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공생관계와 기회주의를 넘어서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연장이다”라고 레닌이 말했다. 모든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역학관계에서 나온다는 말일 것이다. 안보문제에 대한 글을 주로 쓰려고 했지만 국내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관심도 그쪽을 향하게 된다.

요즘 상황을 보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선순서에 관한 문제다. 검찰개혁보다는 정치개혁이 훨씬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검찰이 어떠한 기준도 없이 자기들 입맛에 따라 아무나 잡아 조지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는 것 같다. 마치 검찰권력이 정치권력 위에서 군림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까지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고 불렸다. 시녀라고 불리던 검찰이 어떻게 갑자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지위를 확보했는가? 이제까지 검찰 개혁은 권력이 원하는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니었나? 문재인 정권 초 2년동안 윤석렬은 자한당으로 부터 권력의 개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적폐수사를 했다.

검찰이 제역할을 하게 하려면 정치가 먼저 똑바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부정과 탈법을 저지르지 않으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검찰이 최순실 잡아 족칠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 조국을 잡아 족치는 것도 기분좋다. 나쁜 놈들, 특히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저지르는 비리나 불법 탈법은 추호도 용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다스리겠다는 자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조국 사태는 거의 종말점을 향해 가는 것 같다. 검찰이 조국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하니 조만간 조국도 기소가 되던지 구속이 되던지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내마누라가 했소. 그래서 나는 모르오 !”라고 하는 비겁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미 조국은 문제도 아니다. 생기기는 잘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하는 짓을 보면 조잡하기가 이를데 없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장인의 빨치산 행적이 문제가 되자, 그럼 내가 마누라를 버리란 이야기냐? 라는 말로 전국의 마누라들로부터 엄청 인기를 얻었다. 아마 조국이 “나는 모르오. 모두 마누라가 한 일이오”라고 하는 순간, 전국의 마누라로부터 어마어마한 비난을 받을 것이다. 예비 마누라들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조국은 끝났다. 끝난 것을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조국 이후의 상황이다. 지금부터 어떤 정치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서 하나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면 적대적 공생관계와 기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가 문제가 되자 소위 문빠와 조빠들은 모두 왜 자한당의 잘못은 그냥 두고 우리 조국이만 가지고 들들 볶느냐고 항의했다. 그리고 그 비난의 화살을 자한당으로 돌리려고 했다. 자한당도 이때가 기회라고 하면서 조국을 비난하고 정권을 비난하는데 선봉에 나서자고 했다.

민주당과 자한당은 서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본래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서로를 적대시 하면서 국민을 분열시킴으로써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를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정치는 국가를 망하게 하고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한다. 민주당과 자한당 모두 척결의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자한당을 척결하는 것은 쉽다. 민주당을 척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이 현재 집권정당이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은 민주당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선 조국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서 하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번 과정을 통해서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할 정치인들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낙연, 이해찬, 이인영, 이재명, 박원순 등등이 모두 조국을 옹호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들은 진실에 눈을 감았다. 진보정당의 지도자들이 진실에 눈을 감고 패거리 정치를 한다는 것은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의미다. 그런 정치인들은 국가를 좀먹게 만든다.

문빠와 조빠들이 기승을 부리자 정의당의 심상정도 눈치를 보더니 기회주의적 본성을 나타냈다.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진중권이 정의당을 탈당하는 시기가 늦어서 그 진정성이 의심받고는 있지만, 그의 정의당 탈당은 정의당이 더 이상 진보정당으로서의 생명을 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하겠다.

이제까지 한국정치를 앞에서 이끌어 가던 이들이 거의 모리배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준 것이 조국의 가장 큰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조국이후와 조국이전이 달라지지 않으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결국 그런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대중이다. 앞으로 우리를 이끌어갈 정치인들은 진보와 보수를 논하기 전에 먼저 깨끗해야 한다. 특히 돈으로부터 깨끗해야 한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적어도 돈문제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 물론 자식문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에 있어서 청렴은 미덕이 아니고 능력이다. 청렴해야 누구로 부터 압력을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렴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지극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비전을 실현시킬 능력도 필요하다.

조국 이후 한국정치가 그렇게 바뀌었으면 한다. 이런 난리를 치르고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적대적 공생관계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기회주의자들이 한국정치에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조용한 혁명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역사는 흐른다. 그 누구도 한자리에 계속 머물수 없다. 헤겔이 역사는 영웅이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영웅의 운명은 비참하다. 역사를 만든 영웅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을 헤겔은 역사의 간계(Cunning of History)라고 했다.

한국 현대사를 보면 그런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역사의 과정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헤겔이 보았던 역사의 간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외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혹시 제 글을 읽은 사람들은 조국이나 문재인 혹은 노무현을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저는 그런 개인보다는 86세대 전체를 의미하고자 한다.

86세대는 시대의 영웅이었다. 우리의 역사와 일본의 역사에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개개인이 한국에서는 민중이 역사의 영웅이었다는 점이다. 현대사에 들어오면서 한국민들은 세대 전체가 영웅적 행동을 했다. 동학혁명, 3.1운동, 4.19혁명, 6월 항쟁, 5.18 민주화운동, 최근의 촛불까지.

오늘날의 86세대는 엄혹한 유신시대와 군부통치시대를 종식시켰다. 세계 역사상 그 어떤 나라도 이룩하지 못한 성과를 이루었다. 오늘날 제가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들의 희생과 헌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슬픈 것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강철같은 혁명의 의지도 시간이 지나면 스러지고 생활이 남는다. 혁명가가 혁명가로 죽지않고 정치가로 살아 남으면 타락이 그를 유혹하고 기다린다. 혁명가가 타락하기는 너무나 쉽다. 깨끗한 하얀 옷이 더러워지기 쉬운 이치와 같다.

한국의 86세대는 혁명적 세대였다. 그들은 혁명을 한 세대였다. 그러나 86세대는 유감스럽게도 동질적이지 못했다. 그중 제일 앞에 나선 사람들은 거의 모두 재빠르게 정치권과 기득권층으로 진입했다. 진정으로 순결한 사람들은 현장에 남아서 고난을 치루었다. 아무리 깨끗하게 현장에서 활동을 해도 정치권으로 진입하면서 모두 타락했다.

난 고 노회찬 의원을 좋아 했다. 그러나 그도 드루킹이 주장한 정치자금 문제로 수사망이 다가오자 스스로 명을 다했다. 평생을 쌓았던 삶의 의미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스스로 좌절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정치권과 기득권에 들어온 86세대들은 빠르게 부패했다. 역대 어떤 군사정권보다 더 빠르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부패했다. 아마 그럴 수 있었던 배경은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군부독재시대의 정치인들보다 훨씬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라는 우월감이 자리했을지도 모르겠다.

조국 사태는 기득권에 진입한 86의 혁명세력들이 얼마나 더 빨리 무너지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86세대들의 운동권들은 상당한 동질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동질감을 이용한 것이 부패한 그들의 동지다.

조국 사태는 한 개인과 한 정권의 종말이라기 보다는 한 세대의 종말인 듯하다. 이제 86은 물러날 때가 되었다.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 세상을 뒤집어 엎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뒤집어진 세상을 제대로 가꾸어 나가는데는 실패했다. 솔직하게 실패를 자인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그들이 혁명의 대상이 된다.

한 시대의 종말은 항상 거센 저항으로 마무리 된다. 주말 검찰청앞의 86세대 운동권의 시위를 보면서 시대의 마지막을 느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떠날 수 있을 때 빨리 떠나지 않으면 쓸려 나간다.

조국문제, 그리고 결정장애

문재인 정권이 앞으로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 갈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무릇 어떤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야하겠다는 계획이 서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당장 눈앞에 닥치는 것만 그때 그때 처리하려고 하면 낭패를 본다. 그것은 정치나 경제 군사 외교 모두 마찬가지같다. 미국은 당장 눈앞의 일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국가다.

군대에서는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지휘관은 지금 당장 현행작전을 수행하면서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작전을 이끌어 갈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에 자신이 요구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의 상황을 관리해 나간다. 그 과정에는 매우 복잡한 분석과 평가의 과정이 소요된다. 고급사령부의 역할 대부분은 현행작전보다 장차작전 수행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미국은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의 개념을 군사뿐만 아니라 국가 전영역에 걸쳐서 적용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새로운 기지를 평택에 건설한 것이나 지금 중국과 패권경쟁을 하는 과정에도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의 개념이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그렇게 하기 위해 매우 분석적이고 계량적인 평가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그런 노력이 오늘의 미국을 만들고 있다. 이런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은 어느 개인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령부의 모든 구성원의 집단지성을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국 문제를 이야기 하다 갑자기 군대 고급사령부의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을 이야기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그림이 전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그때 그때 대충 넘기다 보면 뭔가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합리적이고 타당한가를 검토해야 한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하는 것을 보아서는 국력을 발전시키고 민생을 돌보는 일은 거의 포기한 것 같다. 대외정책은 고사하고 내치가 엉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현재의 문재인 정권이 국가 발전이나 민생의 안정과 같은 당연한 일에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 조국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하나 사법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사법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을 말 그대로 진정한 사법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받아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마도 문대통령이 어마어마한 무리를 하면서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해서 사법개혁을 추진하려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경우를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조국사태를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5공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대통령들은 거의 예외없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었다. 본인이 직접 처벌을 받지 않았으면 자식들이 받았다. 검찰의 비극은 대통령을 처벌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모두 퇴임이후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의 사법개혁을 통해 검찰의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검찰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일은 돈에서 깨끗한 수 밖에 없다. 이제까지 처벌받은 과거의 대통령중에서 그 누구도 돈에서 깨끗하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의 비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안위를 보장 받으려면 돈문제만 깨끗하면 된다.

유감스럽게도 사법개혁은 조국을 임명함으로써 물건너 갔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될수록 사법개혁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정치나 전쟁이나 상대방이 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말로 사법개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국회에서 법이 통과될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민투표에 붙이면 된다.

조국의 지지자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했다고 한다. 광화문에서 집회를 한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가 중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조국일가의 범죄를 지지자들의 데모와 시위로 무마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나라도 아니다. 검찰의 수사를 시위와 데모로 막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국민이 지지를 할 것인가 ? 오히려 문대통령의 지지도를 더 떨어 뜨릴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자한당이 집권을 하는 것이다. 최선의 상황은 조국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선의 상황을 추구하다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수가 있다. 그것이 인생 아닌가? 이미 최선의 상황을 추구하려다가 자꾸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과 장차의 상황을 어떻게 연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냉철하게 생각하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냉철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지금 문재인 정권에서는 상황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잘못하다가는 우리나라에 내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생겼다. 대통령은 지금 발생한 모든 혼란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죄는 뇌물받는 죄보다 더 무겁다.

미국의 입장, 전략의 변화인가 전술적 모색인가?

트럼프가 볼턴을 해임하고 리비아식 모델이 틀렸으며 새로운 방법으로 북핵문제에 임하겠다고 트위트에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입장표명은 최선희가 새로운 타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북한은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는 최후 통첩성 선언을 한 이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북한에게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북한에 굴복한 것 같은 모습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는 강대국 미국이 북한을 겁박하고 있으며 전략적 우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략적 우위는 국가의 크기로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북한처럼 자신의 위치를 잘 활용하면 작은 국가도 언제든지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점에서 북한은 세계외교사에서 매우 독특한 존재다.

역사상 북한과 같은 국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그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아마도 중러간 경쟁, 미중간 경쟁 그리고 핵무기라는 여건이 없었다면 북한은 이런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거의 붕괴직전이면서도 강력한 정치적 통제를 유지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점에서 정치학적으로도 매우 유례가 없는 케이스인 듯하다. 정치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지만 그것이 전략적인 노선의 변경을 의미하는지 전술적인 모색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전략의 변경보다는 오히려 전술적 모색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실무회담을 한다고 하지만 그 성과여부는 좀 더 두고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당장 이란문제가 있어서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달래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도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면 트럼프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상황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지금현재 북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노선변경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볼턴이해임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폼페오가 남아 있다. 북한은 그간 협상과정을 통해 폼페오를 독초같은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사실상 폼페오가 미국의 안보전략을 좌지우지하게 된 상황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전략적 노선변경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우선 순위는 북한보다는 중동이다. 그는 석유자본과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트럼프의 입장변화를 환영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실제 실무협상에 들어가면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번에는 실무급회담에서 북미회담이 결렬될지도 모른다.

북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영변핵시설로 대표되는 미래핵의 중지
또는 속도조절을 조건으로 내세울 것이다. 그리고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이다. 미국에게는 유엔안보리 재제를 풀어달라고 할 것이다. 미국은 현시점에서 북한의 미래핵 중지 또는 속도조절이라는 조건으로 안보리 재제를 풀어주기 어렵다.

아마도 미국은 한국의 금강산 혹은 개성관광과 같은 카드를 제시할 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UN을 갑자기 방문하게 된 이유도 이번 북미협상과 매우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금강산과 개성관광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어떻게 할까? 아마도 북한은 그정도 조건은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들어 남북미 3자간의 대화가 있었다. 북한이 북미간 대화에 남한을 끼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북한으로서는 일종의 노선변경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을 대화에 포함시키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판단할 확률이 많다.

북한은 이번에는 북미간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남북경협과 같은 안을 제의하더라도 별로 반응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트럼프가 재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활용해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그게 어디까지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만일 전면적으로 남북경협을 허용하는 극적인 변화정도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조치는 지금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다면 북핵문제 해결의 길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나 한다.

만일 이번에 미국이 북한을 달래기 위한 전술적인 접근을 한다면 절대로 북미실무회담은 성공할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북미실무회담에서 전략적인 노선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다시 열리는 북미회담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 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검찰이 아니라 민주당 개혁을

마치 오기를 부리는 것 같다. 정치가 오기를 부리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적당하게 물러날 때도 있는 법이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남이 당신이 틀렸다고 하면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그게 인생이다. 그게 정치다. 옳고 그름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 오면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내가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한때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정한 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남이 생각하는 내가 진정한 나에 더 가깝다고 말이다. 인간은 원래 가변적이다. 어떤 사람을 무엇이라고 꼭집어 규정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은 변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그래서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끊임없이 바뀐다. 끊임없이 변하는 파도 중에서 어떤 것 하나를 꼭집어서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파도다라고 하기 어려운 이치다.

조국을 보면서 안스러운 생각이 든다. 무엇이 그를 저렇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세상의 문제는 많이 고민하고 연구를 했으나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 보니 객관적으로 자신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릴적 도덕 교과서에 난사람 든사람 된사람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는 난사람이나 든사람일지는 모르나 결코 된사람은 아니었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 그래서 그 누구도 뒤를 파면 뭔가 나온다.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나 조사를 받아서 완벽하게 문제가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혐의가 없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조사를 좁게 한정시켜서 그렇지 조금만 더 확대하면 다 문제있다. 그래서 별건수사니 아니니 하는 것 아닐까 ?

결국 수사나 조사라는 것도 국가라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관심이 있으면 조사를 더 하게 되고 국민들의 관심이 별로 없으면 대충 지나가기도 한다. 조국은 권력층이고 기득권자다. 국민들은 기득권자들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을 바란다. 아마 검찰총장이 지금의 윤석렬이 아니라 할지라도 지금보다 느슨한 수사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검찰이 정치의 영역에 들어왔다고 비난한다. 검찰이 청문회이후에 수사를 해도 되는데 청문회 이전에 수사를 했다고 하는 것이다. 만일 청문회 이후에 수사를 했으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검찰은 당장 정권의 시녀라는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국정은 곧바로 마비되었을 것이고 분노한 국민들은 시내로 뛰쳐 나왔을지 모른다. 지금처럼 야당이 무능한 상태에서 검찰이 손을 놓았다고 해보자. 아마도 박근혜 정권 당시처럼 촛불혁명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그나마 검찰이 수사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안온한 상태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권력층과 기득권에 대한 수사는 항상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비난을 받더라도 수사를 하지 않으면 그리고 처벌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국가가 안정을 유지하겠는가? 제도적으로 국민의 불만을 수용하지 못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갈 수 밖에 없다.

조국은 이미 물러날 때를 놓쳤다. 아마도 법무장관이 피의자가 되어 검찰의 수사를 받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지금같아서는 대법원 판결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법무장관으로 검찰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할 판이다.

검찰개혁이 어쩌니 저쩌니 하지만 지금 그들이 하려는 것은 결국 검찰이 특권층에게 함부로 칼을 겨누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원래 특권층이나 기득권들의 잘못에 대한 수사는 더 철저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은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도록 방치하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만약에 조국이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이정도로 싫어하면 그만두도록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이제는 시기를 놓쳐 버린 듯하다. 조금 있으면 조국이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향배가 문제가 될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제대로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정권의 정통성과 합법성은 선출로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권의 합법성과 정통성은 그 정책과 행위로 지속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다. 5년임기라고 해서 아무리 잘못을 해도 그냥 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내려와야 한다.

지금의 문재인 정권이 박근혜 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박근헤 정권 당시 느낀 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답답함이었다. 지금 정권은 그때보다 더 답답하다. 끼리끼리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때는 3공의 망령들이 권력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지금은 철지난 그리고 부패한 586들이 권력주변을 맴돌고 있다.

박근혜 때는 새누리당에서 권력에 반대하는 여당 국회의원들이라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정권에서는 여당내에서 권력에 대해 반대하는 국회의원이 거의 없다. 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은 정당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국민의 의사를 받아 들이기는 커녕, 정권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검찰개혁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개혁을 해야할 판이다. 국민의 의지를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지금 우리는 희극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우디 아라비아 원유시설 파괴와 관련하여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전시설이 공격을 받았다. 예멘 반군들은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좀 있다가는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이란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사막에서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보도만 보아서는 누가 사우디의 원유시설을 공격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처음에는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하다가 그 다음에는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한다.

제공된 사진을 보면 원유시설의 돔부분에 정확하게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피해가 그것 뿐이라면 미사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미사일로 공격했으면 파괴의 정도가 훨씬 커야 한다. 그리고 미사일로는 인접해 있는 보관시설을 각각 4개정도 따로 공격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한발 정도면 그 주변은 충분하게 파괴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아마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만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적어도 1000km 이상 떨어진 지역을 그렇게 정확하게 타격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멘 반군이나 이란이 그정도 성능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면 거의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단이 누구의 소행인지를 밝히려고 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를 공격한 것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이란이 직접 공격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든다. 이란은 미국이 호시탐탐 전쟁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범의 아가리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 넣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사우디의 원유 생산능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이란원유의 소요가 높아진다. 그래서 이란이 자국의 원유를 팔기 위해 사우디의 생산시설을 타격할 이유는 전혀없지는 않다.

이란이 직접 공격을 했던 예멘 반군이 했던간에 문제는 이런 상황을 미국이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중동석유의 생산 능력을 떨어뜨리려고할 가능성도있다. 미국은 원유 수출국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중동지역의 석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가스 도입 비중을 높였다고하더라고 이란의 석유는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이제 세계최대 원유 수입국가다. 미국은 중동의 석유공급을 차단해 중국에게 타격을 가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앞으로 중동정세는 매우 혼란해 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과 사우디가 서로 치고 받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당연히 석유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그럼 중국의 경제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물론 우리를 포함하여 일본과 유럽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있는 미국은 당연히 산업 경쟁력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이란을 직접 응징하는 방식보다는 이란과 사우디간에 전쟁을 벌이게 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미국이 직접 이란을 공격하면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그냥 두고 볼수 없기 때문이다. 내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남의 손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런데 만일 미국이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간에 전쟁을 붙이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이 이란을 직접 때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의 국내 지지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위해 어떤일을 할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전화를 걸어서 위로를 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우리는 이제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미국의 제재때문이다. 당연히 사우디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우디 시설 복구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원유수입선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것이다. 만일 감산을 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양은 확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사우디와 이란에게 전쟁을 붙이는 상황으로 가면 그런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우리는 부족한 자원을 어디서 수입해야 할까? 항상 한 수 앞서서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려워진다.

현재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사우디 편을 드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세상일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돌아가는 상황이 복잡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면 시간을 두고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보와 보수, 가치와 상식사이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소위 진보진영의 입장을 보면서 무엇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소위 진보진영이라고 하면서 소위라고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제대로된 진보가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의심이 깔려 있다는 것은 아마 다 느낄 것이다.

지금 조국 사태와 관련하여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기 보다는 집단적 피해의식 또는 망상으로 똘똘 뭉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과연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현재 그들이 말하는 사법개혁이라는 것들이 진보적 가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가? 쉽게 말해서 사법개혁 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역사적으로 진보할 수 있는가? 조국 문제를 둘러싸고 진영논리가 판친다고 하는데 그것은 진영논리라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진영논리라면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가 충돌해야 한다. 그런데 조국 문제에서는 어떤 가치의 충돌도 보이지 않는다.

사법개혁은 가치의 영역이 아닌 듯 하다. 사법개혁은 조화와 균형이라는 상식의 문제인 듯 하다. 정치가 검찰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고 검찰이 주인을 무는 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정치가 검찰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고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서로 상반된 방향이다. 완벽하게 정치가 검찰에 개입하지 않을수도 없고 완벽하게 검찰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조화와 균형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그 조화를 어떻게 잘 만들어 가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국 문제를 보면서 상식과 가치 그리고 원칙이 마구 뒤섞여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조국 문제로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가 충돌하는 것 같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드려다 보면 가치의 충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가치가 배제된 집단적 히스테리의 충돌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집단적 히스테리라고 하는 것은 조국 사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현상을 무엇이라고 뚜렷하게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는 충돌할 수 밖에 없다. 만일 끊임없이 충돌한다면 사회는 망해버릴 것이다. 그래서 진보적 가치와 보수적 가치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소위 상식과 균형이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제는 조국 사태에서 이런 상식과 균형의 기준이 붕괴된 듯하다는 것이다. 조국의 딸이 대학과 의전원에 입학하는데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하니 그럼 나경원의 아들은 어떠냐고 검증하자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동일한 기준인 듯 하지만 전혀 맥락이 다르다. 그럼 나경원을 검증해서 그녀를 법무부 장관을 시킬 것인가?

조국이 이런 저런 의혹이 있다하니 그보다 사법개혁의 적격자는 없다고 한다. 그럼 사법개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성과 윤리성과 같은 가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인가?

무엇이 중하고 무엇이 중하지 않은지 헷갈리게 하는 일들이 그간에 벌어졌다. 소위 진보정당의 정치인들도 그런 행진에 같이 했다. 심지어 정의당도 기회주의적 성향을 명백하게 보였다.

진보진영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결격 사유의 하나는 기회주의다. 진보진영의 중요한 가치는 선명성이다. 노선이 선명해야 세력을 결집할 수 있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역사를 통해서 진보정당이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가 기회주의였다는 것을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심상정이 조국을 만나서 여차하면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보면서 정의당이 기회주의의 극치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정의당에 대해 어느정도 심정적인 동질감을 느꼈으나 최근 조국 사태를 보면서 완전하게 마음을 돌렸다.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조국 임명을 반대했어야 했다.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저렇게 할 것 같으면 지나가는 초등학생이 해도 된다.

기회주의를 현실감각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이익(반사이익을 포함해서)을 바라고 타협하는 것을 기회주의라고 한다.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이 혹은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공동체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타협하는 것을 현실감각이라고 한다. 정의당은 전자에 속한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 조국을 지지했던 거의 모든 정치인들도 전자에 속한다.

무엇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을까? 이념적 지향이 분명하지 않은 진보는 죽은 진보다. 국민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초래한 진보는 진보의 적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스스로 자해하고 있는 것 같다. 유감스럽게 대한민국의 진보는 죽었다.

다시 살리려면 상식과 도덕성 그리고 윤리라는 거름과 물을 주어야 한다. 진보에 있어서 현실적 능력은 그런 가치와 도덕적 기준이 바로서고 나서이다. 물론 보수는 현실적 능력이 도덕적 가치와 기준보다 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보수가 조금 썩어도 다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진보가 썩으면 드러내야 한다. 진보가 현실문제에 조금 서툴러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런 것이 상식 아닌가?

의혹의 무게, 문재인과 케사르의 경우

의혹과 진실사이에는 사실이 있다. 어디서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의혹이 진실이 되기도 하고 진실이 의혹이 되기도 한다. 사실은 그대로 있지만 보는 입장과 관점에 따라 그것이 의혹이 되기도 하고 진실이 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임명하면서 의혹만으로 임명을 하지 못하는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까지 국무위원 청문회과정에서 떨어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이 어떠했는가보다는 의혹과 진실의 게임속에서 탈락했다.

유감스럽게도 사실이 어떠했는가는 우리 인간들의 판단에 그리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 정치에 있어서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아무리 좋은 방향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다. 아무리 나쁜 방향이라도 사람들이 요구하면 끌려가는 경우도 있다. 끝이 좋지 않은 것을 뻔히 알면서 사람들을 자신의 편에 끌어들이기 위해 스스로 앞장서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혹을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벼운 것으로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조국을 둘러싼 의혹을 무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의 케사르는 의혹을 무겁게 생각했다. 그의 부인이 부정하다는 이야기가 로마에 떠돌았다. 그러자 부인과 이혼을 선언했다. 그당시 로마는 그리 정숙한 사회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자신을 죽인 부르투스도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들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혼을 당한 부인이 증거도 없이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아마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그러자 케사르는 ‘케사르의 아내는 의혹을 받아서도 않된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의혹을 가볍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의혹을 무겁게 생각한다. 과거를 살펴보면 확실한 사실보다는 의혹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분명한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치나 경영이나 전쟁이나 대부분의 결정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졀정을 내리는 상황이라고 바꾸어 말해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간들은 사실보다 의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확실한 것은 대처하기 쉽지만 불확실한 의혹은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혹은 자꾸 커지는 자가 발전의 경향을 지니기도 한다. 그런 경향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인지 모른다. 의혹이 자꾸 커지는 것은 가급적 불확실한 상황을 빨리 제거해버리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경제적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지근하게 오래 지니고 있는 것보다 당장 손해가 될지 모르지만 빨리 제거해 버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이야기다.

아마도 케사르는 그런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인과 이혼을 결심했을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케사르도 그리 정숙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에게 오는 비난을 미리 꼬리 자르기 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는 사실보다 의혹이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강행한 것은 케사르보다 깨끗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의혹을 싫어한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야당의 경우에는 의혹을 키우는 것이 더 유리하고 여당의 경우에는 의혹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 의혹이 하나씩 사실도 들어나면 의혹을 초기에 제거해버리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고려대에 조국의 딸이 단국대 의학논문을 제출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입학관계자의 언급이 보도되었다.

조국 딸은 당연히 고려대 입학 취소를 받아야 한다. 젊은 아이가 그릇된 부모때문에 인생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안타깝다. 그러나 고려대가 이마당에 조국 딸을 그대로 둘 수 있을까? 아마 그대로 두면 고려대도 폭발할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학취소 결정을 내릴 것이다. 만일 그러지 않으면 고려대는 학교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내 아이도 고려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게 고등학교를 다녔는지는 안다.

이미 의혹을 차단해 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렸다. 이제 검찰의 수사로 하나씩 둘씩 그간의 의혹이 사실이었음이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조국을 지지했던 여당의 정치인들 정의당 등등은 모두 문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이상이 좋다 하더라도 현실의 바탕을 부패시키고 훼손시킨 죄는 벗어날 수 없다. 이상까지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그 죄는 더 심각하다.

정치인은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 있는가

모두들 자신의 삶에 불만들이 많다. 그렇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지나칠 정도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팽창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인구도 늘어야 하고 생산도 늘어야 한다. 뭔가를 자꾸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지구는 병들고 이제 그 팽창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국민학교 다닐때, 요즘은 초등학교라고한다. 우리는 국민학교라고 했다. 국민학교 다닐때 인구가 40억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더 이상 인구가 늘면 먹여살리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70억이 넘는다고 한다. 40억도 먹여살리기 어렵다고 했는데 지금은 70억을 먹여 살리면서 먹여살리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 보지 못했다.

유전자 조작 곡물이 나왔다. 그리고 열대 우림지역도 다 파헤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을 먹을거리로 전락해 버렸다. 소나 돼지 닭은 생명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고 상품이 되고 말았다. 저들도 생명인데 태어나서 좁은 축사에 갇혀 고기가 되기 위해 사육이 된다. 모든 것이 상품이다.

앞으로도 환경파괴는 계속될 것이다. 아마 지금과 같이 탐욕을 그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는한 인간들을 파멸을 향해 돌진할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탄성한계라는 것이 있다. 얼마까지는 버티어 내지만 더 이상 가면 자연회복이 안되는 상황이 올 수도있다. 이미 그런 단계에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본주의가 아니면 사회주의가 이런 위기를 극복해 줄 수 있을까? 사회주의도 지금보다는 그런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어도 자본주의와 별 차이가 있을 것 같지않다. 오히려 사회주의 아래서의 소련은 어마어마한 환경파괴를 겪어야 했다. 사회주의도 생산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다르지 않다.

결국 간디와 같이 정신적 세계에 진입하는 것이 답이 아닌가 한다. 간디는 인도 사람들이 미국사람들 처럼 그렇게 먹고 마시고 소비하면 세상이 끝장난다고 했다. 그래서 몸소 옷감을 짜서 만들어 입고 최소한 먹고 마셨다고 한다.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인류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서로 속이고 비난하고 싸우는 것을 보면서 인간은 악의 종자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자연은 선이고 인간은 악이다. 악의 신이 선의 신이 창조한 자연을 파괴하여 인간이라는 악의 종자를 자연에 뿌려 놓은 것이 아닐까?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풍요에 감사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풍요를 누릴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지금 살고 있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인류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을 다른 뭔지 모를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을 바꾸자고 하면 꼭 그럼 사회주의하자는 이야기냐 하는 인간들이 있다. 그런 인간들을 볼때 마다 절망감을 느낀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저지하고 스스로 줄여나가지 않으면 우리는 멸망을 향해 돌진하게 될 것이다.

며칠간의 연휴를 보내고 다시 일상에 돌아 오면서 든 생각이다. 이제 정말 멈출 때가 되지 않았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한다고 하는데…

현정부들어 가장 큰 성과는 남북관계 발전이 아니었나 한다. 냉정하게 보자면 현정부는 기대만큼 별로 제대로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국내정치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권력구조도 바꾸지 못했고 선거제도 바꾸지 못했다. 개헌도 못했다. 재벌에 대해서는 기존의 박근혜 이명박 정부와 어떤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재용에게 가서 일자리 늘리는데 기여해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일자리는 중소기업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국내 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는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한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응해서 뭔가 한다고 하는것들이 현정부가 경제에 관심을 돌리게 만든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렇다고 노동자들의 권익이 늘어난 것도 아닌 것 같다. 사법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이제 그 동기가 의심스러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대외정책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일본의 경제침략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우리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이 나왔고 일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하면 사태가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을 했어야 했다. 일본에게 경제침략의 빌미를 준 것은 정부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 오락가락하다가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것은 훌륭했다. 세상일은 알 수 없다. 일본의 경제침략이 없었더라면 우리 정부가 소재부품 산업에 관심을 돌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는 게 세상 이치인 듯 하다.

북핵문제는 현정부가 그나마 자랑할 수 있는 분야였는데, 앞으로는 우리 정부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 중재역할을 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 정부가 북한과 미국의 중재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과 북한이 우리를 이용해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역량과 실력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년여동안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 과거보다 역할을 크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과 미국 덕분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통한 대화를 거부한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중재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양자 모두의 신뢰는 그 전제조건이다. 서로 상반된 양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때로는 양자모두로 부터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양자모두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양자모두의 비난을 받는 것이 어느 한쪽의 칭찬만을 듣는 것 보다 중재자 역할을 잘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앞으로 북한은 우리 정부를 중재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 같다. 원래 대화는 양자가 직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하면 우리는 의례 통미봉남이니 하는 용어를 들이대면서 스스로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 통미봉남과 같은 용어는 현실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각성과 통찰 결여의 결과다.

북한이 한국을 대화 중재자의 역할에서 내치다시피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 하노히 북미정상회담이후 문대통령은 해외방문에서 북한비핵화를 이야기 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북미간 대화가 파탄이 난 상황에서 북한이 어떤 입장인가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결과였다. 미국의 눈치를 보았을 수 있다.

그러나 중재를 하려면 어떤 일방이 좋다 나쁘다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 아파트 사는데 매도자 입장만 드는 부동산 중계사를 통해 거래를 하는 사람은 없다. 국가나 개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북미간 중재를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사이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식을 지키지 않았다. 아파트를 매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부동산 중계인을 믿을 수 없다고 하기에 딱 맞는 일을 해버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가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최근 북미간 실무회담이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가 아닌가 한다. 아마도 유엔총회에 가서 북미간 회담에 무엇인가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관광 또는 개성공단 등을 북미회담의 윤활유로 제시하려 할 것이다. 아마 그 댓가로 주한미군 부담금을 올려줄지 모른다. 국제정치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우리 정부와 거래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정부는 북한의 신뢰를 상실했고 시기도 상실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만 하려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 그것이 북한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북미간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것은 크나큰 손실이다. 미국과도 거리를 두고 북한과도 거리를 두면서 한국 나름의 고유한 안보적 역할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에서 어떤 국가와 지나치게 가깝던지 지나치게 먼 것은 좋지 않다. 적당히 가깝고 적당히 멀어야 한다.

세상일이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은 적어도 현정부와는 특별한 접촉을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유엔총회에서너무 무리하게 트럼프에게 부탁하다가 옴팡 손해만 보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