수는 품격이 생명이다. 사실 보수정당이 무슨 매력적인 이념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자면 그 사람들 정말 믿음직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헌정사를 되돌아보면 미래통합당의 전신에 품격있는 정치인들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것이 이상하기는 하다.

황교안과 나경원 때는 걸핏하면 길가로 나와 가두투쟁을 하고 머리를 깍았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본연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말을 하더라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데 시정 잡배들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합리적인 설득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을 이용하고자 하는 저급한 전략을 채택했다. 실패하는 것이 당연했다.

학창시절에 운동권에 들지 못한 한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고 보면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미래통합당의 핵심을 이루는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가 운동권에서 전향한 사람들이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의 영향도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수는 품격을 잃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보수에게 품격이 중요한 것은 대중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 떼문이다. 그런데 그들은 대중의 믿음을 사기보다 대중의 증오심에 불을 지피려고 했다. 정체성이 헷갈린 것이다.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 운동권에서 전향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들 그런 것을 아니겠지만 운동권 출신이 미래통합당으로 전향하는 것은 순전히 기회주의적인 속성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은 본격적으로 타락할 가능성이 많다. 라임, 신라젠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같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여권의 상당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추측도 있다. 야당이 취약하면 여당은 언제든지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한다.

미래통합당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지지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는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이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김종인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고 하니 기대를 할 뿐이다.

보기 싫지만 야당이 제대로 진영을 갖추어야 여당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 아마 여권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 뭔가 제대로 해 먹을 것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정당다운 품격을 되찾아았으면 한다.

지식인 유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전반측하다 갑자기 인간이란 존재가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인간들이 모두 스스로는 자신이 가장 완벽하다는 생각을 한다. 만일 자신이 비루하기 이를데 없는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됨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모두 비탄과 절망에 빠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기애는 신이 험한 세상 어떻게든 살아가라고 인간에게 준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에게 자기성찰이 필요한 것은 자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기애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기재가 자아성찰인 것이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와 국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회나 국가도 자신들이 모두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사회나 국가는 구성되기 어려울 것이다. 애국심이 없다면 어찌 국가가 존속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수치나 지표로 보아 우리보다 잘살고 좋은 나라들이 많지만 대부분이 경우 자기가 소속된 사회나 국가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굳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게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나 국가도 자아성찰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발전하기 못한다. 사회나 국가에서 자아성찰을 하는 집단이 바로 지식인일 것이다. 그런 지식인들의 무기는 비판정신이다. 강자에 대한 비판정신과 약자에 대한 연민이 지식인의 유일한 무기인 것이다.

최근들어 우리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식인들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은 즐겨 자신에게 주어진 이익에 스스로 정신이 팔려 버리고 말았다. 지식인이란 유약한 존재라는 이야기가 틀린 소리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나찌 독일하에 저명한 지식인들이 스스로 히틀러의 앞잡이가 된 경우가 어디 한 두 번이던가? 수없이 많은 양심적 지식인들이 나찌의 선동대가 되었다.

스스로 내가 혁명적 지식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모두 타락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것이 지식인인 것 같다.

김정란이란 시인이 대구보고 일본으로 가라고 했다고 한다. 전라도 보고 하와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제 대구가 하와이가 되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

대구와 광주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김부겸, 천정배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한다. 사전투표로 당락이 결정될지도 모르겠다. 진영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면 정작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중요한 정치적 자산을 상실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함은 앞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자리도 아니고 아무나 해서도 안된다. 대통령이 될 만한 재목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정치적 소신과 철학, 가치관이 분명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해악인 포퓰리즘을 이용하려 해서는 안된다. 살아온 과정이 정직하고 성실해야 한다. 업무수행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부정과 부패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정의롭고 공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갖추어야할 자질은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질을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진영논리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런 사람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국민들이 그런 사람들을 구해내야 한다. 여야를 가릴 문제가 아니다.

정당별로 내나름의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사람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을 꼽을 수 있었다.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출마를 했다. 그가 그간 보여준 삶의 궤적이 충분히 대통령으로서의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남음이 있다. 그러나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그가 살아 돌아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매우 불리한 상황이지만 대구사람들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발탁이 되었지만 친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친문세력들은 그가 이번 총선에서 낙마하기를 바랄 것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더불어민주당을 친문의 손아귀에서 구할 길은 요원할 지도 모른다.

대구는 호남과 달리 전략적 선택을 별로 하지 않는 지역이다. 만일 그가 이번에 당선되지 못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주자의 씨가 마른다. 이낙연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지만 그는 아무리 보아도 대선주자가 아니다. 광주에서 머리를 깎는데 이발소 할아버지가 이낙연은 잘해야 국회의장깜을 못 넘는 사람이라고 했다. 스스로 배운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광주의 허름한 이발소 영감님은 세상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민생당에서는 천정배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매우 정직하고 개혁적인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상한 일이다. 고의적이라 할만큼 언론이 천정배를 무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존재감 자체를 없애려고 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가 친노와 친문세력의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친문세력은 호남을 숙주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호남에서 유력한 정치인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결국 천정배도 그래서 민주당에서 축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목포 3대 천재라고 불릴만큼 능력이 있는 정치인이지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이제까지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점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 아닌가 한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는 법이다.

호남대통령을 만든다는 선거구호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제가 호남대통령에 도전하겠습니다’라고 했어야 했다.

유감스럽게도 미래통합당에서는 대통령감을 찾기가 어려웠다. 황교안은 탄핵에 책임을 저야 하는 사람이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반으로 쪼개진다.

김용태가 가능성이 있어보이나 그는 아직 경륜이 부족한 듯 하다. 그리고 국민들의 어려운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오세훈도 후보군에 들 수 있으나 그는 역량과 능력이 그리 뛰어난 것 같지 않다. 그냥 잘생겨서 서울시장 된 것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 든다.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나라를 책임질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철저하게 무너지고 망하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감스럽게도 다른 정당에서는 대통령감이라고 여겨지는 총선출마자를 찾기 어려웠다.

이번 총선과정에서 아쉬운 사람은 금태섭이었다. 그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다가 진영논리에 희생이 되었다. 대중은 간혹 비이성적인 경우가 많다. 대중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금태섭을 경선에서 떨어뜨린 것은 우리 정치발전에 있어 커다란 손실이다. 아무리 보아도 조국보다 몇배는 훌륭한 인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번 총선은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적어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당선되어야 하는 사람이 두 사람있다.

이 두사람은 묘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고향지역에서 진영논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다 고향지역의 고정관념에 도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대구와 광주 사람들이 전략적 선택을 잘 했으면 좋겠다. 재목을 알아보지 못해 지도자감을 땅에 묻어버리면 그 후과는 누가 감당해야 할까?

대구와 광주 사람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 예비선거라는 생각으로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이번 총선, 뽑아야 할 사람, 뽑지 말아야 할 사람

선거에서는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좋은 사람보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보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 정치가 이렇게 난맥상을 보이는 이유는 뽑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할까? 그 기준도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오는날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느정도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가능하리라 본다.

첫째, 우선 말이 상황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된다. 조적조라는 말이 있었다.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말이다. 조국은 자신이 과거에 비판한 그대로 현재를 살았던 사람이다. 사물을 보는 평가의 기준이 가치관이 아니라 유불리에 따라 바뀐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어용지식인을 자처한 유시민 같은 사람도 조국과 같은 범주다.

둘째, 진영논리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된다. 사안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진영논리로 갈려 있다. 진영논리에 말려들게 되면 합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해 진다. 한국의 지식인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어용화되어가는 것도 스스로 진영논리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문의 기초는 내가 주장하는 내용이 어떤 논리적인 결함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당연히 논리적인 결함을 보완해 나간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지식인들은 분명한 논리적인 결함을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진영논리로 위장을 해버린다.

셋째, 팬덤정치와 선동정치하는 사람이다. 김대중 정권이후 한국정치는 선동정치와 팬덤정치가 판쳤다. 대중적 인기와 팬덤정치는 다르다. 노무현 정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노사모’와 같은 조직들이 만들어지면서 팬덤정치가 이루어졌다. 팬덤정치의 폐해는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다. 정상적인 사고과 비판을 모두 봉쇄해버렸다. 그런 현상이 특히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출발한 것에 주목한다. 팬덤정치가 힘을 발하니 많은 정치인들이 팬덤을 형성하고자 했다. 특히 여권에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나중에는 미래통합당도 그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좋은 일은 잘 따라하지 않아도 나쁜짓은 잘 따라 한다.

팬덤정치는 당연히 선동정치와 동전의 양면이다. 아테네에서 왜 도편추방 제도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간다.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사고를 마비시킨다. 장기적인 해악이 너무 크다. 지식인들도 그런 비합리성과 모순에 맞서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 팬덤에 포로가 된다.

그럼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첫째, 추구하는 이상과 신념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적어도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이해관계보다 가치관과 윤리관이 뚜렷해야 한다. 많은 정치인들이 눈앞의 이익에 혹해서 소신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중에는 신념을 지키고자 이익을 포기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쉬운 것은 그런 사람들이 잊혀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소환하는 것이 국민의 역할이다.

둘째, 오랫동안 검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외국에서 젊은 총리가 나오니 우리나라도 젊은 정치인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젊은 정치인들을 발굴한다고 했다. 하나같이 엉망징창이었다. 늙은이들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면 추하게 변한다. 그런데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젊은이들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외국의 젊은 정치인들은 10대 때부터 검증을 받은 사람들이다. 나이는 젊지만 정치적 연륜은 짧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그 연륜속의 검증과정은 무시한다. 젊으면 정직할 것 같은가? 나도 나름의 가치관을 지니게 된 것이 50대 중반을 지나면서 였다. 그전에는 이익에 흔들렸다. 지금도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보다는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오랜기간동안 검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대중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치라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인기의 포로가 되면 포퓰리즘이 난무하게 된다. 책임있는 정치인은 자신이 불리한 줄알면서도 국가와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대중적 인기에 맞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댓가로 할 수도 있다. 그런 결기가 없는 정치인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

자신이 뽑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오늘부터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